위험한 마음 - 썩어빠진 교육 현실을 유쾌하고 신랄하게 풀어낸 성장소설
호우원용 지음, 한정은 옮김 / 바우하우스 / 2008년 3월
평점 :
품절


오랫만에 성장소설을 손에 들었다. 초등학교에 다닐때만 해도 교육에 대한 답답함을 잘 몰랐었다. 하긴 그땐 너무 어렸으니.. 하지만 중학교 3년과 고등학교 3년은 정말.. 뭐라고 해야 할까.

학생으로서는 당연히 해야 할 교육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그 6년이 그렇게 답답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내가 불량학생이었다던가 공부를 못하는 학생은 아니었다. 수업에 충실했으며 선생님 말씀에 잘 따르는 학생이었고, 성적도 괜찮았다. 하지만 내가 답답해 했다고 무슨 똑부러진 방안이 있는것도 아니었다. 그것이 우리나라 교육의 현실이었으므로- 그리고 그 당시에는 체벌이란것이 교사가 한번 학생을 때렸다고 많은 일이 벌어지지 않은 때였다.

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체벌은 하지 말았으면 하는 쪽이다. 이 책은 중국작가의 소설이다. 하지만 그들의 교육은 우리와 똑같다.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책을 읽는 내내 정말 우리의 교육 현실과 많이 닮아 있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다.

중3인 정지에는 반에서 3등을 하는 아이였다. 이 아이는 어느 날 담임 수업시간에 만화책을 봤다는 이유로 교실 밖 수업을 하게 된다. 복도로 책상과 걸상을 옮겨 수업을 받게 하는 교실 밖 수업이었다.정지에는 몇일동안 교실 밖 수업을 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어느 날 정지에 엄마의 친구인 루하오 엄마가 학교에 와서 이것을 보게 되고 지에 엄마에게 알린다.

정지에 엄마는 별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당연히 수업시간에 만화책을 봤다면 벌을 받아야 할 일이었으므로.. 몇 일후 학교에서 전화가 온다. 정지에 어머니는 학교로 좀 오시라고. 지에는 학교도서관에 갔다가(평소 책을 많이 읽는 어린이임) 교장선생님을 만나게 되고, 교장선생님께 자기 담임선생님의 이야기를 하게 된다.(과외가 금지인데 담임은 과외를 하고 있다는 것까지) 그리고 자신이 교실 밖 수업을 하고 있다고. 그 일을 계기로 담임은 정지에를 교무실로 부르고 교장선생님께 말했다는 이유로 아이에게 손찌검을 한다. 멍이 들 정도로. 그 일로 학부모를 부른 담임은 학부모와 아이를 앞에 두고 아이를 어떻게 가르쳤냐며 다그친다. 정지에는 자신의 엄마에게까지 그런 모욕을 준 선생님을 참지 못해 벌떡 일어냐 담임을 밀친다. 그 장면을 다른 선생님들이 보게 되고.. 일은 만파로 커지게 된다.

그리고 단순히 만화책을 봐서 복도로 쫒겨난 것이라고 생각했던 정지에 어머니는 그 일이 단순한 것을 넘어서는 것이라 생각했다. 더구나 아이의 체벌까지.. 그래서 그녀는 그 일을 교육부와 방송사로까지 확대하고 일은 점점 커지고. 결국은 교육부와 나라가 발칵 되집히게 된다.

한 아이의 일이 그렇게 커지게 된다. 하지만 한 나라의 교육제도가 그렇게 쉽게 바뀔수 있을 것인가. 결국은 바뀌지 못했다. 교육문제는 다시 정치문제로 바뀌었고. 정지에는 매스컴을 타고 생방송 인터뷰 그 모든것을 했지만 결국엔 상처를 받고 말을 할 수 없는 아이로 변했다.

아직도 변한게 없는 우리나라의 교육도 중국과 마찬가지이다.
언제쯤 아이들이 원하는. 죽을때까지 공부하고 싶은 교육제도로 바뀔수 있을 것인지..  이 책은 성장소설이기도 하였지만 우리의 교육제도와 개혁. 정치.역사 그 모든것이 담겨있는 책이 아닐까. 많은 생각을 하면서 또, 유쾌하게 재밌게 본 책이다.

나는 지금까지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언가를 쌓아가고 가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른이 되는 것이 끊임없는 상실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자 가슴이 먹먹해왔다. 내가 보아온 사랑의 글, 순진한 말 혹은 천진한 웃음. 장차 우리가 상실하게 될 모든 것들이 시간의 소용돌이 속에서 떠돌다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 같았다. (p.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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