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 다이어리 - 자존감을 키우는 세 개의 쉼표
킹코 지음, 신동원 감수 / MY(흐름출판) / 2017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늘은 매년 이 맘때면 많은 분들의 관심사로 떠오르는 다이어리추천하는 제품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해요.
저도 초딩 때 이후로 늘 다이어리를 사용해왔기 때문에 2018다이어리를 막 검색해보다가 
이번엔 예년과 조금 다른 다이어리를 구매해 보았어요.
그냥 다이어리 말고 도서 + 플래너가 합쳐진 형태의 신개념 다이어리에요.








무려 정신과 전문의가 감수한 2018다이어리 추천하는 쉼표 다이어리 는
 축구선수가 꿈이었던 작가 킹코가 좋은 글귀와 그림으로 만든 책으로서, 
쉼표 다이어리 를 사용하는 독자에게 끊임없이 질문하고 라이팅을 독해 답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요.






그러면 다이어리추천하는 쉼표 다이어리 가 어떤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살펴보도록 할까요?

플래너 이외에 챕터의 의미로 쉼표를 두어 우리의 바쁜 스케쥴 속에서 쉼표를 찍도록 돕고 있어요.







그런 적이 있을 거에요.
책을 읽다가 누구나 한 번 쯤은 해 봤을 법한 그런 경험이요.
작가의 이런 글에는 이렇게 답해주고 싶은데 그럴 수 없어서 답답했던 적 있죠?
쉼표 다이어리 에서는 그런 걱정 없어요.
작가가 궁금해하는 걸 직접 라이팅하면서 답할 수 있거든요.
한마디로 양방향 의사소통이라고나 할까요??









가끔 다이어리를 쓰다가 달력 이외에 남은 많은 페이지수에 압도당할 뻔한 적이 있을지도 몰라요.

뭘 써야 할 지 모르겠어서 그냥 공란으로 남겨 두거나, 혹은 낙서를 하기도, 스티커를 붙이기도 하죠.
하지만 쉼표 다이어리 에는 버킷 리스트도 있고 각종 글이 있어서 나머지 공간을 채우기만 하면 되요.









물론 다이어리의 기본이 되는 플래너도 당연히 있어요.

크게 월간 계획을 세우고, 날마다의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만년다이어리라서 꼭 2018년이 아닌 다른 해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어요.







어쩌면 세상 사람들이 나 자신을 나보다 더 잘 알고 있을지도 몰라요.
지금 내게 가장 필요한 건 내가 누구이고 어떤 사람인지 이해하는 거에요.









남에게는 관대하면서 나 자신에게는 가혹하지 않나요?
작은 실수에도 심하게 자책하면서 후회하진 않나요?
그보다는 먼저 나를 사랑하도록 해요.








늘 바쁘게 앞만 보고 달려왔다면 이제는 잠시 멈춰 나를 돌아봐요.

그동안 포기하지 않고 수고해 준 내게 진심어린 찬사를 보내요.





일반 다이어리보다 볼 것도 많고 읽을 것도 많고 쓸 것도 많아서 재미난 쉼표 다이어리 에요.
하루에 다 채울 생각하지말고 2018년 한 해 동안 매일 매일 천천히 쉬어가며 채워 보아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뽀짜툰 6 - 고양이 체온을 닮은 고양이 만화 뽀짜툰 6
채유리 지음 / 북폴리오 / 2017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북폴리오에서 애묘인들을 위한 고양이만화가 새로 출시되었다.

포털 사이트 다음에서 연재되고 있던 고양이웹툰으로, 

작가 채유리와 그녀의 반려동물인 고양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뽀짜툰6가 그것이다.

이번 편에는 고양이 중 한 마리인 짜구의 죽음과 그에 대한 진솔한 감정이 담겨져 있다.


나는 운이 좋은 건지 아니면 나쁜 건지 지금껏 친한 누군가의 죽음을 겪어본 적이 있다.

그저 친구의 아버지, 먼 친척, 남자친구의 할아버지 정도?

