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딱지 얘기를 하자면
엠마 아드보게 지음, 이유진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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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자국은 아마 오래 오래 있을거야.❞ 🩹

아이들은 신이 나서 놀다가 다쳐서 빨간 피가 흐르는 걸 보게 되면 겁부터 먹는다. 빨간색의 피가 주는 자극도 있지만, 주변에서 더 놀라는 걸 보면 당황하지 않을 수 없다.

<내 딱지 얘기를 하자면>의 주인공 나는 탁구대에서 빙빙 돌기 놀이를 하다 순간 탁구대 밖으로 떨어진다. 쿵! 하는 소리에 주변 친구들과 선생님이 우르르 몰려와 무릎에 난 피를 보고 놀란다. 선생님이 치료해 주고 커다란 밴드를 붙여준다. 친구들은 호기심에 내 무릎을 쳐다보고 다리가 불편한 나를 위해 여러 일들을 도와준다. 일주일 후 밴드를 떼 보니 상처는 딱지로 변해있다. 다음 수영 수업 시간에 어쩌다 보니 내 무릎에 앉은 딱지가 사라졌다! 어쩌지?

다친 주인공을 도와주는 친구들과 무릎 상처의 안부를 묻는 선생님 때문에 주인공은 우쭐하기도 하고 마냥 나쁜 기분만은 아니다. 관심을 한몸에 받으니 상처가 훈장 같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시간이 흐르고 밴드를 떼었을 때 상처가 사라졌으면 어쩌나 걱정도 한다. 다행히 상처는 딱지로 변해 한시름 놓는 주인공의 마음이 어찌나 귀여운지. 그 딱지마저 떨어져 희미한 흉터만 남아 서운하지만 선생님은 그 흉터는 오래 남을 거라고 말해준다.

엠마 아드보게의 연필로 슥슥 그린 듯한 그림은 자세히 보면 엄청 섬세하다. 그림을 채운 디테일을 보다 보면 그녀가 아이들을 얼마나 세심하게 관찰했는지 느껴진다. 피의 붉은색은 도드라져 보여 내가 다친 것처럼 주인공의 마음에 같이 동화된다. 어린 시절 만든 내 무릎의 흉터도 한참을 쓸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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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딱지얘기를하자면 #엠마아드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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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구덩이 얘기를 하자면
엠마 아드보게 지음, 이유진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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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살던 동네에는 근처에 개천이 있었다. 지금처럼 놀이터가 흔하던 시절이 아니라서 개천가에서 아이들과 종종 소꿉놀이를 했다. 그럴 때면 엄마는 위험하고 더러운 개천가에서 논다고 혼을 냈고 가서 놀다 개천가에 빠지면 더러운 물 먹어서 바보 된다고 으름장을 놓으셨다. 개천가에는 잡풀도 많고 흙도 있어서 소꿉놀이하기엔 더없이 좋은 곳이었는데 말이다. 그러나, 나는 대안의 장소로 약수터 가는 길가를 놀이터로 또 만들어냈다. 그림책장을 넘기며 나는 잠시 어린 시절을 추억했다.

<그 구덩이 얘기를 하자면>은 스워덴 그림작가 엠마 아드보게의 그림책이다. 연필로 슥슥 그린 듯한 그림은 읽는 이를 학교와 놀이터라는 공간으로 자연스럽게 이끈다.

❝ 우린 그냥 구덩이만 있으면 된다고요.❞

학교 체육관 뒤편에 생긴 커다란 구덩이. 선생님들은 걱정이다. 행여 누군가 구덩이에서 다치지 않을까 노심초사다. 아이들은 신났다. 구덩이에 있는 그루터기는 무슨 역할이든 잘해냈고 아이들은 어른들의 걱정과는 달리 사고 없이 잘 논다. 그러나 선생님들은 구덩이와 상관없이 아이들이 다칠 때면 구덩이에서 놀지 말라고 잔소리하신다. 아이들은 이번엔 구덩이가 아니라 구덩이 둘레에서 놀 거리를 찾았다. 역시나 걱정 많으신 선생님들은 구덩이를 아예 메워버린다. 실망한 아이들은 이제 안전한 학교에서 얌전히 놀까? 힌트, 아이들은 재밌는 걸 찾아내는 선수들이다!

아이들이 놀 때 위험한 곳을 금지시키는 것은 당연한 어른들의 역할일지 모른다. 그러나 아이들은 어른들 생각보다 스스로를 쉽게 위험에 빠지게 하지 않는다. 이런 생각이 이 책을 보며 불쑥 떠올랐다. 아이들이 마음껏 놀 수 있는 곳, 자연이 아이들 놀이터다.

