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서로에게 상처받을까 - 다툼과 이별하고 소중한 관계를 지키는 부부 대화의 모든 것
한승민 지음 / SISO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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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의학 전문의 한승민 원장은 정신건강의학 분야에서도 부부 치료를 중점으로 진료하고 있다. 진료하다 보면 외도나 고부갈등, 경제적 문제 등 심각한 갈등 상황인 경우도 있지만 서로 대화가 잘 안되어 오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부부 치료영역을 꾸준히 공부하면서 부부를 치료한다는 것은 동시에 가족(특히 자녀들)도 함께 치료할 수 있다는 역할을 깨닫는다고 말한다.

그래서 오랜 시간 수많은 부부 상담을 진행하며 조언했던 내용을  우리는  서로에게 상처받을까라는 책으로 엮어냈다. 책은 대화를 잃어버린 부부를 대상으로 쓰였다.

 




이 책은 네 개의 파트로 구성되었다. 첫 번째 파트는 부부 사이에 왜 갈등이 잦아지는지 그 이유와 갈등 부부가 반드시 회복되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한다. 두 번째 파트는 대화가 잘 통하지 않는 부부는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해결법을 제안한다. 세 번째 파트는 부부 사이에 발생할 수 있는 갈등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갈등 사례별로 정리했다. 마지막으로 네 번째 파트에서는 행복한 부부 사이를 만드는 8가지 습관으로 화목한 가정을 만드는 방법을 소개한다.

 

첫 번째 파트에서는 가장 가까운 부부가 왜 갈등을 겪으며 서로에게 상처받는지 말한다.

처음 들어가는 부분이지만 가장 마음에 와닿았다.

왜 부부 갈등이 생기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시각이 있지만 사람에게는 본능적으로 애착욕구라는 것이 있어요. 애착 욕구는 가까운 사람에게 내가 소중한 사람이었으면 하는 마음, 누군가가 나를 무조전적으로 지지해 주었으면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본능적인 욕구예요. 그래서 부부 사이에 이렇게 중요한 욕구가 좌절되면 부부 갈등이 생기게 되는 것이지요.’ (13p)

필자도 부부끼리의 사소한 다툼이나 심각한 상황들을 돌이켜 보면, 상대의 무심함 때문에 비롯된 경우가 많았던 거 같다. 가족이라 편안하다는 이유로 덜 신경을 쓰거나 아니면 덜 관심받는다는 서로에 대한 원망에서 비롯된 갈등이었다.

이러한 갈등이 더욱 증폭되는 시기가 있는데 힘을 얻거나 에너지를 주어야 하는 상황이 생길 때다. 다행히 필자는 어려운 시기를 배우자에게서 충분한 위안과 관심을 받으며 잘 지나갈 수 있었지만, 만약 그러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서로 다른 길을 가고 있지 않았을까? 애착형성은 부부 사이를 더욱 단단하게도 하지만 완전히 갈라서게도 만드는 모양이다.

책을 통해 서로에게 가장 필요한 본능적이기까지 한, 애착 욕구가 충족되는지, 나는 과연 그 욕구를 충분히 채워주고 있는지도 점검해 본다.

책에서는 회복할 수 없는 상황의 부부라도 연습하면 누구나 변화할 수 있다고 긍정의 메시지를 준다.

파트 2, 3, 4에서는 1 파트에서 부부 갈등의 원인을 알았으니, 본격적으로 어떻게 부부간에 말하며, 깨진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지 방법을 알려준다. 여기서는 많은 갈등의 사례가 나오는데, 투명 인간처럼 정서적으로 이혼 상황인 부부부터 외도, 황혼 이혼 등등 심각한 상황이 나온다. 외도한 배우자에 대해서는 과연 그 관계가 나아질지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저자 또한 원래대로 돌아갈 수 없다고 말한다. 깨진 그릇을 붙이고 고치려고 애쓰지 말라고 비유한다. 도리어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산산이 부서진 신뢰를 이전처럼 회복시킬 마법은 없지만 대신 처음부터 두 사람의 관계를 새로 만들어 쌓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더 단단한 그릇으로 탄생하는 거다.

