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사진관
김정현 지음 / 은행나무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아.. 오랫만에 이런 책을 접했다. 눈물 범벅으로 읽은 책이다. 요즘 계속 자기계발류 책들과 소설들도 약간은 우울함으로 가득했던 책만 내리 읽어서 감성이 메말랐던 차에.. 이 책을 읽는 내내 가슴이 뻐근했고, 눈물을 흘려 버렸다.아주 오래전에 읽었던 김정현 작가의 <아버지>라는 책도 그러한 가슴아픈 책이었는데.. 이번 책도 역시나 작가는 '아버지'라는 이름의 또다른 이야기로 나의 가슴을 찡하게 만들었다.이번 책. <고향사진관>은 김정현 작가 친구분의 실화 이야기를 바탕으로 쓴 소설이다. 그래서인지 더 가슴이 아팠던 책이다.

장남인 친구 용준은 전역을 얼마 앞둔 어느날 아버지가 급 위독하다는 통보를 받고 달려갔는데, 아버지는 이미 식물인간이라는 선고를 받게 된다. 병원에서는 3~4년정도 버틸것 같다는 말을 뒤로하고, 그날부터 아버지가 운영하시는 고향사진관을 자신이 운영하게 된다.

매일 하루 한번씩. 여름에는 하루 두번씩. 아버지의 옷을 벗겨드리고 물수건으로 몸을 닦아 드린다. 어머니의 권유로 심성이 착한 아내와 결혼한 그는 고향사진관을 운영하고. 건물의 월세를 받아가면서 생활을 하게 된다. 그렇게... 식물인간 아버지를 14년간 돌봐왔다.

학창시절때 공부를 잘했고 머리가 똑똑했던 그가. 대학도 졸업하지 못한채 그렇게 고향사진관을 지키고 있었다. 시에서는 효자라고 상을 줄려 했지만 용준은 자신은 효자가 아니라 거절한 일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아버지를 자신이 간병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식물인간 아버지도 자신의 든든한 바탕이 되어주는 거라고 생각했던 용준씨..

14년을 끝으로 아버지는 돌아가시게 되고, 어이없게도 용준씨마저 간암으로 아버지의 뒤를 잊게 된다. 두딸과 막내 아들을 남겨두고.. 용준씨는 떠나지만 그가 남겨준 사랑의 가슴새김은 딸과 아들 그리고 사랑하는 아내에게 남아 있었다..얼마나 가슴이 아파왔던 책인지.. 아직도 책의 표지를 보니 가슴이 서걱거린다.. 생각했던 책의 내용과 달라서 더욱 그런지도 모르겠다.
아버지라는 이름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 아주 깊이 와닿았던 책이 아닌가 싶다.

인생에서 추억은 참으로 소중한 것이다. 특히 그게 어느 순간 문득 떠오르기만 해도 피식 웃음이 새어 나오고 저절로 마음 편안해지는 아련함이라면 때로는 인간의 영혼에 버팀목이 되기도 한다. 아마 우리가 초등학교 시절 친구들은 몇 십 년 만에 만나도 별 스스럼없고 이내 편안해지는 것도 그런 까닭일 것이다.  - p. 118

삶의 끝자락에서 보자면 살아온 대부분은 부질없는 것들이기 일쑤인 게 인생이다. 아옹다옹 티격태격, 다투고 미워하고 증오한 그 모든 것들이 순간을 지나고 다시 돌이켜보면 알마나 작은 마음, 하찮은 것에서 비롯된 일이었던가. 아등바등 허겁지겁, 오직 오르고 차지하기 위해 발버둥 쳐서 남긴 그것들은 또 얼마나 허망한 것이던가. 오히려 얻고 가진 그것보다 그로인해 잃어버리고 놓쳐버린 것이 더 소중한 것이 아니던가. - p.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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