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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이불
안녕달 지음 / 창비 / 2023년 1월
평점 : 
내 어릴적 할머니집은 연탄을 떼워 겨울을 났었다.
연탄 구멍을 잘 맞춰서 놓아야하고 시간 맞춰 갈지 않았다간
방이 얼음장 같이 식어 다시 따뜻하게 만들려면 시간과 공을 꽤 들였던 기억이 난다.
그때 아랫목을 보면 얼마나 뜨거웠던지 장판이 그을리다 못해
나중에 타버리기도 했었는데
그만큼 그자리는 지글지글 끓는 사우나와 같이 뜨겁고 따뜻했다.
한 겨울 추운 밖에 있다 집에 돌아오면 할미, 할비는 언제나
아랫목에 두툼한 이불을 깔아둔 명단자리를 내어주셨다.
차가운 손도 녹여주고 언발도 녹이라며 내주었던 아랫목이 이책을 보니 떠올랐다.
이따금 스테인레스 재질의 밥공기에 밥을 가득 떠 뚜껑을 덮고는
아랫목에 넣어두는걸 보았었는데
전기밥솥과 전자레인지가 익숙한 우리 아이들은
이게 뭔지도 모른다.ㅎㅎㅎㅎ
급하면 편의점에서 백종원도시락 사먹고 햇반 돌려 먹으면 되는 줄
아는 아이들에게 이 따뜻한 감성과 추억을 줄 수 없다는게 너무 속상하다.
이번 겨울이불은 엄마의 어린시절 겨울추억을 꺼내보며 감성에 젖게 했다.
우리 아이들은 이 추억을 알길이 없어 공감하지 못해 참 아쉬웠는데
다행히도 이책이 좋다며 너무 재미있다 했다.
우리 아이들은 안녕달 책은 모두 좋아했는데 이번 겨울이불에서
빵 터진 부분은 바로 이곳이다.
글자를 읽기만 하면 까르르 까르르 넘어간다.
이불속에서 이런 일들이 일어난다니....
진짜 상상력에 감탄했다.
우리 아이들이 혼잣말하며 놀때 아이들의 머리속에도
이런 그림들과 상상이 있는걸까?
엄마로서 궁금해졌다.
한겨울 장독대에서 꺼내온 살얼음 얼은 할미가 만든 식혜,
고구마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손녀를 위해
고구마 농사를 지으신 할미,할비의 군고구마!
뜨끈뜨끈한 한겨울 할미,할비 방의 아랫목!
40이 넘은 엄마는 겨울이불을 통해
어릴적 따뜻한 겨울추억을 한가득 가져온다.
우리 아이들은 어른이 되었을때
어떤 따뜻한 겨울추억을 떠올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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