그렇다고 어느 부부나 다 회복된다고 하지도 않는다. 씁쓸하지만, 167쪽부터는 정리해야 하는 부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부부로 맺어진 인연이라는 것은 결코 당연하지 않거든요. 굉장히 특수한 관계예요. 사실 부부는 피도 한 방울 안 섞여 있는 사람들이잖아요. 그런데 밥도 챙겨주고, 세탁기도 돌려주고, 청소도 해주고, 같이 여행도 가고, 함께 애도 키우다니정말 신기한 일이에요. 다른 어떤 누가 나에게 그렇게 해줄 수 있을까요?’ (21p)

이 대목을 읽으며 괜히 감상에 젖어 콧등이 시큰해졌다. 같이 나이 들어가는 배우자를 보며, 새삼 이 관계가 굉장히 숭고하다는 느낌마저 든다. 세상에 던져진 순간부터 파도에 떠밀리며 이리저리 헤매다, 처음으로 내가 고르고 골라 선택한 내 평생 애착의 대상인 된 배우자라니! 이처럼 소중한 사람이라는 걸 매 순간 잊지 말아야겠다.

관계의 방향을 잃은 부부나 혹은 위기감이 느껴지는 가정에서는 필독하면 좋을 도서이며, 나아가 가장 소중한 존재인 배우자를 다시 느끼고픈 가정에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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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교육 환경에 불안한 부모를 위한 2025 대한민국 교육 키워드 - 국내 최대 교육 전문 채널 ‘교육대기자TV’가 선정한 초중등 핵심 트렌드
방종임.이만기 지음 / 21세기북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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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전문기자 방종임과 입시 전문가 이만기의 공저로 탄생한 2025 대한민국 교육 키워드는 공교육과 사교육의 최신 트렌드부터 초··고 교육 변화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주제를 다루고 있다.


이 책을 읽어보니 세계 유례없이 빠르게 변화하는 대한민국의 교육 환경 속에서 학부모들에게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는학부모라면 꼭 챙겨봐야 할 필독서인 거 같아 우리 집에서는 나 뿐 아니라 아이 아빠에게도 권했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첫 번째는 대한민국 사교육 방향을 조명하며, '의대 블랙홀', '대치동 쏠림', '초등결정론등 구체적인 사례와 현상을 말한다사교육 관련이라 그런지 직접적으로 느껴지는 요즘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와닿았고불안한 만큼 더 어린 나이에 사교육에 과하게 뛰어드는 현상이 안타까웠다저자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아는 만큼 사교육에 대한 통찰과 조절의 힘이 생기는데 일명 카더라 통신과 학원의 상술에 따라 흔들리는 학부모들의 마음을 관찰자의 관점에서 잘 써 내려갔다책 속 내용 중 보았던대치동에 일반 유치원이 거의 없어 영어유치원에 가기 위한 테스트를 준비하기 위한 ‘4세 고시라든지 초등 저학년부터 준비하는 '초등 의대반' 등등…… 한숨이 절로 나왔다한국인의 교육열은 세계적인 수준이지만 이에 더해 줄어드는 학령인구로 인해 유 초등까지 내려온 학원이나 교육 관련 산업의 집요한 상술이 먹혀드는 현 상황이 가히 충격적이었다마치 대치동이라는 잘 만들어진 교육 다큐멘터리를 한 편 본 느낌은 아마도 저자가 교육 전문기자 출신이라 더 그러한 걸까?

글은 현상에 대해 자세히 풀어썼지만찬반을 논하고자 하지는 않아서 각 가정에서 필요한 부분은 취사선택하고그 판단은 독자에게 맡기는 거 같다이 책의 프롤로그에서 언급했듯이 요즘 입시는 부모의 경제적정신적 여유에 정보력까지 더해져야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저자의 의도처럼 현상에 대한 객관적인 핵심 정보를 잘 소개해 놓았다현재 사교육 특히 대치동의 트렌드를 알고자 하면 놓치지 말자!

 

두 번째는 2025년을 중심으로 한 교육 변화의 핵심 키워드를 제시한다. '2028 대입 개편', '고교학점제', '디지털 문해력등 실질적인 변화에 대한 설명과 대응 방안을 제공하며특히 급변하는 교육제도와 변화에 대해 가늠자 역할을 하는 장이다.

