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 생각을 생각하는 철학 그림책, 2023 중소출판사 출판콘텐츠 창작지원 사업 선정작 마음그림책 18
자연 지음 / 옐로스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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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로스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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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초그신서평단

#초등교사그림책신작읽기모임

10년 만에 6학년 담임을 맡았다.

2년 연속 1학년을 맡다가 인생의 퀀텀점프 격으로 큰 변화를 겪어내고 있다. 말도 생각도 행동도 모두 다른 아이들, 자그마치 5년의 차이가 나니 말해 뭐하겠나.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반 10년이면 냇가랑 언덕이 바뀌려나.

교실에서 읽어주는 그림책도 많이 달라졌다. 그림책은 0~100세까지 아우르는 문학이고 예술이라지만 교실에서 읽어줄 때는 조금 더 고려해야 하는 요소가 있다. 8살들이 재밌게 또는 인상깊게 봤다고 그냥 가져다 읽어줬다가는 그림책이 유치하다라는 잘못된 인식을 갖게 될 지도 모른다. 아는 내용이라 하더라도 다시금 여러 번 읽어보고 선별하고 있다. 원래 13살들은 자기들이 꽤나 어른스럽고 수준이 높은 줄 아는 만큼 존중해드려야 한다.

이런 차에 읽게 된 그림책 <생각>

생각이 많아지는 사춘기 아이들이, 인생의 고민이 생기는 우리반 학생들이 다양한 관점으로 읽을 수 있는 내용이었다.

작은 몸으로 할 수 있는 작은 생각, (물론 아가들이라고 작은 생각만 하진 않겠지, 우리 그들의 머릿 속을 알 수 없으니 단언하기는 힘들듯!)

별을 품을 정도의 큰 생각

나에게 도움이 되는 생각

남에게 해가 되는 생각

짧은 문장과 적절하게 그려진 그림들 덕분에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돕는다.

‘난 어떤 생각을 하는 사람일까?’

3월 둘째 주, ‘나는 누구인가’를 주제로 매일 한 가지 활동을 하고 있는데 지금 읽어줘야 하는 그림책으로 그야말로 딱이다!

생각에 대한 생각을 담은 짧은 글귀를 필사하며 좀 더 깊이 생각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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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보는 까만 애벌레 - 한글 이중모음 그림책 감동이 있는 그림책 43
노은실 지음 / 걸음동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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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보는까만애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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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교사그림책신작읽기

2022, 2023년 두 해 연속 1학년 담임을 맡았다.

2022개정교육과정에서 한글교육과 놀이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어 8살들이 학교에 들어오면 제.대.로 읽고 쓰기 위한 국어 수업을 1학기 내내 진행한다. 요즘은 어린이집, 유치원에서 부터 한글 교육이 이루어지다 보니 1학년 교실의 학습 편차가 더 심해졌다. 그림책, 동화책을 자유롭게 읽을 수 있는 아이들과 자신의 이름만 읽고 쓸 줄 아는 아이들의 격차란 생각보다 심각하다. 낯선 학교에 적응하기도 바쁜데 수준이 다른 친구들의 모습 속에서 내 모습을 봐야하는 건 이중적인 의미가 있다. 잘하는 아이들이 느끼는 자신감이 모르는 아이들을 고개 숙이게 만든다. 교육과정이 그렇게 구성이 되어 있다. 국어에서는 1학기 동안 아야어여, ㄱ,ㄴ,ㄷ, 받침 글자 등을 순차적으로 가르치라고 하지만 수학은 1단원 시작부터 문장을 읽어야 수학익힘책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게 만들어져 있다. (이게 말이냐 방구냐.........)

그래서 1학년 담임교사는 바쁘다.

"잘한다, 잘한다!" 칭찬을 했다가 누군가에게는 "천천히 배우면 된다. 괜찮아." 격려를 아끼지 않으며 1번 부터 20번까지 다른 수준의 아이들을 맞춤형으로 지도한다.

그래서 1학년 담임교사의 선택은 그림책이다!

한글 수업도 그림책으로 시작한다. 읽어주고, 읽어주고, 또 읽어주고....


노은실 작가의 <무지개 애벌레 ㅏ,ㅑ,ㅓ,ㅕ>의 친구가 나왔다.