#그구덩이얘기를하자면 #엠마아드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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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 있는 리플리 리플리 5부작 1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지음, 김미정 옮김 / 을유문화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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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알랭들롱의 <태양은 가득히>와 맷 데이먼의 <리플리>를 봤다고 리플리를 안다고 하면 안 될 것이다!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리플리 5부작 중, 영화로 만들어진 작품은 1부 <재능 있는 리플리>이며, 범죄자 리플리의 탄생을 보여주는 서문이다.

선박 재벌 허버트 그린리프는 아들 디키가 이탈리아에서 그림을 그린답시고 허송세월하는 게 못마땅해 디키와 안면이 있는 톰 리플리에게 디키가 다시 미국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설득해 달라며 큰돈을 제시한다. 톰은 국세청 말단 직원으로 일하다 평생 말단직원으로 구질구질한 인생을 살 것 같아 그만두고 자신의 신분을 속이고 세금 사기를 치며 뉴욕에서 남의 집 살이를 하던 차 허버트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 내가 디키 그린리프가 되자. 그러면 티키가 하던 걸 내가 다 할 수 있어.❞
몽지벨로에서 디키를 만난 톰은 그와 친해지기 위해 애를 쓰지만 다소 이기적인 디키와 그의 여자친구 마지 때문에 사이는 일순간 틀어진다. 우여곡절 끝에 톰과 디키는 산레모로 마지막 여행을 떠나지만 톰은 디키를 향한 '애증과 조바심과 절망이 뒤섞인 감정'으로 그를 죽이게 된다. 이후 '개처럼 디키를 졸졸 따라다니는', 버려질까 봐 두려워하는 톰이 아니다. 디키를 죽이고 디키의 친구 프레디까지 우발적으로 죽인 톰은 디키 행세를 하며 죄의식 없이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나간다. 경찰과 마지, 그리고 디키의 아버지가 고용한 탐정의 추적망을 교묘히 피해 다닌다. 톰은 결국 그들에게 잡힐 것인가!

❝ 변장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변장하려는 사람의 분위기와 성격을 닮아야 한다는 점이었다. ❞
영화를 보면서 리플리의 거짓말이 탄로 날까 조마조마했다면 책을 읽으면서는 리플리와 리플리가 만들어낸 또 하나의 리플리(디키 그린리프) 사이를 넘나드는 리플리의 심리에 압도되었다. 자신을 타자화하거나 디키로 위장하며 수차례 시뮬레이션 하는 장면들은 압권이다. 그의 꼬리가 밟히려는 찰나마다 늘 행운의 여신은 그의 편에 서있는 것 같다. 영화의 결말과 사뭇 다른 책의 결말 부분은 리플리 시리즈를 예고한다.

리플리와 리플리가 원하는 삶을 사는 사람들 사이에는 투명한 경계가 있다. 그들과 친해지고 잘 안다고 생각해도 한순간에 경계 밖으로 밀려나는 톰은 그럴 때마다 지독한 현실의 시궁창에 빠져버린다. 때론 톰에게 진지한 일들은 그들에겐 가볍게 웃어넘겨버리는 일 정도 밖에는 되지 않는다. 디키나 마지, 프레디에게서 예술가로서의 진지함을 찾지 못한 톰은 그들의 예술적 자아도취를 비아냥 거리고 쫓기는 와중에도 자신이 살 아파트를 자신의 예술적 취향껏 꾸민다. 그의 예술에 대한 경애는 이후 시리즈에도 이어진다.

🔖디키와 마지, 프레디 모두 부모의 돈으로 여유로운 삶을 누리면서 자신들의 행운을 아주 자연스러운 상태로 인지한다. 그야말로 무작위적인 행운이었음을 아예 자각하지 못하고, 돈을 벌 필요가 없이 그저 소비하기만 하면 되는 상황에서 자신들의 품위를 예술에 종사한다는 자부심에서 찾으려고 한다는 점을,리플리는 냉소한다. (250p, 추천의 말, 김용언)

김미정 역자의 번역은 매끄러웠고 독자의 이해를 돕는 적절한 각주도 좋았다. 이어지는 시리즈에 대한 기대가 커진다. 워크룸의 깔끔한 디자인으로 리플리 시리즈 다섯 권의 책등에 그려진 글자를 합쳐 RipLey가 펼쳐지는 박스셑은 소장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