필자의 아이가 아직 초등학생이라 2028에 개편되는 대입보다 고교학점제와 늘봄학교’, 곧 학교마다 학교장 재량으로 적용될지도 모를 디지털 교과서도 다루고 있는 디지털 문해력에 관심이 갔다.

2028년도에 도입할 수능을 보니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선택과목이 없는 공통과목 위주의 시험과목 편성이다그리고 내신의 5등급제이렇게 해서 학생을 어떻게 선별할지 의문이 들었는데 뒤이어 나오는 고교학점제 부분을 읽어보니 고교에서 다양한 선택과목에 대한 평가 문제로 논·서술수행평가의 확대와 이수/미이수 등으로 과정을 평가하려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깨달았다그리고 고교학점제에 가장 이상적인 평가가 절대평가와 수행에 대한 평가인데 그나마 대한민국 입시제도와 타협한 게 내신 5등급제라고 느꼈다하지만 고교학점제의 취지는 좋으나 책 속 저자가 언급했듯이 대학의 전공 자율선택제와는 엇박자로 가고 있어 그 지속가능성에 의문이 생기기도 했다또한 일선 고교에서 학점제를 위한 과목 개설과 이를 운영할 수 있는 전문 교사의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는지도 우려스러웠다그리고 지방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프라와 인력이 풍부한 수도권 고교와 이미 다양한 교과목을 운영하는 특목자사고가 일반고에 비해 유리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무엇보다 대학에 들어가서도 전공 부적합성이나 점수에 맞춰 선택한 전공으로 인해 고민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른 나이에 자신의 진로를 정해 학점으로 쌓아놓는 게 과연 어느 정도 가능할지 싶다한숨만 나오는 제도들이지만 어쨌든 한국에 살고 있다면 이러한 제도를 미리 파악하여 아이의 진로를 함께 고민해 보긴 해야겠다.

 

책을 다 읽고 나면어느 정도 교육 전반에 대해 흐름을 파악할 수 있겠다는 든든한 마음이 든다대한민국 교육 전반을 꿰뚫고 있는 주요 키워드와 이에 파생된 여러 정보를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어 2025 대한민국 교육 키워드는 교육에 관심 있는 모든 부모라면 유용한 가이드가 될 것이다변화에 대비하고 아이에게 맞는 교육 전략을 고민하는 학부모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라고 본다.

 

방종임 기자가 유튜브 방송에서 항상 처음 소개하는 멘트인 부모님의 교육 고민을 대신 고민해 주는 교육 대기자라는 내용처럼수많은 교육 전문가를 만나 다양한 정보를 축적한 저자와 오랜 기간 공교육사교육 기관에서 몸담아 입시제도의 변화와 흐름을 몸소 겪어온 이만기 선생님의 노하우가 만나 꼭 필요한 교육 트렌드교육 정보통찰력을 담아낸 책이라 매년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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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어서 후회하는 52가지
선진호 지음 / oldstairs(올드스테어즈)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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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다시 초등학생으로 돌아간다면 무엇을 하겠습니까?”라는 질문을 받았다면?

아마 나의 대답은 어른이 되어 후회하는 것들 위주로 말하지 않을까? 이를테면 외국어나 악기, 운동을 배우고 싶다든지 경제관념을 키워본다든지 형제들과 사이좋게 지내며 추억도 많이 쌓아놓는다든지…….


<어른이 되어서 후회하는 52가지>는 어른들이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면 무엇을 바꾸고 싶어 할지, 그리고 그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에게 어떤 깨달음을 전할 수 있을지 담아냈다. 단순히 어른들의 조언을 나열한 것이 아니라, 주제마다 깊이 있는 통찰과 따뜻한 감성이 녹아 있어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의미 있다.

 

책은 100명의 어른에게 초등학생으로 돌아간다면 무엇을 하겠습니까?”라는 질문을 던져 얻은 대답을 52개의 주제로 정리했다. “모두에게 사랑받을 필요는 없어라는 첫 번째 이야기부터 내 꿈은 뭘까?”라는 마지막 이야기까지, 각 주제는 아이들의 성장 과정에서 한 번쯤 겪을 법한 고민이나 상황을 다루며 실질적이고 공감 가는 조언을 제공한다.

