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리스트
재키 캐블러 지음, 정미정 옮김 / 그늘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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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보시면 옥스퍼드에 사는 리사 터너를 죽인다는 얘기가 적혀 있는데, 살인이 일어나기 전에 쓴 거라니까요."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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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전문 기자인 메리 엘리스는 크리스마스 선물로 발신인 불명의 다이어리를 받게 된다.

다음 해가 되어서야 펼쳐본 다이어리에는 부연 설명도 없는 간결한 메모가 적혀져 있었다.


[1월 1일 옥스퍼드, 리사 죽이기

2월 1일 버밍엄, 제인 죽이기

3월 1일 카디프, 데이비드 죽이기

4월 1일 첼트넘, 메리 죽이기]



일단 설정이 재미있어 보였다.

만일 내 손에 나를 향한 살인 예고장이 들려있다면 어떻게 행동할까. 앞서 예고된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범인의 윤곽은 전혀 모른 채로 살인이 예고된 날짜가 다가온다면 얼마나 긴장되고 예민해질까. 추가적인 설명도 없이 간결하게 어느 날 특정인을 죽이겠다는 선언은 쫓는 사람들로 하여금 다양한 방면으로 원인을 추측하게 한다. 인물의 전반적인 삶, 부모, 인간관계 등.


이 책은 작가가 짜놓은 판 위에서 스피디하게 읽히며, 환장할 것 같은 인물 관계와 나름의 반전들이 있어서 넷플릭스 드라마 한 편을 보는 느낌이었다. 범인은 못 맞췄는데 크게 아쉽지는 않았음. (솔직히 범인이기를 바라는 사람은 있었는데🥲) 애초에 추리할 수가 없는 서술이었으니까. 추리보다는 스릴을 즐기는 방향에 초점이 맞춰진 소설에 가까웠다. 추리 소설로서의 짜임이나 범인에 대한 아쉬움은 있었으나, 워낙에 속도가 빠르고 범인에 대한 호기심을 확실히 자극시켜서 읽는 사람을 마지막 페이지까지 끌어갈 수 있는 힘이 있는 책이었다.



+읽는 내내 메리와 피터(메리 절친)의 관계가 너무 불편했다. 둘의 관계는 초장부터 친구가 아니라 유사연애에 가까웠으며, 피터의 여자친구 메간의 존재는 맥거핀으로서의 역할조차 못하고 그냥 독자를 불편하게 만듦. 메간이 있음으로서 피터와 메리의 감정이 바람피는 게 되어 버리니까. 차라리 없었으면 마음 편하게 둘이 썸을 타는구나 하고 봤을텐데 그냥 바람 현장을 생생히 목격하고 있는 느낌이라 마음에 들지 않았다. 후에 피터가 "메간이 좋은데 잘 안맞는다"고 말했지만, 그건 메간이 피터와 메리가 선을 넘을듯 말듯 아슬아슬하게 놀고 있으니까 불안해서 한 행동들 때문이잖아...🤦‍♀️


메간이 이 둘을 <연애의 참견>에 제보하면 패널들이 다 헤어지라고 할 듯. 그리고 몇 일 뒤에 메간 인스타스토리에 저격 올라올 것 같다. [그렇게 친구라더니 결국ㅋ]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읽은 뒤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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