아직 내 가족도 친구도 내게 이별을 고하지 않았기에 가슴을 후벼파는 고통을 경험해 본 적이 없다.

고양이웹툰 뽀짜툰의 저자인 채유리가 느꼈을 고통은 바로 그런 고통이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마도 뽀짜툰6를 위한 웹툰을 그리면서 계속 울지 않았을까.

내가 집에 오면 늘 내 곁에 있어주던 누군가가 없어졌을 때의 기분, 무력감은 상상도 못 할 거 같다.


짜구야,

너와 함께한 지난 13년.

너로 인해 나는 참 행복했단다.


p. 114


짜구를 보낸 그날 밤.

숨이 막혀, 이러다 나도 죽을수도 있겠구나 싶을 정도로 한바탕 울다 잠이 들었다.


p. 94


애묘인이 아닌 나로서는 - 남들은 전혀 맞지 않는 비유라 뭐라 할 수도 있겠지만 - 

나와 13년을 함께 해 온 토끼인형 헤니가 사라졌을 때 꼭 같은 기분이 들 것이다.

내 방에 들어가면 화장대 앞을 지키는 있는 헤니, 매일 밤 같이 잠드는 헤니, 

미숙한 사랑의 아픔을 겪은 후에 엉엉 울 때 내 품에 안겨 나를 위로해주던 헤니.

소중한 건 그 사람에게만 소중하면 된다.

소중함의 기준이나 정도를 다른 누군가로부터 인정받을 필요는 없다.






고양이만화 뽀짜툰은 집사툰답게 고양이들과 그들을 사랑하고 무한애정을 쏟아주는 저자의 일상을 그리고 있다.

온라인이나 TV와 같은 각종 매체를 통해 알게 된 고양이의 일상과 사실들을 보여주어 새롭진 않지만 친근하게 다가온다.


아니면, 마지막에 그루밍해주는 자가 이기는 룰이 있는건가...


p. 131


쪼꼬와 포비는 형태는 좀 다르지만, 먹고자하는 욕구가 강하다.


p. 315


봉구는 아직 어려서인지 식욕보다는 호기심과 장난끼가 더 강하다.


p. 318


뽀또는, 물론 생긴것답게 식욕도 강한 편이지만, 가장 근성을 보이는 것은 따로 있다. 바로 자리욕심.


p. 326


다섯 마리의 고양이들 중에서 비만하여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 고양이가 있는가 하면, 

집사 가족이 먹는 고기를 탐내지만 양배추는 싫어하는 고양이도 있다.

눈을 뜨게 하는 놀라움이나 신박함은 없지만, 애묘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소소한 장면들이다.

사실 저자의 고양이들은 지극히 '고양이답게' 특별한 모습을 보이거나 [TV 동물농장] 에 나올 만큼 묘기를 부릴 줄 아는 것도 아니다.

어느 집에나 있을 법한 다섯 마리의 고양이들은

 그루밍 해주고 먹고 먹이를 달라고 하고 상자와 캣타워를 좋아하며 애교를 부리지 않는다.

非 애묘인의 입장에서 보자면 그림체는 귀엽지만 내용은 귀엽지 않다는 느낌이랄까?






고양이만화 뽀짜툰에서 집사인 작가는 고양이에 관해 자신이 좋아하는 바를 리스트 적듯이 마음껏 드러낸다.

다이어리에 내가 좋아하는 가수 적듯이, 좋아하는 영화를 적듯이, 가지고 싶은 물건을 적듯이, 웹툰을 통하여 기록한다.


그루밍하느라 치켜든 뒷발의 젤리. 뒤통수의 병아리냄새. 핫도그가 된 쪼꼬의 가지런한 뒷발.

새 고양이용품이 도착하는 순간. 좁은 박스 위 고양이 컵케익. 무릎 위 따뜻한 봉구. 

무릎 위 푸짐한 뽀또. 그 뽀또의 분홍코. 통통통 경쾌하게 걷는 봉구의 걸음걸이. 술래잡기.

