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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는 어떻게 나를 바꾸는가 - 정신과 의사가 알려주는 스트레스의 모든 것
하지현 지음 / 어크로스 / 2026년 3월
평점 :

솔직히 말하자
나는 이런 종류의 책을 잘 집어 들지 않는다. 대개는 ‘스트레스를 이렇게 관리하라’, ‘이렇게 하면 괜찮아진다’는 식의 뻔한 처방을 반복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일본 실용서에 이런 류가 많음) 그래서 사실은 『스트레스는 어떻게 나를 바꾸는가』 역시 처음에는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보이십니까 이 인덱스들이...ㅎ
그런데 이 책은 예상과 조금 다른 방향에서 사람을 붙잡는다. 스트레스를 없애야 할 대상으로만 전제하지 않는다. 스트레스를 좋고 나쁨의 문제로 단순화하지 않는 이 출발점 덕분에 우리가 스트레스를 어떻게 이해하고 해석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말은 훨씬 설득력을 가지게 된다.
인상적인 점은 이 책이 막연한 위로나 공감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실수를 반복하며, 결국 스스로를 탓하게 되는 순간들, 지독하리만큼 익숙한 악순환에서 생각하지도 못한 위로를 준다. 그 모든 일이 나라는 개인의 능력 부족이 아니라 단순히 스트레스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다고. 그리고 그런 스트레스로 인한 불안과 긴장이 왜 필요한지, 그것이 인간의 생존과 적응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근거를 통해 설명한다. 그리고 그 위에서, 그 반응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에 대해 비교적 명확한 방향을 제시한다. 위로와 설명, 그리고 실질적인 제안이 균형 있게 놓여 있다는 점에서 냉정해서 다정하게 느껴지는 위안을 받는다.
이 책의 핵심은 ‘같은 상황이라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스트레스의 강도와 지속시간이 달라진다’는 점에 있다. 스트레스는 벌어지는 이벤트 자체보다 그것을 받아들이는 방식에 더 크게 좌우된다. 어떤 사람에게는 한 번의 사건이 무너짐으로 이어지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회복과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계기가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히 기억에 남는 부분은 ‘경제적 스트레스가 판단을 왜곡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우리는 흔히 잘못된 선택을 개인의 인지 능력 저하, 판단 미스로 돌리기 쉽지만, 이 책은 그 이면에 지속적인 스트레스가 만들어내는 인지적 과부하가 있음을 짚는다. 스트레스 상태에서는 사고의 여유가 줄어들고, 장기적인 판단보다 즉각적인 선택에 끌리기 쉬워진다. 이 지적은 스트레스가 단순히 인간의 감정을 좌지우지하는 문제가 아니라 삶의 방향을 좌우하는 조건으로 보게 만든다. 결국 더 나은 선택을 하기 위해서라도 스트레스를 다룰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꽤 강한 동기를 남긴다.
스트레스를 없애는 방법을 말하는 책은 많다. 하지만 스트레스가 삶에 무엇을 남기는지부터 짚어내고, 그것을 제대로 다루어야 할 필요성을 설득력 있게 풀어내는 책은 드물다. 이 책은 막연한 위로나 안전한 위치에서 하는 뻔한 조언 대신, 스트레스를 바라보는 관점과 실제로 적용 가능한 방법을 함께 제시한다. 불안이 일상이 된 지금, 조금은 흔들리더라도 잘 살아가기 위한 기준을 찾고 있다면 이 책은 충분히 읽어볼 가치가 있지 않을까.
+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은 똑같이 살이 쪄도 복부에 찐다고 합니다...배가 툭 튀어나오는 체형이 되기 쉽다고 하니 우리 모두 스트레스를 관리하자구요 ;ㅅ;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읽은 뒤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