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반 문병욱
이상교 지음, 한연진 그림 / 문학동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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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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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학년 시작될 때 친한 친구들과 같은 반 배정을 받으면 왠지 그 한 해가 멋지게 펼쳐질 것 같았고 친한 친구가 한 명도 없으면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어야 한다는 부담감에 첫 달은 긴장하며 학교를 다녀야 했다. 초반에 만들어진 친구관계가 일 년을 좌우하기에 나에겐 중요한 시기였다. 그때의 긴장과 떨림, 어색함은 여전히 생생하게 느껴진다.

새 학년, 새 학기를 맞아 온새로미 반으로 배정된 친구들이 새 교실로 들어온다. 예지는 같은 반 친구들과 인사를 나누고 교실은 벌써 친해진 친구들로 시끌벅적하다. 창가에는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고 혼자 화분을 바라보는 문병욱이라는 친구가 있다. 그런데 친구들이 문병욱의 험담을 한다.

❝ 너 문병욱 바보인 거 알아?❞ 💬💬

항상 주머니에 손을 넣고 혼자 다니는 문병욱을 친구들은 자기들 마음대로 생각한다. 그러나 예지는 바보가 아니라고 친구들에게 말하지 못한다.

미술 시간 문병욱이 그린 예지 얼굴이 마음에 든 예지는 몰래 병욱의 화분에 물을 듬뿍 주며 애정을 쏟는다. 예지는 용기 내 만화책을 읽는 병욱에게 먼저 다가가 말을 걸고 그 모습을 본 반 친구들도 병욱에게 말을 걸게 된다. 병욱이는 이제 친구들과 잘 지낼 것 같다.

❝ 내일 또 봐!❞

다시 그림책의 첫 부분을 넘겨보다 재밌는 장면을 발견했다. 첫날, 문병욱에 관심 있던 한 친구가 병욱이의 주변을 맴맴 돌면서 노란 종이비행기를 날리며 혼자 놀고 있다. 이 친구도 쑥스럽고 긴장돼 병욱이에게 말을 못 거는 것 같다. 그러다 예지가 병욱이에게 말을 거는 것을 보고 용기 내 병욱이를 위해 만든 노란 종이비행기를 병욱이에게 날리게 된다. 💭


친구에게 용기 내 말을 거는 게 두렵고 힘들 수도 있다. 그러나 막상 말을 건네다보면 그 친구 또한 같은 마음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새 학기의 긴장감은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고 용기를 주는 멋진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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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반문병욱 #이상교 #한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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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언어 나이는 몇 살입니까? - 말과 글의 노화를 막기 위한 언어병리학자의 조언
이미숙 지음 / 남해의봄날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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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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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는 죄가 아니잖아!❞ 🧠

나름 기억력이 좋았는데 언제부턴가 연예인 이름이나 영화 제목이 잘 떠오르지 않고 심지어 좀 전에 읽은 책에 나온 인물의 이름도 생각이 잘 나질 않는다. 뇌의 노화가 시작된 걸까. 인간에게 당연한 과정이라면, 뇌의 노화에 대한 의학적 이해가 필요했고 노화를 늦추기 위한 전문가의 조언도 필요하다 생각되던 차 이 책을 알게 됐다.

❝ 인간은 태어남과 동시에 '노화'라는 또 다른 세계를 향해 달려간다.❞

인간은 늙어가면서 뉴런이 작아지거나 수축되고 세포 간 연결이 느슨해지고 끊어지면서 시냅스라는 연결망의 밀도가 떨어진다. 즉, 언어 인지 기능이 떨어진다는 말이다. 노화와 언어의 상관성을 뒷받침해 주는 다양한 이론이 이를 뒷받침한다. 인간의 유전적, 신경학적 운명이다.

기억과 언어 사용에 한심함, 답답함, 자책감 등을 느낀다면 자신의 문제를 객관화하기 위한 전문 검사를 받아야 한다. 치매의 고위험 단계인 경도인지장애는 예방적 조치를 취할 마지막 기회다. 노인성 치매나 노화의 다양한 증상이 고립감과 우울을 야기하는 것을 이해하면 이는 개인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책임도 따른다는 걸 알게 된다.