봉긋한 이불. 마약방석의 쪼꼬 뒷다리. 안마의자와 봉구. 벌러덩 누운 포비의 앙 다문 뒷발.

방금 자다 깬 부시시한 뽀또의 얼굴. 함께 쬐는 햇볕. 함께 맞는 바람. 함께 잠드는 매일 밤.

그리고 너희들의 존재 그 자체. 이것이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지.


p. 168-179


공감 할 수는 없지만 이해는 가는 대목이다.

만약 내가 웹툰 작가라면 나 역시도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이렇게 보여주고 싶었을 테니까.

토끼인형의 보송보송한 분홍 털, 인형과 함께 잠드는 밤, 눈 내리는 크리스마스, 멀리서 들려오는 피아노 건반 소리, 

10대가 주인공인 상큼발랄 영화, 2kg 빠져버린 몸무게, 열심히 운동 후 헤쓱해진 얼굴, 겨울에서 봄으로 변한 찬 공기의 향기.

동화 원작의 영화 [Mary Poppins] 에서 주인공 메리 포핀스가 부르던 노래 'My Favorite Things' 가 귓가에 울려 퍼지는 듯하다.





고양이웹툰 뽀짜툰의 팬이라면 반가워할 6편 출간 소식.

현재 다음에서는 휴재 중이지만 책으로 소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더불어 11월 18일(토) 오후2시 교보문고 부산점(서면) / 12월 30일 오후 2시 궁디팡팡캣페스타(서울) 에서 

저자 채유리의 책 발간 기념 사인회가 있다고 하니 참고하기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쟁 마술사
데이비드 피셔 지음, 전행선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제2차세계대전 중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의 소설화.

마술사를 중심으로 한 다소 특이한 성격과 직업군을 가진 이들이 모인 마술단이 전쟁에 기여한 전쟁영웅 이야기.

데이비드 피셔의 소설 『전쟁마술사』 는 2018년 베네딕트 컴버배치 주연으로 영화화 될 계획으로,

이 모든 플롯과 영화화 될 일정까지 영화 『모뉴먼츠 맨 : 세기의 작전』 을 떠올리게 한다. 


소설 『전쟁마술사』 에서 마술사 재스퍼마스켈린과 그를 돕는 마술단 일원이 과학, 건축, 마술 등 다양한 장르의 기술을 이용하여

각종 위장술을 쓰고 이로 인해 곳곳의 전투에서 영국의 승리를 이끌거나 돕게 된다.

영화 『모뉴먼츠 맨 : 세기의 작전』 에서는 미술 역사학자 프랭크 스톡스(모티프 : 조지 스타우트) 가 

히틀러에 의한 예술품의 약탈 및 파괴, 즉 반달리즘에 맞서 명작과 문화유산을 보호하려 노력한다.


데이비드 피셔의 소설 속에선 육군에서 가장 개성 강한 군인들이 재스퍼마스켈린의 부대에 자원하게 된다.

대다수는 당시 배정받은 부대나 직위에 적응하지 못한 자들로, 

저돌적인 성향의 군인, 만화책 삽화 작가, 목수, 유화 전문 화가 등이 있다.

모뉴먼츠 맨은 13개국 350명의 남녀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 다른데, 건축가, 조각가, 극단장, 큐레이터 출신의 이들은, 

전투 병력에 적합하지 않은 사람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인류의 역사가 포화와 함께 사라져가는 것을 막기 위해 전투복을 입고 총을 들게 된다.


모뉴먼츠 맨의 창설과 활동을 적극적으로 이끈 프랭크 스톡스는 

나치 독일이 약탈하고 파괴한 유럽의 미술품을 보호하기위해 MFAA를 시작하였다.

반면, 마술사 재스퍼마스켈린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마스켈린 가문의 자손으로서 그는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뛰어난 마술사였고, 

그 자신도 마술사로서 뛰어난 능력을 선보이며 승승장구한 인생을 살아온 듯 보인다.


유럽 전역에 명성이 자자한 인물이었음에도 그는 인생 대부분을 자신이 누군가의 연극 속 배역인 듯한 기분으로 살았다.