<책 보는 까만 애벌레>는 이중모음을 담고 있다. 특히 순우리말 낱말들을 다루고 있어 더욱 의미가 있다. 한글에서 이중모음은 어렵다. 1학년 2학기에 받침과 함께 더 깊이있게 다룬다. 아, 야, 어, 여로 된 글자들도 눈앞에서 빙글빙글 도는데 '아'와 '이'가 만나 '애'가 된다니... '애'벌레가 놀라서 나비가 되려나.

초등학교 특수교사이기도 한 노은실작가는 우리 아이들의 배움에 대해 '애벌레처럼 느리지만 천천히 가도 좋다.'고 이야기한다. 우리 함께 같이 나아가자고... 대신 손에서 글자를 놓치않는 다양한 색깔의 애벌레들처럼 아이들의 손에서도 배움이 놓쳐지지 않길 바란다. 그리고 선생님이 옆에서 까만 애벌레처럼 '의초롭게' 너희들을 지켜가겠노라 그림책을 통해 따뜻하게 전하는 것 같다. (의초롭게=화목하여 우애가 두텁게)


나도 그런 선생님이길 바란다.

"틀려도 괜찮아!"

"느려도 괜찮아!"

(그렇지만.... 한글에 대한 노출은 유아기 시절에 충분히, 넘치도록, 꼭 이루어져야 8살이 되어서 배우는 한글 학습에서도 나아갈 수 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한글을 미리 깨우치고 글자를 쓸 수 있는 아이들로 만들라는 말이 아니다. 읽을 수 있길.. 기본 글자는 입학하면서 자신있게 읽을 수 있길 바라며 우리 부모님들이 책을 많이 읽어주시길 소망한다. 안타깝지만 학습 부진은 1학년 교실에서 가장 먼저 시작된다. 그것도 한글을 아느냐, 모르느냐의 작은 차이가 1학년의 학습을 잘하게 되느냐, 못하게 되느냐를 결정한다. 안타깝게도 그게 현실이다.)


https://blog.naver.com/sena2001/223357733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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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몬스터 크라케루삐티아 올리 그림책 29
조수경 지음 / 올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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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교사신작그림책읽기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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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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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에 인상 깊게 읽은 책은 심각한 adhd 성향을 가진 특수교육과 교수가 쓴 <리틀몬스터>다.

지난 두 달간, 이런게 교실붕괴인가 싶을 정도의 일들을 겪어내며 이게 정말 8살이 하는 행동일까 어이가 없다가도 답답하다가도 막막하다가도 내 교직 경력이 의심스럽다가도.... 교육의 방향을 잃어가고 있을 때 선배선생님으로부터 추천을 받았다. 그 학생을 이해하기 위해...

책을 읽으며 여기 저기 밑줄을 긋고 여백에 이것 저것 쓰면서 책을 씹어먹다 싶을 정도로 읽으니 그 학생의 성향에 대한 이..해...를 조금 할 수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최재천 교수는 이런 말을 자주 하신다. "알면 사랑한다."

알면 이해하게 되고, 이해하면 사랑하게 된다는 의미를 곱씹으며 adhd를 알기 위해 애썼고 알게 되니 그 학생의 행동이 조...금 이해가 됐다. "아... 너를 그냥 너로 바라보자!" 나의 안경으로 너를 바라보지 말고 너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겠다고 마음을 정하니 우리교실에, 아니 교사에게 잠깐의 평화가 찾아왔다.





그러한 때, 조수경 신작 그림책 <크라케루삐티아>를 만났다. 제목도 요즘 나의 관심사에 맞게 평행이론을 따르듯 위대한 몬스터라니... 괴물 같은 우리반 그 학생의 모습을 조금 더 귀엽게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그림책이다. 괴물들이 사는 집에 인간이 나타났다. 깨끗하고 자상하고 착한 인간의 모습이 괴물들에게는 끔찍하다. 냄새도 나야하고 지저분하고 엉망이어야 하는데 인간이란 것들은 왜 다들 그 모양인지.... 여기서 한 가지 느꼈다. "아! 너의 세계에서 평범한 교사와 친구들은 이상하게 보이겠구나."

이 그림책을 읽으며 위대한 몬스터를 이해하려고 한다. 이 재미난 세상에 사는 '너'를 받아들이려고 한다.

