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서로에게 상처받을까 - 다툼과 이별하고 소중한 관계를 지키는 부부 대화의 모든 것
한승민 지음 / SISO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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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의학 전문의 한승민 원장은 정신건강의학 분야에서도 부부 치료를 중점으로 진료하고 있다. 진료하다 보면 외도나 고부갈등, 경제적 문제 등 심각한 갈등 상황인 경우도 있지만 서로 대화가 잘 안되어 오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부부 치료영역을 꾸준히 공부하면서 부부를 치료한다는 것은 동시에 가족(특히 자녀들)도 함께 치료할 수 있다는 역할을 깨닫는다고 말한다.

그래서 오랜 시간 수많은 부부 상담을 진행하며 조언했던 내용을  우리는  서로에게 상처받을까라는 책으로 엮어냈다. 책은 대화를 잃어버린 부부를 대상으로 쓰였다.

 




이 책은 네 개의 파트로 구성되었다. 첫 번째 파트는 부부 사이에 왜 갈등이 잦아지는지 그 이유와 갈등 부부가 반드시 회복되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한다. 두 번째 파트는 대화가 잘 통하지 않는 부부는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해결법을 제안한다. 세 번째 파트는 부부 사이에 발생할 수 있는 갈등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갈등 사례별로 정리했다. 마지막으로 네 번째 파트에서는 행복한 부부 사이를 만드는 8가지 습관으로 화목한 가정을 만드는 방법을 소개한다.

 

첫 번째 파트에서는 가장 가까운 부부가 왜 갈등을 겪으며 서로에게 상처받는지 말한다.

처음 들어가는 부분이지만 가장 마음에 와닿았다.

왜 부부 갈등이 생기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시각이 있지만 사람에게는 본능적으로 애착욕구라는 것이 있어요. 애착 욕구는 가까운 사람에게 내가 소중한 사람이었으면 하는 마음, 누군가가 나를 무조전적으로 지지해 주었으면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본능적인 욕구예요. 그래서 부부 사이에 이렇게 중요한 욕구가 좌절되면 부부 갈등이 생기게 되는 것이지요.’ (13p)

필자도 부부끼리의 사소한 다툼이나 심각한 상황들을 돌이켜 보면, 상대의 무심함 때문에 비롯된 경우가 많았던 거 같다. 가족이라 편안하다는 이유로 덜 신경을 쓰거나 아니면 덜 관심받는다는 서로에 대한 원망에서 비롯된 갈등이었다.

이러한 갈등이 더욱 증폭되는 시기가 있는데 힘을 얻거나 에너지를 주어야 하는 상황이 생길 때다. 다행히 필자는 어려운 시기를 배우자에게서 충분한 위안과 관심을 받으며 잘 지나갈 수 있었지만, 만약 그러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서로 다른 길을 가고 있지 않았을까? 애착형성은 부부 사이를 더욱 단단하게도 하지만 완전히 갈라서게도 만드는 모양이다.

책을 통해 서로에게 가장 필요한 본능적이기까지 한, 애착 욕구가 충족되는지, 나는 과연 그 욕구를 충분히 채워주고 있는지도 점검해 본다.

책에서는 회복할 수 없는 상황의 부부라도 연습하면 누구나 변화할 수 있다고 긍정의 메시지를 준다.

파트 2, 3, 4에서는 1 파트에서 부부 갈등의 원인을 알았으니, 본격적으로 어떻게 부부간에 말하며, 깨진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지 방법을 알려준다. 여기서는 많은 갈등의 사례가 나오는데, 투명 인간처럼 정서적으로 이혼 상황인 부부부터 외도, 황혼 이혼 등등 심각한 상황이 나온다. 외도한 배우자에 대해서는 과연 그 관계가 나아질지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저자 또한 원래대로 돌아갈 수 없다고 말한다. 깨진 그릇을 붙이고 고치려고 애쓰지 말라고 비유한다. 도리어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산산이 부서진 신뢰를 이전처럼 회복시킬 마법은 없지만 대신 처음부터 두 사람의 관계를 새로 만들어 쌓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더 단단한 그릇으로 탄생하는 거다.

그렇다고 어느 부부나 다 회복된다고 하지도 않는다. 씁쓸하지만, 167쪽부터는 정리해야 하는 부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부부로 맺어진 인연이라는 것은 결코 당연하지 않거든요. 굉장히 특수한 관계예요. 사실 부부는 피도 한 방울 안 섞여 있는 사람들이잖아요. 그런데 밥도 챙겨주고, 세탁기도 돌려주고, 청소도 해주고, 같이 여행도 가고, 함께 애도 키우다니정말 신기한 일이에요. 다른 어떤 누가 나에게 그렇게 해줄 수 있을까요?’ (21p)

이 대목을 읽으며 괜히 감상에 젖어 콧등이 시큰해졌다. 같이 나이 들어가는 배우자를 보며, 새삼 이 관계가 굉장히 숭고하다는 느낌마저 든다. 세상에 던져진 순간부터 파도에 떠밀리며 이리저리 헤매다, 처음으로 내가 고르고 골라 선택한 내 평생 애착의 대상인 된 배우자라니! 이처럼 소중한 사람이라는 걸 매 순간 잊지 말아야겠다.

관계의 방향을 잃은 부부나 혹은 위기감이 느껴지는 가정에서는 필독하면 좋을 도서이며, 나아가 가장 소중한 존재인 배우자를 다시 느끼고픈 가정에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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