(중 략)

이제 그는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드리워놓은 가문의 역사라는 그림자 밖으로 마침내 첫발을 내디딜 작정이었다.


p. 19


마술사 가문의 3대째 이어지는 마술사.

누군가의 아들, 누군가의 손자, 어떤 가문의 마술사, 이 정도 수식어로는 재스퍼마스켈린을 만족시킬 수 없었나보다.

그는 자기 자신을 오롯이 표현하고 인정받길 원했으며, 제2차세계대전이 그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준 셈이다.











모뉴먼츠 맨이든 소위 '마술단' 이든 이들은 처음부터 제2차세계대전 중 환영받는 인물들이 아니었다.

자고로 군인이라면 총알받이가 되는 한이 있더라도

전쟁터에 나가 진짜 총을 들고 떨어지는 탄환 속에서 싸워야 맞는 것이라고 여겨지는 전장 속에서, 

적으로부터 아군을 보호하거나 적을 무찌르는 것 이외의 예술품 보호 혹은 위장술이라는 임무는 하찮게 여겨지곤 했다.


어떠한 군사훈련도 받지 못한 채 문화유산 수호 작전을 펼치던 모뉴먼츠 맨은 창설 초기엔 아군인 연합군에게조차 환영받지 못했다.

독일군의 스파이로 의심받는 일까지 생기며 연합군 내에서 따돌림 당했지만 묵묵히 임무를 수행하였고, 

전쟁 후에는 전쟁영웅으로까지 격상되었다.

재스퍼 마스켈린은 유명한 마술사라는 사실이 오히려 독이 되어 군입대부터 가시밭길이었다.

힘들게 부대원을 모아 그들을 훈련시키고 기회를 기다리지만 

그들에게 주어진 첫번째 임무는 거대한 무언가가 아니라 위장 페인트 안료 만들기였다.

후에 알렉산드리아 항구 위장, 가짜 병사, 수에즈 운하 위장, 유조 탱크 보호, 모조 잠수함 등의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점차 이름이 알려지고 널리 인정받게 되었으며, 

재스퍼 마스켈린은 각종 임무에서 실용적으로 사용되는 물건을 만들거나 강의를 하는 등

자신이 마술 무대 이외의 '실제 현장' 에서도 쓸모있다는 걸 입증해간다.


재스퍼 마스켈린의 탈출과 도주에 관한 강의는 중동 전역은 물론이고 나중에는 동아시아 지역에까지 유명해졌고, 수많은 병사가 그를 보러 몰려들었다.


p. 271


마스켈린이 MI9을 위해 발명한 가장 실용적인 장치는 톱날 간격이 4.75밀리미터나 되는 공구강(절삭 공구 제작에 사용하는 경도가 높은 탄소강_옮긴이) 톱날이었다.

(중 략)

영국 육군, 항공병 또는 비밀요원들이 적과 접촉해서도 그 장비의 도움으로 무사히 탈출할 수 있었다.


p. 273-274


그러나 과학을 이용한 '속임수' 를 미신적인 마술로 신격화한 이집트인들은 자신들의 병을 치료해 줄 사람으로 

재스퍼마스켈린에게 의지했고, 이는 그를 깊은 절망감에 빠져들게 하기에 충분했다.


영국군 소속의 마법사 하나가 절망적인 병과 끔찍한 기형을 치료할 수 있다는 소문이 나일강 유역 전체에 퍼져 있었다. 마법의 계곡과 공연 무대에서 행해진 기적에 관한 이야기는 소문에서 전설로 쉽게 넘어가버렸다. 매일 아침 이집트 사람들은 마법의 계곡 안에 사는 마법사의 손길을 기대하면서 계곡 정문에 모여들었다.


p. 267


이 그럴듯한 소풍, 캔버스 탱크, 마분지 대포, 모든 게 아주 인상적인 헛짓거리라는 거, 안 그래? 


p. 333


마스켈린은 마술 기법이 전쟁에 적용될 수 있음을 입증하였지만 실제로는 아무것도 성취하지 못했다고 느꼈다. 