 

개인적으로 많이 와 닿았던 부분은 “1. 모두에게 사랑 받을 필요는 없어”, “18. 물속에서 영웅이 될래”, “24. 멋쟁이 안경이 멋지지 않은 이유”, “33. 다양한 스포츠를 배워 보자등이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공부 쪽보다 다양한 취미나 스포츠를 배워두지 않은 게 아쉽다. 어릴 때 그나마 신체가 유연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 때 운동 좀 많이 해둘걸 하고 후회가 된다.

책에는 이러한 나의 후회처럼 운동이나 건강에 관해서도 나오지만, 인간관계라든지 경제관념, 자존감을 단단하게 만드는 것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나온다. 혹시라도 책을 보다 자녀를 지도하는 데에 놓치고 있는 줄기는 없는지 살펴보기에 좋을 거 같다. 그리고 평소 아이에 대해 조언 해주고 싶은 게 있다면 관련 페이지를 넌지시 펼쳐 주거나 함께 읽으면서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면 좋을 듯하다.

 

삽화도 매력적인데, 삽화만 봐도 내용을 알 수 있도록 흥미롭게 표현되어 있고, 글씨는 손 글씨인 양 큼직하고 아기자기 귀엽다. 초등 저학년부터 어른들까지 함께 읽으며 삽화를 보고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거나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징검다리가 되어준다.

 

후회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그 시기를 나름대로 열심히 통과했기에 남을 수 있는 미련이기도 하다. 항상 여러 갈림길에서 선택을 해오기에 가지 않은 길에 대해서는 후회가 남는 법.

아무런 선택을 하지 않고, 주변도 돌아보지 않고, 정해진 길로만 걸어왔다면, 혹은 걸어가고 있다면, 한 번쯤 주변도 돌아보고, 그 길 주변에 있는 여러 사잇길로도 가보는 선택을 해보도록 했으면 한다.

후회할 것이 많다는 것은 하고 싶었던 것도 많았던 그때의 열정, 의욕의 반증 아닐는지.

 

아이가 어른이 되어서 더 적은 후회를 하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을 담아내기도 했지만, 그 나이이기에 가볼 수 있는 여러 길도 안내해 주는 매력적인 책! 이 책을 아이와 어른 모두가 함께 읽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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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어벤저스 4 - 형법, 진짜 범인을 찾아라! 어린이 법학 동화 4
고희정 지음, 최미란 그림, 신주영 감수 / 가나출판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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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시대에 어린이들 사이에 절도사건이 있을성싶은데, 아니나 다를까 무인 문구점의 절도 행위가 빈번히 발생해 주의를 당부한다는 학교 통신문이 도착했다.

아차! 요즘 아이들은 온라인세상뿐 아니라 오프라인까지 유혹에 흔들리는 경우가 내 어릴 적보다 더 많겠구나 싶다. 아니 유혹에 쉽게 흔들리는 나이지만 이런 어린아이들의 충동성은 보지 않고 돈벌이에 급급한 어른들도 문제구나 싶다가 혹시 우리 아이의 문제도 될 수 있겠다 싶어 정신이 번쩍 든다. 요즘 무인가게가 많이 생겨나긴 한다.

이러한 현상에 때맞춰 형법에 초점을 맞춘 변호사 어벤저스시리즈 4권이 출간되었다.



법무법인 지음 소속이며, 어린이 변호사 양성 프로젝트 1기 출신의 이범과 프로젝트에 참여한 수습 변호사들인 유정의, 권리아, 양미수가 법과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이번에는 절도사건과 사기 사건을 다룬다. 김해나는 모범생이자 반장인 중학생으로, 무인 문구점에서 절도 혐의를 받게 되는데, CCTV 영상에는 그녀가 도둑질하는 장면이 보이지 않아 애매한 상황에 놓여 사건을 의뢰했다. 변호사 어벤저스 팀은 해나의 친구들과 사건을 조사하며, 이전에 맡았던 박금순 씨 사건과 오버랩된다. 결국 주변을 조사하다 해나의 절도에 대한 확신이 들 무렵 해나의 자백을 듣게 되지만 또다시 해나는 백화점에서 도둑질하다 현장에서 들키게 된다. 집안 형편도 넉넉하고 모범생인 해나가 이렇게 절도를 반복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린 변호사들은 어쩌면 형법 제10조 제2항에 있는 심신 장애로 인한 사물을 변별한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자의 행위는 형을 감경할 수 있다는 내용에 따라 형량을 낮출 방안이 될 수 있는 절도 행위의 심리적 이유를 밝혀내려 한다. 결국, 사건을 추적하면서 해나의 행동 뒤에 숨겨진 심리적 문제와 사연을 알아내고, 이를 해결하려는 법적 접근을 시도한다.