❝다행히 우리 뇌에는 노화로 인한 신경학적 손실을 보상해 주는 인지보존 능력(cognitive reserve)이 있다.❞

다행히 여러 근거를 통해 뇌에는 '보수기능'이 있어 노화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변화에 적응할 수 있다.

저자는 늙은 뇌를 자극하기 위한 말하기, 읽기, 쓰기 전략과 꿀팁을 제시하며 게임 등 다양한 실천방법과 예시를 통해 실제 적용을 돕는다. 또한 좋은 의사소통을 위한 파트너를 위해 실전에 적용할 꿀팁도 알려준다.

❝ 나이가 들수록 외국어를 열심히 공부합시다!❞ 💬

다중언어 생활자는 뇌에서 발생하는 인지적 간섭의 영향을 덜 받는다고 한다. 멀티플렉스 형 뇌로 단련되면 인지 보존 능력과 뇌가소성이 우위를 점하는데 이는 늙은 뇌의 퇴행을 보완해 주는 보수 기능이다. 또한 노인의 언어 학습은 기억에도 매우 유리하게 작용한다.

마지막으로, 신체 운동과 커뮤니티 활동이나 자원봉사, 다양한 예술창작 활동을 통해 언어와 인지를 보존하는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오히려 좋아!❞

책을 읽고 나니 노화에 대한 두려움과 부정적인 마음보다는 오히려 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노화를 보수할 수 있는 언어 활동을 미리 준비하고 신체 활동을 꾸준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6,70대 이후 노인들을 위한 지침서일뿐 아니라 4,50대에게도 노년을 위한 대비서로도 좋은 책이다.

🔖나의 생태학적 시제가 늘 '현재진행형'이기에, 해 보지 않은 일을 '지금' 할 수 있고 사랑하는 이들과 '오늘' 더 소통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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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_외국어를_배워야겠네 🤔
#당신의언어나이는몇살입니까 #이미숙
#남해의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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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다잉 프로젝트 - SF, 판타지, 블랙코미디 본격 장르만화 단편집
봉봉 지음 / 씨네21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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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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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봉 웹툰 작가님의 <웰다잉 프로젝트>는 6편의 SF.판타지. 블랙코미디가 담긴 본격 장르 만화 단편집이다.

⚀ ANA
불임, 난임 등의 문제로 임신과 출산이 어려운 여성들을 대신해 논란의 '인공 자궁'이 개발된다. 인공 자궁 ANA를 통해 태어난 최초의 태아 Ana는 개발업체의 홍보와 마케팅으로 유명 인사가 되고, 애초의 만든 목적과 다르게 높은 이용 가격으로 인공 자궁은 상류층의 전유물이 된다. 개발업체는 ANA의 유산을 대비해 백업 인공 자궁으로 똑같은 쌍둥이를 만들고, 쓸모 없어진 백업 쌍둥이들은 불법적 경로를 통해 매매된다. 결국 세상에 범죄가 폭로되고 ANA 법이 만들어져 난임부부에게 인공 자궁의 우선권을 주고 불법 아기 생산을 추적하는 특별팀이 만들어진다.

과학과 윤리 문제를 접목시킨 SF 물로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인 단편이었다.

❝ ANA는 태어나지 못했을 아이들을 태어나게 해 준 과학의 승리인가? Vs. 섭리를 거스르고 불행을 안기는 불경한 존재인가?❞

⚁ 웰다잉 프로젝트
가장 완벽한 모습으로, 가장 아름다운 연출로, 가장 원하는 방식으로 죽음을 맞이하게 도와주는 '웰다잉 프로젝트' 쇼. 세 명의 지원자를 골라 그들이 원하는 방식의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대중들에게 보여준다. 먹방, 관찰 예능 등 포르노 예능이 대세를 이루는 요즘 죽음마저도 예능이, 상품이, 될 수 있다는 데 소름이 돋는다.

❝ 체험해보세요. 최고의 죽음을 위한 패션 수의와 관, 웰다잉 단칸방 컬렉션 주문번호는 000-0000, 상담 즉시 사은품을 증정해 드립니다.❞

⚂ 붉은 여왕
유전자 조작으로 똑같은 외모로 태어나기에 내면의 아름다움으로 평가받은 수 있는 유토피아를 그리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명백한 디스토피아다. 누구든 보통과 다른 사람들이 보통의 모습이 될 수 있는 시술이 개발되지만 시술은 그들을 오히려 보통의 사람들보다 더 아름답게 만들어버린다. 보통과 다르다는 것, 보통이지만 특별하다는 것, 외적 미를 추구하려는 인간의 끝없는 욕망이 섬뜩하다.

