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긋나긋 워킹
최재완 지음 / 바우하우스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최재완 작가...처음 만나는 작가이다. 작가에 대한 란에 보이는 사진은 아직 어려보이는데, 10년차 서울 직딩이라는것을 보면, 어느 정도나이가 있으신 동안이신가 보다. 처음 작가로 들어서는 그녀의 첫 소설이다.

책의 표지만큼이나 유쾌한 소설이다. 깊고 심각한 내용이 아닌 소개팅을 많이 해온 서른을 바라보고 있는 한명의 직장 여성과 서른네살  남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들어가기 전에 단편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것은 아니고,  책의 주인공인 여자 해진씨와 남자 남욱이의 속마음을 한편 한편 겹쳐서 나타내고 있다.

소개팅에서 만난 두 남녀의 연애 이야기.. 주인공 해진과 남욱은 각자 사랑에 관한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소개팅에 관해선 일가견이 있어서 상대와 몇마디 말만 나누어도 그 사람이 어떤 성격의 타입인지 금세 파악한다.
첫 소개팅 만남에서 남자에게 담배 한대만 달라고 말하는 당당함을 가진 해진씨. 그런 솔직함이 좋아지기 시작한 남욱씨.
서로에게 호감은 가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첫 눈에 반했다고는 할 수 없는 애매한 감정을 가지고 두 사람은 만남을 계속 가지게 되는데..

사랑을 해보고 아픔을 겪어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사랑이라는 것... 유쾌한 책이기도 하지만 사랑에 대한 아릿한 마음을 느낄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사랑에 상처를 받은 사람들. 그리고 여자를 배려해주는 마음을 느낄수 있는 남욱씨의 마음.

살짝 야한 내용도 있다. ^^: 아.. 그리고 생각나는데, 가장 웃겼던 내용이 기억난다. ^^ 해진씨가 대학생때 선배들과 술마시는 자리에서 있었던 일이었다. 한 선배중 유독 자신에게 술을 많이 마시게 한 남자 선배가 있었는데. 술이 상당히 취하게 된 해진씨가 그 선배를 바깥으로 불렀다. 다른 선배들과 동기들이 두 사람이 밖으로 나간것을 보고 상상하기 시작했다. 오붓이 둘이 마시려는 건가? 아니면 당한 해진이가 한 판 할려고 그런건가..? 라고. 궁금증을 참지 못한 몇몇 선배와 동기들이 따라갔고, 해진이 그녀가 놀이터로 그 남자 선배를 이끌었고, 두 사람은 술이 잔뜩 취했었다. 해진씨는 그 선배를 그네에 앉으라고 손짓했고, 그네를 밀어주기 시작했다. 멀리멀리 하늘로 하늘로 밀어주는 그녀..점점 속이 안좋아지기 시작한 남자 선배는 손짓으로 그만 밀라고 그녀에게 표현했으나 그녀는 막무가내.. 결국 따라갔던 선배와 동기들이 그녀를 말리고 그 남자선배를 일으켜 세웠다. 그 순간 남자선배의 오바이트. ㅋㅋ 그 장면이 상상되서 책을 보면서 혼자 킥킥대던게 기억난다.

유쾌하고 사랑에 관한 기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책이다..

새로운 연애가 시작될 무렵, 상대방이 내게 조금 더 들어오고 싶어 하면, 내 공간을 조금씩 엿보고 싶어 할 때쯤이면 어김없이 그때의 기억이 떠오르곤 했다. 시작도 하기 전에 이미 지는 게임을 반복할 수밖에 없었다. 거짓 같은 연애가 끝난 후의 참담한 생활을 시뮬레이션 하다보면 아무것도 열어줄 수 없었다.

소개팅이란 건 어차피 1차 시기, 즉 운명 내지는 자연스러운 생활 속 만남을 통해 연결된 커플들의 그것과는 다른 것이다. 이미 필터링 되고 남은 자들의 2차 시기가 바로 소개팅일진대, 만나서 굳이 서로의 아픈 혹은 찌질한 과거를 되새김질하며 이 자리에 우리가 나와 있는 이유를 새삼 확인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잘 안됐으니까, 깨졌으니까, 없으니까 당연히 우리가 여기에 나와 있는 거지. 있으면 왜 나왔겠어.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이해하고 들어가 주는 선수간의 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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