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세계 세계의 검찰 - 23개 질문으로 읽는 검찰 상식과 개혁의 길
박용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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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검찰 상식이 우리 사회의 필수 교양이 되었나 / 들어가는 말


"기소 당하면 인생이 절단난다"

윤석열이 몇년전에 한 말이다. 판사가 무죄를 선고한다고 피고가 자유로워 지는게 아니라는 말, 양날의 검과 같은 검찰권의 무거움을 말하는 데는 그렇게 틀린 말은 아닐지도 모른다. 물론 그는 인생을 절단낼 수 있는 기소권을 제 정적을 제거하는데 남용하고, 자신을 지키기 위해 사적으로 휘둘렀지만 말이다.


자정되지 않는 기관, 윤석열과 한몸이 되어 집단의 이익만을 꾀하고 국민이나 무고한 자에게 칼을 들이밀기를 거부하지 않았던 검찰이 그와 함께 몰락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 아닌가. 12.3 내란의 밤을 같이 지새고 그 이후의 시간을 같이 걸어온 사람이라면, 폭주를 막을 수 없고 견제할 힘이 지금껏 없었다는 걸 목도해 온 국민이라면 검찰 개혁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는 것에 동의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럼 어떻게? 검찰을 공소청으로 개편하고 검수완박을 하면 끝나는 일일까.


검찰권의 오남용을 막기 위해서는 그 권한을 분산시키고 윤리에 맞지 않게 부당하게 행사할 경우 그들에게 징계를 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검찰 앞에 놓인 가장 커다란 문제는 이것이다. 잃어버린 국민의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형사 사법과 부당한 기소를 남용해대던 과거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워 어떤 식으로 다시 일어날 수 있는지에 대한 것. 저자는 외국의 다양한 사례를 통해 답을 찾고자 한다. 주요 범죄 기소를 아예 시민들이 결정하게 한다거나 (미국 대배심), 검사가 불기소하더라도 시민들이 뒤집을 수 있는 시스템(일본 검찰심사회), 혹은 스페인 · 노르웨이와 같이 공무원의 법 왜곡 행위를 처벌할 수 있게 하는 것 등. 그 어느 나라에도 완벽한 시스템은 없지만 이렇게 검찰권을 제약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만으로도 매우 큰 일이다. 한국 근현대사에서 너무나 비대한 검찰권은 단 한번도 제 존재를 축소해본 일이 없이 검찰 주류의 이익을 위해 국민에게 칼을 겨누는 걸 꺼려하지 않았으니까.


많은 국민들이 검찰을 주목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몰라도 좋을 판검사의 이름을 우리는 몇개씩이나 알고 있다. 한국 검찰 내부만을 가리키는 손가락이 대부분이었던 그 동안의 글들과는 달리 이 책은 손가락을 밖으로 향해 다른 나라를 가리키며 앞으로의 우리 검찰이 나아갈 길을 다방면으로 제시하고 있다. 한국에 맞는 새로운 검찰 제도에는 무엇이 있을지, 앞으로의 검찰은 어떻게 될지 나름의 청사진을 그려볼 수 있게끔 하여 당면한 시대적 과제에 분명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



+ 세계의 검찰도 나오는 1부와 달리 2부에서의 감정 이입과 열받음은 진짜 상상을 초월함^^ 야잇.....


++ 그게 진짜 웃김. 검찰 로고가 대나무의 올곧음을 상징하고 중립성? 공정성? 청렴함? 독립성? 뭐 그런게 있다는 말이. 뭐 하나 있는 게 없는데.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읽은 뒤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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