❝ 1세대 인조 육체보다 더욱 아름다워지세요! .. 2세대 인조 육체, 출시 임박! 예약을 받고 있습니다!❞

⚃ 마지막 비행
조회 수와 좋아요가 돈벌이가 되는 세상, 대중은 더욱더 자극적인 콘텐츠를 원하고 크리에이터들은 대중의 입맛에 따라 자극적인 소재를 찾는다. 크리에이터들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대중들은 콘텐츠를 자신의 입맛대로 해석하고 평가한다. 조회 수와 좋아요의 세상에 진실은 어디에.

❝ 더 튀는 걸 해야 돼~ 톡톡 튀는 거~ ❞

⚄ 햄스터가 손톱을 먹었다
손톱을 먹은 쥐가 손톱 주인으로 둔갑해 행세한다는 설화를 차용한 판타지다. 엄마로부터 자신이 쓸모없는 인간이라고 가스라이팅 당한 주인공이 자신의 손톱을 먹고 도플갱어가 된 햄스터를 통해 자신을 인정하고 자존감을 회복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사랑받는 기분을 느끼게 하는 것은 자존감을 회복시키는 첫 단계다.

❝ 날 사랑해줘서 고마워.❞

⚅ 신은 변기
사이비 종교에 빠진 사람들, 자신을 구원한 신의 실체가 변기라니! 변기에는 똥을 싸야지!

❝천국행 티켓은..현금 누적액이 이만큼 되면 구입할 수 있습니다...❞

6편의 단편들 모두 작가의 기상천외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들이었다. 그림도 좋았고 임팩트도 적절했다. SF를 통해 미래를 이야기하지만 현대 사회와 인간의 탐욕, 욕망과 윤리적 문제를 우회적으로 드러낸다. 시리즈로 계속 나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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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사람
최진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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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들에 의해 강제적인 죽음을 맞이한 숲의 나무들에게 이것은, 훼손이고, 파괴이며, 폭발이자, 비극이었다.

사람에게 파괴된 적이 있는 나무는 자신을 살린 나무의 뿌리와 이어지고 다시 살아난다. 그러나 자신을 살린 나무는 인간에 의해 죽고 만다. 홀로 살아난 나무는 다시 죽을 수 없다. 숲의 모든 존재가 죽음을 두고 보지 않을 것이다. '나무는 자신이 파괴되었던 자리에서 사람을 파괴한 적이 있다.'

🌲🌳
장미수와 신복일의 5남매 일화, 월화, 금화, 목화, 목수 중 금화와 이란성 쌍둥이인 목화, 목수가 산에 놀러 갔다가 기이한 사고를 당한다. 금화는 실종되고 목수는 그날의 기억을 잃고 겨우 목숨을 건지고, 목화는 사고 이후 기이한 꿈에 시달린다. 그날 산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날의 사고와 금화의 실종은 겪었지만 이해할 수 없는 일, 목격했지만 설명할 수 없는 일, 기억하지만 가능하지 않은 일, 일어났으나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다.

🔖산에서의 사건을 함께 겪은 신목화와 신목수는 신금화가 어딘가에 존재한다고 굳게 믿었다. 이것은 그 믿음에 관한 이야기다.

임천자와 그의 딸 장미수, 손녀 목화에게 대물림된 악몽은 꿈이 아니다. 증명할 수 없으나 존재하는 세계이며 이 세계로 소환되면 단 한 사람을 구해야 한다. 하루에도 수십 명이 투신자살을 하고 교통사고를 당하는 와중에 오로지 단 한 사람만을 구할 수 있다. 나머지 사람들의 죽음은 그저 지켜봐야만 한다. 소환을 당하고도 목소리의 명을 거부하면 여지없이 두통 같은 신체에 이상이 찾아온다. 이 목소리는 신이 아니다. 나무다.

어째서 이들인가...그것은 죽어가는 사람들이 던지는 질문과도 같다.

대물림을 이어받은 목화는 앞으로 운명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지..실종된 금화는 찾을 수 있는지..이와 같은 운명을 짊어진 사람들은 또 있는건지...

