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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몬스터 크라케루삐티아 ㅣ 올리 그림책 29
조수경 지음 / 올리 / 2023년 4월
평점 :
#초등교사신작그림책읽기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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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에 인상 깊게 읽은 책은 심각한 adhd 성향을 가진 특수교육과 교수가 쓴 <리틀몬스터>다.
지난 두 달간, 이런게 교실붕괴인가 싶을 정도의 일들을 겪어내며 이게 정말 8살이 하는 행동일까 어이가 없다가도 답답하다가도 막막하다가도 내 교직 경력이 의심스럽다가도.... 교육의 방향을 잃어가고 있을 때 선배선생님으로부터 추천을 받았다. 그 학생을 이해하기 위해...
책을 읽으며 여기 저기 밑줄을 긋고 여백에 이것 저것 쓰면서 책을 씹어먹다 싶을 정도로 읽으니 그 학생의 성향에 대한 이..해...를 조금 할 수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최재천 교수는 이런 말을 자주 하신다. "알면 사랑한다."
알면 이해하게 되고, 이해하면 사랑하게 된다는 의미를 곱씹으며 adhd를 알기 위해 애썼고 알게 되니 그 학생의 행동이 조...금 이해가 됐다. "아... 너를 그냥 너로 바라보자!" 나의 안경으로 너를 바라보지 말고 너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겠다고 마음을 정하니 우리교실에, 아니 교사에게 잠깐의 평화가 찾아왔다.
그러한 때, 조수경 신작 그림책 <크라케루삐티아>를 만났다. 제목도 요즘 나의 관심사에 맞게 평행이론을 따르듯 위대한 몬스터라니... 괴물 같은 우리반 그 학생의 모습을 조금 더 귀엽게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그림책이다. 괴물들이 사는 집에 인간이 나타났다. 깨끗하고 자상하고 착한 인간의 모습이 괴물들에게는 끔찍하다. 냄새도 나야하고 지저분하고 엉망이어야 하는데 인간이란 것들은 왜 다들 그 모양인지.... 여기서 한 가지 느꼈다. "아! 너의 세계에서 평범한 교사와 친구들은 이상하게 보이겠구나."
이 그림책을 읽으며 위대한 몬스터를 이해하려고 한다. 이 재미난 세상에 사는 '너'를 받아들이려고 한다.
왜냐하면 달라도 우린 친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사이기 전에 너의 특별함을 받아줄 수 있는 '친구'면 되는데... 굳이 강하게 부딪치고 단호하게 가르치며 교사 노릇하느라 난 지난 3개월 선생님이 되지 못했다.


나의 한장면,
나의 마음을 사로 잡은 장면은 친구 '뭉치'의 이름표를 들고 1년을 기다리던 이 장면이다.
친구라는 이름으로 그 시간을 견뎠기에 그 둘은 다시 친구라는 이름으로 만날 수 있었다.
"나는 이제 마음으로나마 너의 인생에 너를 가장 잘 이해하는 친구가 되보려고 한다."
이제 겨우 봄을 지났을 뿐...
너와 함께 하는 여름, 가을, 겨울이 조금 더 편안해지길 바란다.
('이 책을 이렇게 심각하게 읽어낸 사람은 나뿐인가 하노라.' 역시 그림책은 독자 마음대로 읽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