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첫날인데… 햇살그림책 (봄볕) 54
김진미 지음 / 봄볕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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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이어 올해도 1학년 담임을 맡았다. 3, 4월 화장실도 못 가고 물도 못 마시고 숨넘어갈 듯 하루를 살던 시절을 잊고, 12월 예쁜 모습만 기억하며 또 1학년을 지원했다. 그리고 3월이 되면서 작년 이맘때 고생하던 시간들이 스믈스믈 올라온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 했던가, 출산의 고통을 잊고 둘째, 셋째를 낳듯, 1학년 학생들을 학교에 적응시키는 고통을 잊고 또 이 시기를 맞이했다. 

문자 그대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림책 앞에서 8살의 초롱초롱한 눈빛을 보고 있노라면 내가 교사로 사는 의미를 느낄 수 있다. 무언가 배우겠다고 그 작은 몸보다 큰 의자에 앉아 다리는 달랑달랑 떠 있고 몸은 곧추세우지 못해 흐느적 거리는 그들을 보고 있노라면 귀엽다 못해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이런 아이들에게 그 어떤 책보다 찰떡궁합인 그림책 <학교 첫날인데>가 출간되었다. 

개학을 맞아 조금 더 일찍 받아보았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남지만 얼레벌레 입학식과 그 다음 날을 보내고 조금 친숙해진 시기, 만난지 3일 만에 입학식을 다시 떠올리며 그림책을 펼쳐들었다. 

혼자 앉아 있는 교실에서 벌벌 떠는 주인공

친구가 한 명씩 들어오는데 사자, 원숭이, 치타, 토끼... 동물의 왕국이 따로없다. 어찌보면 아이들도 학교 온 첫 날 이런 기분이었을 것이다. 낯선 서로가 그저 동물원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동물들로 보이는 것은 그 순간이 뜬구름 잡듯 현실감없이 느껴져서 일지도 모른다. 3일이 지나 친해진 아이들은 그림책을 보며 종알종알 말이 많아 진다. 

"우리도 저렇게 강당에 서 있었는데..."

"내가 교실에 왔을 때 저랬는데..."

"너는 어디 앉아 있었어?"

"왜 사람이 아니고 코끼리지?"

"우리반 친구도 달리기 하다가 다쳤자나요."

"그 때 보건실 같이 갔었어요."

우리반의 이야기와 그림책이 연결되다보니 더 할 말이 많아진다. 그림책이 현실과 연결되는 순간이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다들 눈이 커진다. 

"무슨 마법의 약을 먹었나봐."

"선생님이 주신 사탕이 사람으로 변하는 약이었어요?"

질문도 너무 귀엽다. 책에 빠져들어서 그렇게 말하는 너희의 상상력에 박수를 보낸다.

'좋았어! 올해도 그림책에 걸려들겠군!' 1학년 담임교사는 그림책에 빠져든 아이들의 모습에 속으로 박수를 친다. 그림책이 주는 매력에 1년이 재미있게 흐를 것 같아 기대가 된다. 

1학년 교실, 3월에 들려주면 너무 좋은 그림책이다. 

한 달이 지나 또 읽어도 '우리 그 때 그랬다.'고 추억을 곱씹을 수 있을만한 내용이다.

우리반도 스윽 보니 토끼같은 친구, 코끼리 같은 아이, 원숭이 같은 학생, 사자 같은 녀석이 눈에 들어온다. 시끌시끌, 우당탕탕, 우왕좌왕, 좌충우돌...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지나갈 것이다. 조금은 두렵지만 그래도 한 달 잘 버티면 즐겁게 1년을 보낼 수 있을 나는 1학년 담임교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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