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홈카페
양수민.이현경 지음 / 테이스트북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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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아무튼,비건'을 읽고 일주일 비건식에 도전했던 작은 애를 위해 비건 요리를 따로 만들어줬던 기억이 난다.

된장찌개조차 안 된다는 딸을 위해 삼시 세끼 끼니를 차리느라 꽤나 고생을 했다. 비건 식재료에 무지했던 나는 거의 샐러드나 찜야채 위주의 식단으로 만들 수 밖에 없었다. 그때, 비건 홈가페라는 친절한 쿡북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비건의 종류도 어디까지 허용하느냐에 따라 다양하고, 그 식재료도 알고 보면 무궁무진하다.

이 책은 가벼운 식사부터 시작해서 과자, 빵 그리고 든든한 식사, 달콤한 디저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비건 레시피를 소개한다. 책을 쭉 보다 보면 비건식이 이렇게 다양하단 말이야? 하고 놀라게 된다. 비건 디저트라고 맛은 없고 건강하기만 할 것 같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비건식의 기본이 되는 각종 소스 레시피는 진짜 유용하다.

이 정도의 비건식들이라면 비건을 시작하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해야 하지? 싶은 사람들에게 꽤 친절한 안내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설사, '비건'이 아니어도 괜찮다. '비건 프렌들리'부터 시작해 볼까요? (48p)하며 이 책은 다정하게 손을 건넨다.

오늘은 연근 주먹밥과 채소 간장 떡볶이를 만들어서 먹었다. 세 끼는 힘들어도 한 끼부터 비건식 하는 게 전혀 문제없어 보일 정도로 맛있는 요리였다. 😁

📕 이 책은 테이스트 북스 서포터즈 자격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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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마음을 묻다 - 인공지능의 미래를 탐색하는 7가지 철학 수업
김선희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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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드 '휴먼스(Humans)'에 등장하는 인공지능 로봇들은,
인간이 주입한 알고리즘에 의해 인간의 명령에 따르고 인간을 돕는 헬퍼로서 등장한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로봇들을 인간으로부터 독립시키기 위한 혁명이 계획된다. 그 시작은 로봇들을 새로운 알고리즘으로 업데이트시키는 것이다. 이 알고리즘으로 딥러닝 된 로봇들은 드디어 인간 명령에 반하는 행동을 하게 된다.

최근 AI가 주요 인물로 나오는 소설이나 드라마, 영화를 보면서 궁금한 점들이 있었다.

AI는 인간의 마음을 어디까지 이해할 수 있을까? AI는 주관적 또는 직관적 사고를 할 수 있을까? AI의 기술은 어디까지 왔나.

☝이러한 의문점들을 안고 읽기 시작한 이 책은 , 인공지능을 과학적인 측면으로만 보려 했던 태도가 이 책을 읽고 나면, 과학. 기술 이전에 철학적, 윤리적 접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했다.

✌이 책은 인공지능 기술을 어려운 과학. 기술 용어나 원리를 사용하지 않고 인지, 철학적 접근으로 쉽게 설명하며, 인공지능 기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인공지능에 관한 일반인들이 가질 수 있는 궁금증을 적절한 예를 들어 쉽고 논리적으로 설명한다.

'인공지능, 마음을 묻다'는 7가지의 철학 수업을 통해 인공지능의 현재와 미래를 탐색한다.

인공지능은 '의식'작용을 수반하지 않는 이해나 사고, 지향적 마음을 '기능화'하면 어느 면에서는 마음을 가진 인공지능이라고 할 수 있다. 감정의 표현에서도 기능적인 부분이 있다면 인공지능은 감정을 느낀다고 할 수도 있다. 기능적인 공감과 직관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그러나, 감각질이 없기 때문에 내면적으로 감정을 느끼는 것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고통의 부조리함' '행복 속의 슬픔' 같은 감정은 인공지능에겐 불가능한 감정이다. 또한, 인공지능은 색을 지각(현상적 의식) 할 수 없기에 예술작품은 감상하고 즐기는 건 불가능하다.

생명의 정의도 질료가 아니라 형식과 기능을 중요시하는 개념, 즉 '자기 복제와 진화가 가능한 모든 개체'로 확장된다면 인공지능에게도 생명이 있다고 할 수 있다는 점과 어느 정도 이내에서는 사랑이라는 것도 가능하다는 점들은 놀랍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공지능의 발전 과정에서 최초로 입력된 데이터와 알고리즘이 인간에 의해 이루어졌을 때의, 그 데이터와 알고리즘의 순수성이다. 왜냐하면, 인간의 주관이 개입될 수 있는 부분으로 젠더, 종교, 인종 등 여러 차별과 편견이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바탕으로 알고리즘을 발전시키거나 딥러닝이 이루어진다면 인공지능이 담당하는 그 영역에서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기업에 최초 알고리즘 공개 의무와 향후 인공지능 기술 정책 결정에도 굉장히 중요하다.

