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힘들게 만드는 회사에서 탈출하여 나만의 작은가게를 만들어 소소하게 카페를 차리고 시간 날 땐 친구들 불러서 여유를 부리고 싶은 기분.
이런 기분을 가진 직장인들이 꽤 있나보다.
나로 말할 거 같으면 경영에는 전혀 취미가 없고, 서비스직에도 관심이 없어서 카페창업을 생각도 하지 않았는데,
아무래도 은퇴 후 작은가게를 꿈꾸는 이들이 많이 있는 것 같다.
여기서 잠깐!
친구나 지인들을 불러서 여유로운 시간을 가지는 건 영업시간 밖에서 했으면 한다.
가끔 음식점이나 바, 혹은 카페에 갔는데 사장님과 그 지인들이 신나게 대화 중인 그 곳에 들어가면 참 기분이 별로다.
뭔가 한창 모임이 일어나고있는데 끼어드는 느낌이랄까?
한참 떠드느라 손님의 주문을 듣지 못할 때도 있고, 나갈 때 인사해도 씹는 기도 안차는 경우가 - 양양 서핑 스팟 - 있다.
오픈, 마감시간을 제외한 시간대, 혹은 비영업일에 사장님의 자유 시간을 가지는 게 옳다.
안 그러면 뭣하러 남에게 돈을 받고 장사하는 공간을 창업하였는가.
창업시 정말로 중요한 건 입지다.
입지에 따라 임대료가 달라지고 분위기가 달라지며 손님의 수와 종류가 달라진다.
예전에 K대 정경대 문 근처에 작은 프랑스 가정식 식당이 있었다.
젊은 사장은 프랑스 유학 시절 먹었던 가정식을 판매하는데, 일주일마다 기본식이 바뀐다.
따로 메뉴가 없어서 갈 때마다 작은 기대를 품고 가곤 했다.
손님은 90% 이상이 K대 학생들로 늘 분위기가 좋았다.
어느 정도 성공을 하고 싶다면 좋은 입지를 가지고 가야 한다.
하지만 내가 카페 경영 능력이 정말로 뛰어나고 마케팅 능력은 말 할 것도 없다면, 그 땐 원하는 위치에 자리 잡아도 상관없다고 본다.
손님들은 입소문과 SNS 소문을 듣고 찾아올테니 말이다.
TV 프로그램 [골목식당] 을 보면서 늘 떠오르는 단어가 있으니 위치와 실력, 그리고 입소문이다.
대부분 임대한 공간이기 때문에, 창업자들은 계약 만료 즈음을 벌써부터 걱정합니다. 환골탈태한 공간을 본 건물 주인은 5년이면 충분하지 않냐며 재계약을 안 해 줄 것 같은 뉘앙스를 풍기고, 건물 주인의 자녀들이 자꾸 와서 공간이 예쁘다는 칭찬을 해서 불안해집니다.
작은가게를 창업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문제는 - 적어도 우리나라에서 - 누구나 알다시피 건물주와 임대료이다.
많이 들은 사례로는 다 망해가는 건물에 창업하여 잘 나갔더니 갑자기 건물주가 나가라고 한다.
그 다음 들어간 사람이 다름아닌 건물주의 자식이다.
혹은 장사 잘 되니 돈 많이 벌지 않냐면서 임대료를 계속해서 올린다.
결국에는 버티지 못하고 쫓겨난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이태원 경리단길이다.
골목상권의 대표 주자였으며 새로운 길 이름의 창시였던 경리단길은 건물주들의 임대료 폭리로 인하여 쇠퇴의 길을 걷게 되었다.
물론, 비슷한 음식 콘텐츠의 거리가 서울을 비롯하여 전국적으로 많이 생기기도 했지만, 그보단 치솟은 월세가 큰 이유이다.
명동 한복판에서 터줏대감처럼 관광객을 맞이하던 가게도 임대료를 견디지 못하고 없어졌다.
그래서 뭘 하려면 건물부터 사야하나보다.
작은가게를 차리고 싶다면 일단 건물부터.
그러려면 먼저 직장에서 수십년동안 돈부터 모으고 은퇴 후 해결해야할까.
자영업자로서의 삶은 결코 쉬운 게 아니다.
자영업이 난무하는 한국에서 전쟁터에 발을 들인 것과 다름없다.
이 안에서 살아남고싶다면 엄청난 경영 능력과 마케팅 능력, 자본과 실력을 겸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