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도킨스, 내 인생의 책들
리처드 도킨스 지음, 김명주 옮김 / 김영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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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은 시적으로 들리기 위해 언어를 치장할 필요가 없다. 시적 감수성은 주제인 '실재(實在)'에 들어 있다. 과학은 오직 명료하고 정직하게만 쓰면 독자에게 시적인 느낌을 전달할 수 있다. (p.16)



<내 인생의 책>에 대해 글을 쓴다면 보통 무슨 형식으로 글을 쓰게 될까. 자신의 인생을 나열하다 책을 끼워넣거나, 책을 소개하고 에피소드를 소개하지 않을까?

리처드 도킨스의 <내 인생의 책>은 저자가 살아가다 만난 인상적인 책들에 대해 쓴 서문, 서평, 인터뷰들을 한데 모은 책이다. 다양한 주제를 말하는 글은 4장 정도의 짧은 분량, 길어야 20장 정도로 빠르게 전환되어 두꺼운 책임에도 조금씩 하루에 정해두고 읽으면 딱히 질리지 않게 마지막장까지 끌어올 수 있다.

비평이 정말 재미있는데 흔히 접하는 문학인들의 것과 과학자의 것은 완전히 궤가 달랐다. 문학인들의 비평은 마음이 아픈 느낌이라면 과학자의 비평은 뼈가 부스러져서 날린다.
확실히 너무 좋았다고 칭찬하는 것보다 작정하고 신랄하게 비평하는 글이 더 재밌게 느껴지는 것은 비단 나만 그렇진 않을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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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굴리스급의 능력과 엄밀함을 지닌 과학자가 어떻게 이런 허세 가득한 헛소리에 속을 수 있는지는 이 책에 나오는 문장만큼이나 이해 불가다.(p.97)

하지만 저는 비합리성이 낭만적 사랑이나 시, 또는 그 밖에 인생을 살 가치가 있게 만드는 감정들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p.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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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장은 상당히 재미있다. 리처드 도킨스의 재치가 군데군데 묻어나기도 해서 유쾌하기까지 했으나, 개인적으로 기대했던 <5장. 검찰이 묻다: 신앙을 심문하다>가 생각보다 딱딱하게 넘어가서 이 부분은 재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저자가 갖고 있는 종교에 대한 인식, 과학과 종교를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를 앞에서부터 빌드업을 잘 시켜와야 5장 전체의 내용이 매끄럽게 넘어갈 것같다.
(종교를 패스트푸드로 보는 이론은 흥미로웠음)

내용의 전문성과 풍부함은 물론이며, 폭넓은 지식을 바탕으로 쓰는 단문을 단시간에 다양하게 볼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접할 일 없었던 기회였음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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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작디작은 세계의 큰 사람들로 남기를 원하는가, 아니면 크디큰 세계의 작은 사람들이 되기를 원하는가? (p.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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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드 호일의 <검은 구름> 같은 책들은 한 번 읽어보고 싶은데 번역이 없어서 영업만 당하고 눈물 삼키는 중.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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