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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당은 모두 토요일에 죽는다
정지윤 지음 / 고블 / 2026년 1월
평점 :

▪︎p.190 | 그야 늘 사람이 문제니까
후기 : 그 '좋은 친구' 저도 함 소개해주십쇼...
가상의 S 대학교가 있다. 여기에서는 방화, 마약, 살인, 시체 유기 등 <그것이 알고싶다> 저리가라 하는 사건들이 펑펑 터진다. 겉으로는 아무 관계가 없는 이 모든 사건들, 그러나 이 모든 일의 주변에는 항상 '좋은 친구'라는 이름의 존재가 숨어있다. 진짜 '좋은'(p/n) 친구기는 함.
솔직히 말만 대학교지, 그냥 범죄도시나 다름 없다. 사실 지금 사회랑도 별반 다를 바 없음. 겉으로 보이는 양지의 바닥에서 얼마나 많은 일들이 썩어가고 있으니까. 근데 이것도 뒤에 읽다보면 왜 'S 대학교'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있게 된다. 그러니까 그냥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대학교가 아니라서. 진짜 이게 픽션이긴 하구나가 여기서 드러난다. 솔직히 <거짓말쟁이 고양이 보고서>까지는 지금도 충분히 있을 법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바로 뒤에서 갑자기 화끈하게 방화요?
익숙치 않으면 잘 읽히지 않을 소설. 일단 정보량이 꽤 되고, 하나의 단편에서 이야기가 온전히 완결되지 않는다. 다음 단편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아니 꼬리를 무는 것도 아니고 그 꼬리의 털 한 자락을 문 정도로 연결이 됨. 앞에서 그냥 스쳐지나간 단어가 뒤에서 중점이 되고 복선인지도 몰랐던 단서가 이후에 충격으로 밝혀진다. 그래서 중간에 하차하거나 한번 끊어 읽어버리면 감상이 완전히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집중력도 꽤 요구하는 소설이다.
그렇기에 쉽게 읽히는, 머리를 비울 수 있고 속도감 있고 그저 편하게 자극적인 이야기를 찾는다면 조금 맞지는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각 단편이 그렇게 길지는 않지만 그냥 넘기기에는 복선이 많고, 이게 복선인지도 당시에는 절대 알 수 없기 때문에. 대신 퍼즐을 맞추듯 읽는 재미와 세계관이 서서히 드러나는 쾌감은 분명하다. 읽는 내내 어? 하고 멈췄다가 다시 앞으로 돌아가는 순간이 반복된다면, 이 소설의 매력에 제대로 걸려든 것이다.
장르소설 특유의 실험성과 과감한 에너지를 원하면서, 도파민과 불신을 동시에 취하고 싶다면 S 대학교에 한 번쯤 들어가보아도 좋을 것 같다.
+ 읽는 내내 이 단편들에는 분명 하나의 중심 줄기가 있는데 왜 이렇게 잘 모아지지 않지, 하는 느낌이 들었다. 이 기분의 이유는 뭘까 했는데, 이 연작 소설집이 한 번에 집필된게 아니라 일부는 2020년대 초에 독립출판되어 장르소설 마니아들에게 수작이라는 평을 받았던 작품과 다른 신작을 함께 엮었다고 한다. 어쩐지... 확실히 기존 독립출판 단편들이 더 재밌긴 함 (소근
++하지만 가장 재밌었던 건 <죄인들의 정치학>. 죽인 사람, 죽일 뻔한 사람, 죽을 뻔한 사람의 환상 혹은 환장의 작당모의 이거 뭐 영화 '놈놈놈'도 아니고...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읽은 뒤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