총검이 아닌 마술 놀이나 했던 마술사로 역사에 남을 거라는 생각에 절망감에 빠지고 만다.


실의에 빠져 있는 건 재스퍼뿐만이 아니었다.

그와 함께 마술단 소속으로 여러 임무에 참여한 동료들조차 때로는 '진짜' 전투를 하기 원하였으며, 

가짜 탱크나 가짜 전함, 또는 가짜 병사나 만들고있는 자신들에 대한 자괴감을 느끼곤 했다.

무수히 많은 여성들을 만났지만 끔찍한 허전함을 느끼는 힐, 아무도 신경쓰지 않지만 정갈한 제복과 경례에 신경 쓰는 잭 풀러,

음울한 성격의 화가 타운센드는 각자 맡은 바 최선을 다하고 이 '낙오자' 부대에서 나름의 보람도 느끼지만 

순간 순간 찾아오는 무력감을 떨쳐버리기가 힘들다.










베네딕트컴버배치 주연으로 영화화 될 이 소설은 마술사와 마술단의 업적, 그들 개개인의 이야기 이외에 

히틀러 개인에 대한 내용도 빼놓지 않는다.

그저 세계사 교과서 속의 한 부분으로서 제2차세계대전을 배운 사람이라면 히틀러를 전쟁 광이나 권력 광 정도로만 인식하기 쉽다.

하지만 히틀러는 예술을 사랑한 사람이었으며, - 물론 개인 취향에 있어서 호불호가 심한 게 문제이지만 - 

신비주의를 믿는 독일인이기도 했다.

아돌프 히틀러는 유년시절 자유로운 생활과 권력 상승을 위해 화가가 되고자했지만 실패하고, 

후에 아리아인의 인체적 우월성과 높은 정신성을 홍보하기 위해 신고전주의 화풍을 선호하여 예술품 구입에 엄청난 돈을 들였다.


아돌프 히틀러는 국가 사회주의 운동을 창설할 때 독일 국민이 초자연적 현상을 맹신한다는 점을 최대한 활용했다. 나치당의 상징인 卍자는 많은 문명에서 행운의 부적이나 다산의 상징 등 여러 의미로 이용되어왔다. 빨간색, 흰색, 검은색으로 이루어진 당을 상징하는 색깔은 오컬트를 기반으로 하는 마니교 성직자의 제복 색이었다. 당의 엘리트 군인들이 착용했던 나치 친위대의 문장에 들어가는 'SS'는 신화 속 룬문자에서 유래한 것이었다. 나치 강제수용소 장교들은 악마의 두개골이 대퇴골 두 개를 깔고 있는 휘장을 착용했다.


p. 108


국가원수가 특정 종교를 믿거나 이용하는 건 우리나라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승만 이후로 지금껏 오랜 기간동안 개신교와 기득권층, 그리고 국가원수는 매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으며, 

대통령이 되기 전이나 후에 각 교회의 목사들로부터 안수기도를 받은 것도 공공연한 사실로 알려져 있다.

대통령이 진짜 교회에 가느냐 가지 않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그저 개신교와 서로 이해관계를 유지하며 이익을 얻는다는 것이 중요하며,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로 대통령이 된 자는 거대 집단인 개신교로부터 인정받지 못하고 집권 내내 각종 핍박을 받는다.

비단 개신교뿐만 아니라 독일의 신비주의처럼 우리나라의 무속 신앙에서 유래한 종교를 믿었던 국가원수도 있다.

 그는 대통령 취임식 때 무속 신앙의 상징인 다섯가지 색의 복주머니를 버젓이 선보였으며, 그 외에도 많은 일련의 사건들이 있다.


개인이 어떤 종교를 믿건 믿지 않고는 순전히 개인의 자유이며 이를 강제할 이유는 없다.

다만 그 종교를 권력의 수단이나 발판으로 삼거나, 국민을 억압할 목적으로 사용한다면 지탄받아야 마땅하다.