🔖눈을 봐야 그 사람의 영혼이 보이는 법. 눈으로 애정이 드러나기 마련이었다. 사람의 속내를 진정으로 보여 주는 유일한 곳이 바로 눈이었다...둘은 친구가 아니었다. 서로가 서로를 알지 못했다. 이런 깨달음이 끔찍한 사실이자 불변의 진리라는 듯이 톰의 머리를 때렸다. 과거에 만난 사람들도 그랬고, 앞으로 만날 사람들도 그럴 것이다. 그의 앞에 섰던 사람들도 그랬고, 앞으로 설 사람들도 그럴 것이다. 앞으로 몇 번이 됐든 톰은 그들을 결코 알지 못하리라는 걸 깨달았다. 최악은 그가 번번이 착각한다는 것. 그들을 안다는 착각, 그들과 완벽하게 죽이 맞고 그들도 그와 비슷하다는 착각을 한동안 한다는 게 최악이었다.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충격적인 깨달음을 얻는 순간, 톰은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 바닥에 쓰러질 듯한 경련이 일었다. 모든 게 너무 버거웠다. 낯선 환경, 다른 언어, 그의 실패, 게다가 디키가 톰을 싫어한다는 사실까지. 낯설음이, 적개심이 톰의 온몸을 휘감아 버린 것 같았다. (7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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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류, 사이보그 그리고 여자 - 자연의 재발명 Philos Feminism 4
도나 J. 해러웨이 지음, 황희선.임옥희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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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여신보다는 사이보그가 되겠다.❞

이 책은 도나 해러웨이가 1978년에서 1989년에 걸쳐 발표한 10편의 논문을 담은 책으로, 그 유명한 '사이보그 선언문'이 8장에 실려있다.

첫 장부터 익숙지 않은 자연과학과 사회과학 용어들과 정의, 이해하기 쉽지 않은 문장들이 허들을 이룬다.  페미니즘을 알기 위해서는 꼭 읽어야 하는 책이지만 쉽게 쓰인 책은 절대 아니다.  기존 관념의 전복이 수차례 등장하고 해러웨이의 글은 거침없이 달려나간다.

❝ 경계에 있는 특이한 존재들, 즉 영장류, 사이보그, 여성이 이 책을 채운다. 이들은 모두 진화와 기술, 생물학이라는 서구의 거대 서사에서 불안정한 위치에 놓여 있었다.❞

총 3부에 걸쳐서 기존 유럽계 미국인 페미니스트의 와해되는 과정과 이후 사이보그 페미니즘의 가능성의 문을 연다.

🔖생물학은 아버지의 말에 의해 잉태되고 창시된 생명과학이다.(128p)

객관적 과학과 이데올로기적 오용 사이에 명확한 구분이 없는 가부장적 지식 및 관행과 관련된 공학으로서의 생물학의 변종들이 있다. '과학과 인본주의는 언제나 협력자'였고 '그들의 결합으로 가부장적인 목소리가 탄생하게 된다.' 자연과학 분야의 페미니스트들의 좋은 학문과 과학을 정의하는 조건을 위한 투쟁을 위해 발화의 조건에 관한 수사학적인 전략은 흥미롭다.

비교적 흥미롭게 읽은 7장에서는 젠더와 섹스의 복잡한 분화와 융합과정을 통해 페미니즘 담론을 엿본다. '젠더에 관한 모든 근대 페미니즘적 의미들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여성을 집단적.역사적 과정 중의 주체로서 구성할 수 있도록 해 주었던 사회적 조건 속에서, 여자는 "여자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다." (1949)라는 시몬 드 보부아르의 주장에 토대했다. 젠더는 수많은 투쟁의 장에서 성차를 자연화하는 것에 반발함으로써 발전된 개념이다.' (237p) 젠더는 <무엇을 여성으로 간주하는가>를 탐구하며 당연시됐던 것에 문제 제기를 하면서 발전했다.

8장에는 사이보그 선언문을 실었다.

❝ 우리 모두는 기계와 유기체의 잡종으로 이론화되고 제작된 키메라다. 한마디로, 우리는 사이보그다. ❞

'사이보그는 오이디푸스적 기획 없는, 유기체적 가족 모델을 따라 공동체를 꿈꾸지 않는다. 사이보그는 유기체와 기계의 혼종이며 페미니스트 주체성을 형상화하는 이미지다.