두 번째로는 이범이 당한 벽돌 택배 사기 사건이다. 이범은 권리아의 생일을 맞아 중고 거래에서 사기를 당하게 되는데, 이를 단순히 개인적인 문제로 넘기지 않고, 같은 피해를 당한 사람들과 함께 단체 고소를 준비한다. 이 사건 또한 요즘 많이 이용하는 중고 거래 앱에서 있을 법한 사안으로, 아이들이 증거를 모으며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에 관심이 많이 갔다.


그리고 이야기 중간중간 각종 법률 키워드와 이슈를 만화와 함께 쉽게 설명하고 있다. 게다가 아이들이 접할 수 있는 법률문제들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기에 더 와닿는다. 법이란 이렇게 직접 와닿게 아이들의 일상과 접목하여 접근해야 함을 느끼며, 시리즈를 펴내고 있는 작가들에게 찬사를 보낸다~


이 시리즈는 단순히 법을 배우는 것을 넘어, 어린이들에게 변호사라는 직업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직업이 사회적 정의를 실현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알려준다. 그리고 변호사뿐만 아니라 검사, 판사, 경찰 등 다양한 직업을 소개하며, 아이들이 꿈꾸는 미래의 직업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돕는다. 또한, 어려운 상황에서도 굽히지 않고 법의 테두리 안에서 지혜롭게 위기를 극복하는 변호사들의 모습을 통해 감동을 받기도 한다.


부디 이 시리즈를 통해 어린이들은 단순한 법적 지식을 넘어서, 정의로운 세상을 만드는 데 이바지하는 멋진 어른으로 성장하기를 그 어느 때보다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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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먹지 않는 이유는요 - 프로아나부터 폭식증까지, 청소년 식이장애에 대한 모든 것 알고십대 7
박지현 지음, 최혜령 그림 / 풀빛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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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에 대한 의식을 하기 시작한 때부터 40대 후반에 이르는 지금까지 나는 나의 그릇(나의 몸)에 대해 항상 긍정보다는 부정에 가까운 평가를 해왔다.

잠도 잘 자고, 밥도 잘 먹고, 학창 시절엔 체육을 싫어하지 않을 정도의 운동 실력도 갖췄고, 지금도 크게 아프지 않고, 감기에도 잘 안 걸리는 이렇게 성능(?) 좋은 내 몸에 대해 나는 왜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걸까?

가늘고 늘씬한 팔, 다리, 허리가 아니어서??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이런 고민의 모습이 더 심각해 보인다.

자신의 신체, 외모에 대한 평가가 더 직접적이고 더 적극적이지만 지나치게 여기에 집착하거나 기준 또한 상당히 왜곡되어 있다. 그것도 아주 어릴 때부터.

이를 위해 적극적인 다이어트도 모자라 다이어트 약을 복용한다든가 식이장애까지 앓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나온 풀빛의 알고십대 시리즈인 <내가 먹지 않는 이유는요>를 살펴보니, 이러한 식이장애는 단순히 다이어트의 부작용이나 살의 문제가 아닌 심리적인 사안으로 접근하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식이장애의 이면에 매우 복잡한 심리적인 요인들이 얽혀 있다고 본다. 가족 간의 깊은 갈등, 억압된 분노, 대인 관계의 어려움, 낮은 자존감, 완벽주의 등등 심리적인 부분들이 들어있기에 식이장애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내면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한다.

책은 크게 1장 다이어트와 식이장애의 구분과 점검을 시작으로 2, 3장 식이장애 증상과 연관 지어 생각해 볼 수 있는 내면을 알아보고 4장에는 심리적 어려움과 아픈 마음을 돌보는 방법에 대해 소개한다.



