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오랑 라면소설 2
하유지 지음 / 뜨인돌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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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몸통에 점점이 박힌 얼룩무늬, 뾰족한 귀, 밝은 빛에 동공이 좁아진 눈, 그러니까 나는, 고양이다. (p.5)

 

뜨인돌 출판사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라면소설] 시리즈는 라면처럼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고 맛있게 읽을 수 있는 짧은 청소년 소설을 표방하고 있다.

'만약 ~라면'에서 시작하는 이야기들, 『내 이름은 오랑』은 흔하다면 흔한 '고양이와 몸이 바뀌었는데 내가 누구였는지 잊어버렸다면' 에서 출발한다.

독특한 설정이 아님에도 이런 이야기가 보이면 집어 들게 되는 이유는 고양이가 너무 귀여우니까...(표지도 귀여우니까...저 위로 솟은 귀여운 꼬리와 솜방망이)

 

어느 날 갑자기 날벼락처럼 고양이가 되어버린 학생. 내가 분명 고양이가 아니었다는 건 알지만 이름도, 부모님도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반대편도 난리가 났다. 학생이 된 고양이는 원래 학생이 좋아하던 귤은 싫어하고, 입에 대지도 않던 생선을 먹기 시작한다.

  

  

짧고 가볍게 읽히는 소설 자체가 목적이라면 목적에 다분히 걸맞는다는 생각이 든다.

어른이 읽기에는 너무나 얕고, 묵직하게 좋은 여운을 주는 다른 청소년 소설에 비해서는 확실히 가볍다.

보통 무언가와 몸이 바뀌었다는 주제를 내세운 이야기에서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는 가족이나 친구와의 관계성, 타인의 삶에 대한 체험과 깨달음인데

『내 이름은 오랑』은 고양이의 삶과 사람, 특히 중학생의 삶 자체만을 가벼이 비교하는데서 그친다. 

각자의 삶에 있어서 가족이나 친구, 동료가 나오지만 그저 주변인 정도이고, 핵심은 고양이와 인간의 삶에는 이런 차이가 있는데 어느 것이 더 좋다고 말할 수 있는가를 묻는 듯하다.

 

 

청소년, 특히 책을 거의 접하지 않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가볍게 자극하며 쉽게 발걸음을 떼도록 하는 데에 있어서는 좋은 시리즈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확실히 라면같은 소설이다. 빠르고 가볍고 영양가는 조금 부족하지만 먹는 동안 맛있었고 즐거운 기분. 큰 여운이 남지는 않더라도 즐겁게 읽은 감정이 남는 경험에서 아이들은 독서의 첫출발을 하게 되는 게 아닐까.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읽은 뒤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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