왜냐하면 달라도 우린 친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사이기 전에 너의 특별함을 받아줄 수 있는 '친구'면 되는데... 굳이 강하게 부딪치고 단호하게 가르치며 교사 노릇하느라 난 지난 3개월 선생님이 되지 못했다.






나의 한장면,

나의 마음을 사로 잡은 장면은 친구 '뭉치'의 이름표를 들고 1년을 기다리던 이 장면이다.

친구라는 이름으로 그 시간을 견뎠기에 그 둘은 다시 친구라는 이름으로 만날 수 있었다.

"나는 이제 마음으로나마 너의 인생에 너를 가장 잘 이해하는 친구가 되보려고 한다."

이제 겨우 봄을 지났을 뿐...

너와 함께 하는 여름, 가을, 겨울이 조금 더 편안해지길 바란다.

('이 책을 이렇게 심각하게 읽어낸 사람은 나뿐인가 하노라.' 역시 그림책은 독자 마음대로 읽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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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을 가진 아이들 마음그림책 15
김미정 지음, 이정은 그림 / 옐로스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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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naver.com/sena2001/223088350265



#숲을가진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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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넘은 교직 생활 중, 올해가 가장 힘들다.

매년 쉽지 않았지만 힘들다는 느낌이 가장 많이 드는 해인 걸 보면, 매일 내가 감당해가고 있는 이야기들을 모아보면 버티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

부모에 의한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하여 경찰, 지방자치단체 담당자를 대동하고 가정방문을 다니고,

책상 밑에 숨어 공부가 싫다고 소리지르며 이상한 그림들을 그리는 아동을 보면서 심리검사를 받아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소리지르기, 울기, 물건던지기, 친구 때리기, 과격한 행동 등 감정조절의 심각한 문제가 보이지만 '집에서는 그러지 않아요.'라는 말로 교사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어머니와 지속적인 상담을 진행하는 등 이게 정말 3~4월에 다 일어난 일이냐고 반문하고 싶을 정도로 한번에 쏟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난 대한민국 교사라는 자긍심으로

그럼에도 난 아이들이 좋다는 사명감으로

그럼에도 난 나를 사랑한다고 안아주는 아이들의 따뜻함으로 오늘도 학교에 간다.



<숲을 가진 아이들> 그림책은 초그신서평단으로 진작 받은 책이지만 이런 상황을 핑계삼아 읽을 수 없었고, 글을 쓸 수 없었다. 그리고 오늘 펼쳐들면서 스스로를 위로한다. 깊이 있는 책읽기를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지금의 나의 상황과 마음에 감사하면서... 끄집어 낼 수 있는 최대한의 긍정성을 가지고...

글만 따로 읽으니 마치 시 같다.

시그림책으로 작업을 한 것 같은 한 장면에 짧은 2줄의 글.

글만 따로 적으니 마치 시 같다.

시그림책을 보는 듯 시와 찰떡 궁합인 따뜻한 그림.

마지막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김미정 작가는 이런 말을 남겼다.

"교사의 눈에는 아직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우리 아이들. 그 아이들을 대함에 소홀한 적은 없었는지 자신에게 물었습니다. 무한한 가능성을 품고 있고 언젠가 당당히 자신의 이름을 찾아 활짝 피어날 그 아이들은 자기 안에 숲은 가진 아이들이었습니다."

아이들을 대함에 소홀한 적은 없었는지, 나의 눈에서 따뜻함이 느껴지지 않았을 때 그 학생의 감정이 솟구쳐오른 것은 아닌지, 나는 그 아이의 무한한 가능성을 믿고 있는지 다시 한 번 나에게 되물었다.

물론 교사는 감정쓰레기통이 될 수 없다. 화가 난다고 교사에게 발길질을 하는 학생의 무례한 행동을 봤을 때, 안내장 회신도 학습준비물도 제때 챙겨주지 않으면서 아이의 심리 상태를 걱정하는 교사의 말에 "선생님 지금 뭐하시는 거예요?"라고 예의 없이 묻는 학부모를 만났을 때, 신고가 접수되어 경찰을 대동하고 가정방문을 갔지만 자신들의 잘못이 아니라며 뻔뻔하게 학교에 무리한 요구를 하는 아동학대 부모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도 학교가기 싫다.