1장에서는 사례 소개와 거식증이나 폭식증을 점검표를 통해 식이 장애를 체크해 보도록 하는데, 사례자들의 사례를 살펴보면, 식욕을 의지대로 조절할 수 있다고 보고 머리로 식욕을 억누르려다 거식과 폭식을 반복하는 것을 보니 안타까웠다. 이들도 처음에는 마르고 싶고, 예뻐지고 싶다는 단순한 다이어트 동기에서 출발했지만 나중에는 자기를 학대하는 수준인 식이장애로까지 발전하는 경우를 보니 이러한 악순환의 반복이 어디서 유래하는지 궁금해졌다.



2, 3장에서는 식이장애는 단순히 먹는 문제가 아닌 내면의 심리적 갈등과 상처의 결과로 그 원인을 설명한다. 씹고 뱉기, 먹토, 극단적 절식과 같은 행동은 사회가 강요하는 외모 기준에 대한 압박과 다양한 심리적인 요인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우선 2장에서는 대인 관계 문제, 완벽주의, 애정 결핍, 박탈감, 강박 등의 심리에서 오는 문제들이 어떤 식이장애 증상으로 나타나는지 사례를 통해 소개한다.

3장은 좀 더 전문적이고 깊이 있게 독자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도록 한다.

나 자신과 타인, 세상을 바라보는 근원적인 믿음인 '핵심신념'이 부정적으로 형성되어 이에 기반하여 작동하는 '가짜 자기' 생존 전략으로 인해 촉발되는 스트레스 반응을 폭식, 구토, 극심한 절식 등의 잘못된 방법으로 해결하려는 심리적 기제를 설명한다. 그리고 이러한 '가짜 자기'는 가면이 워낙 두꺼워 자신도 속고, 남도 속일 수 있는 상태일 수 있어 식이장애 증상이 나타나기 전까지 자신이 왜 힘든지조차 모를 수 있다고 한다.

자신의 내면을 면밀히 들여다보는 방법으로 다니엘 시겔의 '인내의 창' 개념도 설명하고 있는데, 이는 자신이 스트레스 상황에 견디는 내적인 범위로 이해할 수 있다.

즉, 마음이 편안하다고 느끼는, 이성과 감정이 조화로운 상태와(인내의 창 안), 감당하기 힘든 스트레스 상황에서 이성과 감정의 뇌가 끊겨서 자신이 어떤 상태인지 자각하지 못하는, 인내의 창을 벗어난 과각성 또는 과소각성 상태를 말한다.

만약 자신이 인내의 창을 벗어나려고 할 때마다 몸의 상태를 살펴보고 이러한 불안정한 신체적 상태에 대처해왔던 식이장애 증상을 가만히 관찰해 보도록 한다. 이러한 자각이 제대로 되어야 이에 대한 건강한 대처법도 연구할 수 있는 법.

3장을 읽다 보면, 긍정적인 핵심개념 형성에 부모님의 무조건적이고 한없는 애정과 지지가 결정적인 몫을 한다는 걸 알게 된다. 든든한 정서적 지지를 받은 아이는 자신과 세상에 대한 건강한 핵심개념을 형성하고 긍정적으로 반응하며 세상과 관계가 맺어진다. 결국 식이장애를 비롯한 과도한 행동이상 증세의 이면에는 건강하지 못 한 자기애, 자존감과 연결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부모 된 입장에서 아이가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지지 받는다는 느낌을 갖도록 다시 한번 노력해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했다.


4장에서는 이렇게 자각한 나의 식이장애를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한다.

내 마음의 컨트롤타워인 '관찰하는 셀프'를 데려오고, 규칙적인 식사 습관을 형성하며, 식이장애 증상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이야기한다. 또한 나를 돌보기 위한 다양한 목록도 신체적, 정서적, 정신적 돌봄으로 나눠 제안하는데, '나에게 도움이 되는 긍정적 자원 찾기'는 성인들도 평소 힘들 때를 대비해 훈련해 두면 좋을 거 같다.


이 책은 단순히 다이어트나 식이장애를 다룬 책이 아니다. 다이어트와 외모 집착에 사로잡힌 이 시대 청소년들에게 자존감 회복과 자기애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치유의 여정을 알려주는 친절한 길잡이가 되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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