인공지능의 딥러닝은 자체적으로 알고리즘을 만들어 발전시키는 수준까지 왔다 (예, 알파고 제로). 어느 수준까지 발전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많은 SF 영화들이 인공지능 로봇의 반란을 그리고 있다. 그것이 현실이 되지 말라는 보장은 없다. 인공지능에게 자율성을 증가시키거나 위임하는 방식으로 기술을 사용하는 것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이유이다.

📕 한겨레출판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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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놀랄 이유가 있어서 진화했습니다 - 충격 비교! 옛날에는 이런 모습이었다고?,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진화 도감
이마이즈미 다다아키 지음, 전희정 옮김, 황보연 감수 / 북라이프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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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세이건의 표현처럼, 저 광활한 우주에서 보면 '창백한 푸른 점'에 지나지 않는 이 지구에 살고 있었던 또는 살고 있는 생물의 역사를 쭉 읽다 보니 그 방대함과 다양함에 아이러니를 느낀다.

일부 백인들이 인종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고 흑인이나 동양인의 생김새를 비하하는 발언이나 조롱하는 행동을 하는 것은 놀라운 뉴스가 아니다. 서로 으르렁 거리는 개와 고양이도 먼 옛날 #미아키스 라는 같은 동물에 기원한다 하니, 인종의 우.열을 가려 비하하는게 얼마나 바보 같은 짓인가 생각해 본다.

포유류 역사상 가장 강력한 갑옷과 무기로 완전 무장했던 #도에디쿠루스 는 일찍 멸종됐다. 반드시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동물의 진화 과정에서 보여준다.

#먹장어 는 환경 변화가 적은 깊은 바다 밑에서 살면서 적으로부터의 공격을 민첩하게 방어하는 능력을 키우면서 5억 년 이상을 생존했다.

대멸종의 시기를 거쳐 때로는 비슷한 모습으로 때로는 전혀 상상이 되지 않는 모습으로 진화한 동물들은 같은 부류에 속할지라도 저 마다의 이유로 살아가는 모습이 천차만별이다. 우리가 생태계의 다양성을 포용해야만 하는 이유다. 스마트 기기의 사용으로 인간도 먼 훗날엔 눈만 커지고 손가락이 긴 이티처럼 진화할 수 있다.😅

4장에서 다룬 인간들의 사회생활과 유사한 동물들의 모습을 보니 영화 혹성탈출도 생각났다. 침팬지가 복종의 의미로 거짓 미소를 짓고 너구리들이 화장실에서 정보를 교환한다니 😅

이 책은 어른이 읽어도 재밌고 특히, 동물에 관심이 많은 아이들이 읽으면 무척 재밌어할 것 같다. 동물의 진화를 빼곡한 텍스트로만 읽으면 지루한데 진화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그림을 배치 했고, 중간 중간 동물어?(~없다'말', ~생활했다는구만'고래', ~엄청 길었다'코'....)도 사용해 재밌게 읽어나갈 것 같다. 무엇보다, 책을 읽고 나면 진화의 역사 이면에 담긴 생태계의 다양성과 개성에 대한 열린 마음이 생길 거란 확신이 든다. 🙂

#깜짝놀랄이유가있어서진화했습니다 #북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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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터
유즈키 아사코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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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일본 전역을 뒤흔든 기지마 가나에의 혼인빙자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여러 명의 남성을 꼬신 이 여성의 외모가 흔히 말하는 못생긴 여자여서 사람들을 더욱 놀라게 한 사건이다. 🤔

뚱뚱한 외모와 식탐으로 주변의 관심도 끌지 못하고 동급생보다 성장이 빨라 일찍 초경을 시작했지만 아무도 자신에게 신경 쓰거나 칭찬해 주지 않는 서운함에서 시작된 걸까. 음식, 특히 버터가 많이 들어간 프랑스 요리에 대한 집착과, 성에 대한 편견과 왜곡된 여성상을 갖게 된 가지이 마나코, 결국 자신 스스로를 욕망의 대상으로 본다.