나는 교육을 하고 싶다. 상담과 치료는 다른 전문기관에서 해야할 일이다. 교사로서 도움을 줄 수 있지만 나는 교실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다.

그런 마음으로 <숲을 가진 아이들>을 다시 읽는다. 또 읽는다.

"분명 잘 자랄거예요."

"분명 잘 클거예요."

그러면서 나에게도 전한다.

"누군가의 소나기를 피하게 도와주고 누군가를 기대게 도와주고 있는 지금, 잘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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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첫날인데… 햇살그림책 (봄볕) 54
김진미 지음 / 봄볕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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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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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이어 올해도 1학년 담임을 맡았다. 3, 4월 화장실도 못 가고 물도 못 마시고 숨넘어갈 듯 하루를 살던 시절을 잊고, 12월 예쁜 모습만 기억하며 또 1학년을 지원했다. 그리고 3월이 되면서 작년 이맘때 고생하던 시간들이 스믈스믈 올라온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 했던가, 출산의 고통을 잊고 둘째, 셋째를 낳듯, 1학년 학생들을 학교에 적응시키는 고통을 잊고 또 이 시기를 맞이했다. 

문자 그대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림책 앞에서 8살의 초롱초롱한 눈빛을 보고 있노라면 내가 교사로 사는 의미를 느낄 수 있다. 무언가 배우겠다고 그 작은 몸보다 큰 의자에 앉아 다리는 달랑달랑 떠 있고 몸은 곧추세우지 못해 흐느적 거리는 그들을 보고 있노라면 귀엽다 못해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이런 아이들에게 그 어떤 책보다 찰떡궁합인 그림책 <학교 첫날인데>가 출간되었다. 

개학을 맞아 조금 더 일찍 받아보았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남지만 얼레벌레 입학식과 그 다음 날을 보내고 조금 친숙해진 시기, 만난지 3일 만에 입학식을 다시 떠올리며 그림책을 펼쳐들었다. 

혼자 앉아 있는 교실에서 벌벌 떠는 주인공

친구가 한 명씩 들어오는데 사자, 원숭이, 치타, 토끼... 동물의 왕국이 따로없다. 어찌보면 아이들도 학교 온 첫 날 이런 기분이었을 것이다. 낯선 서로가 그저 동물원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동물들로 보이는 것은 그 순간이 뜬구름 잡듯 현실감없이 느껴져서 일지도 모른다. 3일이 지나 친해진 아이들은 그림책을 보며 종알종알 말이 많아 진다. 

"우리도 저렇게 강당에 서 있었는데..."

"내가 교실에 왔을 때 저랬는데..."

"너는 어디 앉아 있었어?"

"왜 사람이 아니고 코끼리지?"

"우리반 친구도 달리기 하다가 다쳤자나요."

"그 때 보건실 같이 갔었어요."

우리반의 이야기와 그림책이 연결되다보니 더 할 말이 많아진다. 그림책이 현실과 연결되는 순간이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다들 눈이 커진다. 

"무슨 마법의 약을 먹었나봐."

"선생님이 주신 사탕이 사람으로 변하는 약이었어요?"

질문도 너무 귀엽다. 책에 빠져들어서 그렇게 말하는 너희의 상상력에 박수를 보낸다.

'좋았어! 올해도 그림책에 걸려들겠군!' 1학년 담임교사는 그림책에 빠져든 아이들의 모습에 속으로 박수를 친다. 그림책이 주는 매력에 1년이 재미있게 흐를 것 같아 기대가 된다. 

1학년 교실, 3월에 들려주면 너무 좋은 그림책이다. 

한 달이 지나 또 읽어도 '우리 그 때 그랬다.'고 추억을 곱씹을 수 있을만한 내용이다.

우리반도 스윽 보니 토끼같은 친구, 코끼리 같은 아이, 원숭이 같은 학생, 사자 같은 녀석이 눈에 들어온다. 시끌시끌, 우당탕탕, 우왕좌왕, 좌충우돌...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지나갈 것이다. 조금은 두렵지만 그래도 한 달 잘 버티면 즐겁게 1년을 보낼 수 있을 나는 1학년 담임교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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