📍최진영 작가님의 따끈한 최신작 '단 한 사람' 가제본은 원작의 1/3, 약 95페이지 정도 수록됐는데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버렸다. 너무 재밌다. 판타지가 곁들어진 이번 소설에서 최진영 작가는 '삶과 죽음, 신과 인간의 틈에서 피어나는 최진영식 사랑의 세계를 보여준다'.

#단한사람 #최진영 #가제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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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 맛집 산책 - 식민지 시대 소설로 만나는 경성의 줄 서는 식당들
박현수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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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일제 강점기 시대(1930-40년대)의 서울, 경성의 유명한 열 곳의 맛집과 인기 메뉴를 소개한다.

지금의 남대문 근처는 당시 '본정'이라고 불렸는데 그곳에 조선 최초의 서양요리점 '청목당'이 있었다.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에도 종종 등장하는 도쿄 청목당 본점의 경성 지점인 셈이다. 비프스테이크, 프라이드 피시 같은 서양요리와 돈가스, 고로케같은 '화양절충'이라 하여 일본인의 입맛에 맞춘 서양식 요리들이 주를 이뤘다.

그 외, 본정에는 가족 나들이 장소였던 미쓰코시 백화점 식당, 일본요리옥인 '화월', 과일 디저트 가게이며 후르츠 파르페로 유명한 '가네보 프루츠팔러'가 있었다. 서양요리 코스보다 다소 저렴하게 제공됐던 '런치'가 인기 있었다. 이들 식당에선 조선요리가 제공되지 않았는데 식당 손님들 대부분이 일본인이었고 당시 국밥 가격의 몇 배나 되는 가격을 치르고 가긴엔 부담스럽기도 했다.

조금도 프라이빗 한 공간을 제공했던 일본요리옥들은 이후 해방 후, '조선요릿집','요정'으로 변해가며 술과 음식을 접대하는 공간이 되었지만 지금은 '요정'이라는 이름은 사라졌지만 비슷한 기능의 업장들이 있다.

종로엔 경성 유일의 조선 음식점인 화신백화점 식당, 김두한윽 단골 설렁탕(조선인의 소울푸드)집인 이문식당, 경성냉면을 제공한 동양루가 있었다. 이문식당은 지금도 영업을 하고 있다!

일본인 회사와 거주지가 밀집해 있던 본정의 서북쪽인 장곡천정엔 조선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음식점인 조선호텔 식당이 있었다. 프랑스 코스요리(서민들의 한 달 식비보다 비싼)를 제공했으며 숙박비도 상당히 비쌌다.

지금의 을지로인 황금정엔 일본 미술학교를 졸업한 이준석이 '낙랑파라'를 개업했다.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로 잘 알려진 이곳은, 갈 곳 없는 목일회, 구인회 등 예술가들의 모임 공간이 되었다. 일종의 아지트인 셈이다. 커피를 주력으로 팔았지만 맛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고 한다. 황금정엔 조선공산당의 창립총회가 열렸던 중화요리점, 아서원도 있었다.

식당과 요리를 소개하는 신문기사와 광고, 방인근의 <마도의 향불>,심훈의 <불사조>,김말봉의 <찔레꽃>, 이무영의 <명일포도> 등 식민지 시대의 소설에서 재현된 식당들과 요리들이 그 당시를 더 생생하게 보여주는듯 더 재밌게 읽었다.

🔖그들은 하던 말을 잠시 끊고 곁에서 와서 주문을 받으려는 여급 아이에게, "정히 씨는 무얼 잡수시렵니까?" 채필수는 메뉴를 들여다보며, "글
세, 나는 런치를 먹지." (...) 정희는 아이더러 "저, 밀크하고 팡을 가져와." "팡은 빠타를 발라요?" 아이가 물었다. "음! 그러구.... 좋아, 그것만 가져 와?"
"그걸로 점심이 됩니까?" "아까 나올 때 무얼 먹엇세요"
_ 동아일보에 연재된 장혁주의 <삼곡선>

식민지를 긍정하는 경험으로 이런 소개가 조심스러울 수도 있으나 저자는 소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해 당시 조선에서의 외식문화의 정착과 분화를 보여 주며, 맛집에 드리워진 식민지의 그늘과, 지금 우리 외식문화의 유래를 되짚어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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