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살인사건 - 약이 독이 되는 위험한 화학의 역사
백승만 지음 / 해나무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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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만 저자의 전작 중 『대마약시대』를 가장 강렬하게 기억하는 나에게 이번 신작은 단순한 신작을 넘어선 일종의 확장판으로 다가온다. 전작이 인간을 파멸로 이끄는 거대한 마약을 추적했다면, 이번 책은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합법적인 약국의 매대와 병원에서 주는 처방전 위로 시선을 옮기기 때문이다.

흔히 살인사건이라 하면 피가 낭자한 흉기나 청산가리 같은 독약을 떠올리지만, 저자는 일상 속에서 쓰이는 약이 어떻게 완벽한 흉기가 될 수 있는지를 지나치게 무겁지는 않은 어조로 증명해낸다.


보기에는 흥미진진한 과학 수사와 약의 역사지만, 개인적으로는 저자의 『대마약시대』를 탐독했기 때문일까, 이 책에서 보여지는 중독과 탐욕의 메커니즘이 가장 먼저 들어온다. 프로포폴이나 안약 성분처럼 인간을 살리고 치유하기 위해 고안된 물질들이, 인간의 비틀린 집착과 만나는 순간 곧바로 치명적인 독물로 돌변하는 과정은 경이로우면서도 불쾌한 긴장감을 준다. 저자는 약과 독의 차이가 단지 ‘용량’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그것을 다루는 ‘인간의 통제력’에 달려 있음을 거듭 상기시킨다.


▪︎p.67 | 흔히 쓰는 말로 "약이 독이고, 독이 약이다. 중요한 건 양이다"라는 말이 있다. (···) 같은 물질이라도 용량에 따라 효과가 다르다는 말이다. 물도 많이 먹으면 죽고, 독도 적게 먹으면 약이다.


특히 이 책이 일반적인 범죄 르포와 궤를 달리하는 지점은 자극적인 살인 트릭이나 기괴한 죽음을 과시하듯 전시하는 대신 물질이 가진 양면성을 역사적 맥락 속에서 담담하게 추적한다는 데 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일상적으로 삼키는 알약 하나하나를 조금은 다른 눈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기회를 얻게된다.


결국 이건 과학의 탈을 쓴 인간학 보고서이자, 법의학이 죽음을 역추적하듯 약학의 언어로 범죄의 경로를 거슬러 올라가고 동시에 중독과 파멸이 우리집 약상자 안에 있을 수 있다는 미시적인 경고를 동시에 전달하고 있다.

물론 지나치게 겁을 먹을 필요는 없다. 위험한 기기를 다룰 때 사용법을 숙지한 후에 기계를 작동시키는 것처럼 약 역시 알고 먹자는 이야기일 뿐이다. 여기에 재밌는 이야기 한 스푼. 약은 약이다. '약 때문에 죽는 사람보다는 약 덕분에 사는 사람이 훨씬 많'(312)다는 명징한 진실 앞에서, 우리는 막연한 공포 대신 올바른 지식을 통해 약을 안전하게 다룰 수 있다는 이성적인 확신을 얻게 된다. 뻔한 범죄 이야기의 자극성을 넘어, 나를 지키기 위한 지적인 안목 한 조각을 선사하는 책이었다.


+ < 당근 주스 마시고 죽는 법> 🥕

1. 매일 4리터씩 마시기

2. 비타민 A 700만 IU도 먹으면 금상첨화

3. 이렇게 매일을 보내면 열흘 안에 죽을 수 있음

4. 피부도 노래짐


위기탈출 넘버원에나 나올 것 같은 이게 진짜라고....이런 짓을 하고 죽은 사람이 있다고.... 절라 황당


++ 마약 러버는 6장. 불법 제조약 살인사건 이 제일 재밌었어요

(약쟁이 아님 그냥 마약이 좋아요 아니 마약을 하는게 좋다는게 아니라 마약 관련 내용이 재밌어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읽은 뒤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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