버터는 우유로 만들어졌고 우유는 피로 만들어진다. 가지이 마나코는 풍미 좋은 고급 버터를 극찬한다. 버터는 그녀의 외적 풍만함과 모성애를 상징하고 우유를 먹고 자라는 아이들처럼 모성애가 결핍된 남성들을 자신의 버터 풍미 가득한 요리로 유혹하며 모성애를 풍겨 발앞에 굴복시킨다. 그녀의 태도엔 외모와는 상관없는 자신감이 늘 넘친다. 그녀는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았고 그것으로 타인에게 인정과 칭찬을 갈구한다.

"가지이가 진짜 살인자인가를 알아내기 위해 책을 읽어나가지만, 리카의 시선으로 가지이를 바라보게 되고 어느새 버터처럼 유들유들한 그녀의 언변에 나도 놀아난듯한 기분이다. 가지이 마나코의 범죄 취재기로 시작됐지만, 취재를 통해 리카나 레이코가 결국 내면의 상처를 드러내고 치유해 나가는 치유기가 된다. 누군가가 소중히 여기지 않아도 스스로 자신을 소중히 여길 수 있게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쓴 취재기는 결국 리카 스스로를 위한 마음이었다. "

처음부터 중반까지는 진짜 책에서 버터 향이 나는 듯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흰 쌀밥에 에쉬레 버터 올려 비벼 먹지 않을 수 없다. 그라탕은 조만간 꼭 해먹어야겠다.🧈

그나저나, '삼보이야기'는 아이들 어릴 때 샀던 전집에 있던 책이다. 그때 내용이 너무 섬뜩해서 따로 빼서 애들 못 보게 했었는데.. 😨

📖 여자는 날씬해야 한다고, 철이 들 때부터 누구나 사회에 세뇌된다. 다이어트를 하지 않고 뚱뚱한 채 살아가겠다는 선택은 여성에게 상당한 각오가 필요하다. (31p)

📖 상대를 통째로 삼키고,사라질 때까지 씹는 것. 그것이 가지이의 소통 방식이었다. 그건 어쩌면 그녀 나름대로 애정을 쏟는 방식이지 않았을까. 수도 없이 딱지를 떼어내서, 평생 사라지지 않을 흔적을 공들여 만드는 것처럼 (549p)

📖 지금의 자신을 긍정하지 못하고, 자신감과 광기로 넘치는 여자가 옳은 것 같아서 그녀에게 빠진 고지식한 여자들. 믿고 자신의 얘기를 할 사람이 필요한 모든 여자들 쪽이지 않을까?(55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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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않음 - 타인의 역사, 나의 산문
박민정 지음 / 작가정신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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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끊임없이 감각을 정련시키는 사람이다.  실패를 예감할 수밖에 없는 행동이라도 작가는 자신을 밀어내는 쪽으로 다가간다.  매 순간 도사리는 폭력의 위험 속에서 웅크려 있었던 자신을 다시 세우려는 힘은 어느 순간에도 후회하지 않기 위함이고, 외부에 의해 단절된 또는 왜곡된 감각들의 회복이다.

경험하지 못한 1980년대에 대한 서사를 꾸짖은 교수에 대한 작가의 항변은 몇 번을 읽었다.  여전히 시대를 운운하거나 페미니즘이나 여성학자들, 여성작가에 대한 왜곡된 시선을 가진 자들이 가르친답시고 교단에 서있다는 사실이 씁쓸하다.  

소설가로서 스스로에게 던지는 끊임없는 물음과 스스로 찾아내는 답들, 외부의 세계와 타인의 역사에 대한 깊은 성찰과 깨달음이 자신의 산문의 밑거름이 돼 가는 과정과 무엇보다 솔직한 그녀의 글은 한참 동안 내 마음에 머무를 것 같다. 그녀의 글은 나의 세계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디딤돌이 된다.

결국 상대는 나에게 대체 가능한 존재인데 나는 상대에게 유일해야 한다는 건 이기적인 욕망일 뿐이다. 그러므로 인정해야 한다. 우리는 모두 서로에게 대체될 수 있는 사람이다. (61p)

나의 산문이란 언제나 내 육체가 거했던 당시에 완성되지 않았고, 내가 그것을 끊임없이 재의미화하여 성장해갔을 때 어느 날 비로소 만들어졌다. (71p)

언어는 결국 그것을 사용하는 사회의 재현이어서, 타국의 언어를 공부한다는 것은 내가 알지 못하는 세계의 일부가 되고 싶은 욕망에 다름없는 것이었다. (109p)

권위로 무장한 누군가들의 질문을 반박으로 철회할 필요도 있다는 걸 (back talk) (123p)

어차피 유토피아는 결코 도달하지 않는 과정일 뿐이다. (173p)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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