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덱스 - 지성사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 색인의 역사 Philos 시리즈 24
데니스 덩컨 지음, 배동근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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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인은 두 가지로 순서를 배치하는 방식이다.

항목을 알파벳순으로 놓고 그 항목이 있는 페이지를 순서대로 배열하면서 원문을 변환한 것이다. (p.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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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인이라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내가 알고있던 개념은 책 뒤에 적힌 단어들의 위치, 백과사전에나 볼 수 있는 것들이었다.

서문에서는 이런 개념부터 정정하고 시작한다.

항상 특정한 자리에 물건을 두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오브젝트를 배치하는 것. 이것 역시 색인이다.

이 책에도 나오는 말이지만 '잘 생각하는 사람이 잘 말한다.' 머릿속에서도 개념이 정확히 정리되고 분류가 제대로 되어 있으면 말을 유창하게 할 수 있고 글을 유려하게 쓸 수 있다. 마음 속에 색인을 두어 찾고자 하는 것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찾아내는 것이다.

즉, 시간 절약을 위해 채택된 한 방편으로서 우리가 찾고자 하는 것이 어디에 있는지를 말해주는 것(p.15). 그 모두가 색인이다.

구글링 역시 방대한 인터넷 세계에서 필요한 정보를 찾을 수 있는 색인의 한 방법이며, 해시태그 역시 마찬가지이다.


순간 제목이 말하는 <지성사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 이라는 말이 무엇인지 짐작이 갔다.

정보만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이 방대한 세계에서 내가 원하는 특정한 정보들을 찾아낼 수 없다면 그것은 그저 흩어지는 하나의 개념일 뿐이다.

우리는 필요한 것들을 빠르고 정확하게 색인을 통해 찾아내고, 이를 취합하며 문명을 발전시켜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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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인이 등장한 지 두 세기 동안 배심원들의 반응은 둘로 갈라졌다.

한쪽은 소크라테스처럼 빠르게 세를 확장해 나가는 기술을 보면서 돌아갈 수 없는 시절을 그리워하며 좌절했고, 다른 한쪽은 파이드로스처럼 그것을 이용할 수 있어서 기쁘기만 했다.(p.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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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색인은 처음에는 환영받지 못했다고 한다. 소크라테스 등의 색인 반대론자들의 이유도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이 색인으로 필요한 정보만 쏙쏙 뽑아서 취득하고 본문을 읽는데 소홀해질 수 있다는데, 어디서 많이 들어본 말 아닌가?

우리도 지나친 인터넷 사용과 구글링을 걱정하며 사람들이 전체 본문을 읽지 않고 필요한 부분만 취함으로 사람들이 점차 산만해진다는 걱정을 하지 않는가.

"라떼는 궁금하면 백과사전을 뒤적거리거나 책의 내용도 다 읽고 나서야 알았는데 요즘은 말여~ 검색 하나면 책도 요약해서 다 보여주고 사전도 볼 수 있고 말여!"

이런 얘기가 2000년을 거슬러 올라가 색인의 역사와 함께 쭉 해왔다는 것이 놀라웠다.


많은 우려를 색인 나름의 방법으로 극복해가며 (p.233의 방법은 정말 창의적이다. 색인을 자극적으로 뽑으면 본문을 안볼수가 없다. 마치 조회수로 돈을 버는 인터넷 기사 제목같다.) 색인은 인류사에 없어서는 안되는 요소로 뿌리깊게 자리 잡았다.

사람들은 이제 색인을 이용하기도 하고 스스로 만들어가면서 세상을 자기만의 방법으로 분류해나간다.

이전에는 전문 색인가만이 정보를 분류했다면 지금은 모든 사람이 만들 수 있고,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불특정 다수가 열람할 수 있게 되었다.

색인이 세상을 바라보는 나침반 역할을 하는 만큼 나는 바른 방향을 바라볼 수 있게 색인을 만들고 있는지 생각해봄과 동시에 너무나 쉬운 검색이 인간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다른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색인은 예전에도 그랬고 이후에도 다양한 답을 찾아낼 것이다.




*해당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읽은 뒤 주관적으로 작성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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