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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일보 송가을인데요
송경화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3월
평점 :
#도서협찬
'죄송한 게 너무 많은 세상에서 좀 덜 죄송하고 싶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기사를 쓰겠다'라는 포부를 가지고 시작한 새내기 송가을 기자의 7년의 성장 기록.
그녀가 써 내려간 15개의 취재기를 읽으며 분노를 느끼기도 하고 마음 한구석이 아련해지면서 슬퍼지기도 하고 때론, 피식 웃기도 했다. 끝부분 반전 치는 것도 참 매력적이었다.
취재기를 읽으며 팩트로 드러난 사건의 표면을 읽지만, 때론 표면을 뒤집는 이면의 추함도 함께 들여다본다. 현상의 표면만 읽고 속단해 버리는 일이 얼마나 무서운가를 깨닫는다. 생각해 보면, 미담이 괴담으로 또는 괴담이 미담으로 바뀌는 사건들을 우린 얼마나 겪었던가.
실체를 밝히기 위해 사회의 가장 어두운 곳도 서슴지 않고 뛰어들어야 하는 송가을 기자의 분투기를 보고, 다시 한번 신문을 들춰 기사를 꼼꼼하게 읽어 본다. 그리고 모든 기자들을 기레기라고 싹 쓸어 말할 수 없음을 깨닫는다. 어느 분야든 직업 소명의식을 다 하는 이들은 분명 있을 테고, 송가을 기자처럼 누군가에(사회적 약자, 강자에게 유린 당하는 피해자들) 도움이 되는 기사를 쓰고자 하는 기자들은 여전히 많을 것이라고 믿고 싶다.
그리고 이 책은 시리즈로 계속 나왔으면 좋겠다. 비록 소설일지라도 내가 만나기 힘든 다양한 계층의 목소리를 들어보고 싶고, 사건 이면의 진실도 들여다보고 싶다. '법정에서 만난 중학생들'과 '위안부를 위한 눈물'편의 마지막 반전을 보니 더욱 그러하다.
📖 정의, 거창한 거 아닙니다. 우리 일상에서 사과, 쫌 쪽팔리지 않게, 구린 거 없게, 할 수 있는 거는 그냥 막 막 좀 해버리는 거, 그래서 마음 한구석에 부끄럽거나 쪽팔리거나 이런 느낌 남아 있지 않게 하는 거, 저는 그냥 그거라고 생각해요. (352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