🔖사이보그 이미지는 우리 자신에게 우리의 몸과 도구를 설명해 왔던 이원론의 미로에서 탈출하는 길을 보여 줄 수 있다. 이것은 공통언어를 향한 꿈이 아니라, 불신앙을 통한 강력한 이종 언어를 향한 꿈이다. 이것은 신우파의 초구세주 회로에 두려움을 심는, 페미니스트 방언의 상상력이다. 이것은 기계, 정체성, 법주, 관계, 우주 설화를 구축하는 동시에 파괴하는 언어이다. 나선의 춤에 같혀 있다는 점에서는 마찬가지지만, 나는 여신보다는 사이보그가 되겠다.(328p)

줄쳐가며 인덱스 붙여가며 읽긴 했으나 제대로 읽은 건지,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았다. 책을 읽으며 느낀 것은 최근 몇 년 전에야 겨우 페미니즘이라는 용어를 오물거리고 관련 책들을 읽은 내가, 오래전 부터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을 넘나들며 앎의 체계를 만드는 주체로서 페미니즘을 구체화하고 체계화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인 여성들에 상당한 빚을 지고 있음을 뼈저리게 느꼈다는 것이다.

무엇이 여성을 만드는가?

🔖구성적이고 인공적이며, 역사적으로 우연적인 영장류, 사이보그 그리고 여성의 본성을 음미하는 행위는 불가능하지만 너무나 강고한 현실에 저해 있는 우리를, 가능하지만 좀처럼 만날 수 없는 다른
곳(elsewhere)으로 이끌어 줄까? 우리 괴물들은 기존과 다른 의미화의 질서를 밝혀낼 수 있을까? 우리, 사이보그가 되어 지구에서 살아남아 보자!

🔖정치화된 신체 겸 정치제도, 즉 정체(body politic)의 개념은 새롭지 않다.

🔖정치와 생리학의 결합은 과거와 현대에 지배 (domination)를 정당화해 온 방식, 특히 차이에 따른 지배를 자연스럽고 당연하며 불가피하고 따라서 도덕적이라고 보게 만든 주요 원천이 되었다.

#영장류사이보그그리고여자
#도나해러웨이 #아르테 #아르테북서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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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꼭두각시
윌리엄 트레버 지음, 김연 옮김 / 한겨레출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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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결정적인 순간들 이후 우리는 모두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난도질당한 삶들, 그림자의 피조물들. 그의 아버지의 말처럼 운명의 꼭두각시들. 우리는 유령이 되었다.❞

<운명의 꼭두각시>는 잉글랜드의 우드컴 가문의 삼대에 걸친 세 명의 여성들이 아일랜드 킬네이 집안의 퀸턴 남자들과 결혼하면서 벌어지는 사랑과 비극적 운명을 그린 작품이다.

1900년대 초 영국 잉글랜드와 식민지 아일랜드의 뿌리 깊은 반목의 역사를 생각하면 잉글랜드 여성이 아일랜드 남성과 결혼하는 것은 배신행위와도 같은 일이었을 것이다. 신교, 구교 갈등, 아일랜드 내에서도 독립에 대한 여러 의견으로 갈등이 심했던 시대다. 영국이 파견한 '블랙 앤 탠즈' 스파이가 혁명군에 의해 퀸턴가에서 목매달아 교수형에 처해지면서 '블랙 앤 탠즈' 군인들은 퀸턴가를 급습해 아버지와 그의 딸들, 그리고 같이 살던 사람들을 잔인하게 살해한다. 어머니와 아들 윌리는 극적으로 살아남지만 어머니는 비극의 그림자에 자신을 함몰시키고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업보처럼 아들 윌리 또한 우드컴 가문의 사촌, 메리앤을 사랑하게 되고 비극은 자신의 시간을 이어 나가지만, 윌리와 메리앤은 자신들의 운명을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맞서려 한다.

삼대에 걸쳐 이어진 두 가문의 사랑, 비극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것을 알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들, 그들은 사랑의 운명을, 운명의 장난을 받아들인 후 삶을 송두리째 유린당하고 말지만 결국 패배하지 않는다. 망명생활 끝에 72세가 되어서야 자신의 고향 땅을 다시 밟은 윌리, 윌리를 한평생 기다린 메리앤, 그리고 그들의 미쳐버린 딸 이멜다는 결국 가혹한 운명의 꼭두각시의 끈을 끊어버리고야 만다.

❝ 성인들의 삶을 연구해 보면... 공포와 비극이 그들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들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우리 주님의 삶도 그러하지요.❞

작가들의 작가, 윌리엄 트레버는 야속하고 불가해한 삶이라도 그 안에서 희망과 위로를 찾아내려는 사람들의 힘을 소설 속에서 가느다란 한줄기 빛처럼 끊임없이 드러내다. 그 빛은 어둠이 있어야 드러난다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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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꼭두각시 #윌리엄트레버 #김연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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