최근의 IS 집단의 테러만 제외한다면, 유럽은 큰 전쟁 없이 무려 50여년간 평화로운 시대를 유지해왔다.









이는 인류의 역사상으로 봐도 유래없이 긴 기간으로서, 과거 선조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게 틀림없다.

그들 중 하나가 전쟁마술사와 마술단이 아닐까싶다.

현재에 감사하고 더 나은 미래를 바라보기 위하여 과거의 역사를 책을 통해 다시금 만난다는 것은 

굉장한 행운이자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느빌 백작의 범죄
아멜리 노통브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멜리 노통브의 소설 [느빌 백작의 범죄] 는 표지부터 윌리엄 셰익스피어 시대의 희극을 떠올린다.
[한여름 밤의 꿈], [말괄량이 길들이기], [뜻대로 하세요], [십이야] 속 한 장면일 듯한 두 남녀가 총을 갖고 겨루는 그림.
사실 그 남자는 아버지이고, 그 여자는 그의 딸이며, 이 둘은 각기 죽이지 않으려고 그리고 죽여달라고 애쓰는 중이다.
몰락한 귀족 가문과 그들이 가지고 있는 마지막 보루인 성, 이러한 배경을 생각하다보면 16~17세기를 떠올리기 쉽지만
놀랍게도 이야기가 펼쳐지는 시대는 바로 지금, 정확히 말하면 몇 년 전인 2014년, 즉 21세기이다.
백작, 영지, 귀족들의 파티, 점쟁이와 오레스트, 엘렉트르 라는 이름들까지 어느 하나 현대적인 점이 전혀 없는 책이지만
작가는 현대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주장하기에 그런가 보다라고 생각하게 된다.
크기도 작고 분량도 작은 프랑스 소설 [느빌 백작의 범죄] 는
읽을 때 희극이나 어른을 위한 동화, 아니면 블랙 유머를 보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저자인 아멜리 노통브가 샤를 페로의 잔혹 동화를 다시 써보는 도전을 해 왔듯이 그런 시각으로 본다면 이해가 더 쉬울 것이다.
매우 잘 만들어진 한 편의 소설 같지도 않고 해피 엔딩도 새드 엔딩도 아니고 오히려 이솝 우화에 가까울 수도 있는 이 책은
그렇기에 묘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우리가 흔히 로맨스, 로맨틱 코미디, 판타지, 공상과학, 스릴러, 추리 등으로 소설의 장르를 나누지만,
이 책은 그렇게 나누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마지막 책장을 덮은 후 내가 느낀 건 '중세 희극의 패러디물 같다.' 라는 것이다.
음악으로 치면 리메이크곡을 듣는 기분이다.
따라서 책을 읽기 전 미리 전하는 바이다.
머릿 속을 비우고 아무 생각없이 읽는다면 1시간 안에 빠르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비평하려 하지 말고, 비판하려고도 하지 말고, 해석하려 하지 말고, 교훈을 얻으려 하지 말고, 그냥 읽자.
괴물 같다고 해서 반드시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




큰 틀은 중세 희극의 형태를 띄고 있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어느 시대 어느 세대나 겪었을 세대 차이와 부모 자식간의 갈등을 보여주고 있다.
아내를 매우 사랑하지만 대외 활동에만 신경쓰고 자식들과는 친하지 않은 아버지,
그런 아버지에게 절망감을 느끼며 극심한 외로움과 내면의 소용돌이와 싸우는 사춘기 딸이라는 소재만 보자면
이 소설은 매우 현대적이라고 말 할 수 있다.

차를 타고 성(城)을 향해 가는 동안, 느빌은 가출한 딸을 되찾은 아빠처럼 행동하려고 애썼다.
"나한테 무슨 할 말 있니, 얘야?"
"딱히 없어요, 아빠."

p. 13


자신의 딸이 한밤중에 숲 속에서 점쟁이에게 발견되었다는 사실에 여느 아버지처럼 놀라긴 하지만 금새 진정된다.
사춘기 자녀를 둔 아버지라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적어 놓은 글을 책에서 읽은 듯
그는 의식적으로 행동하고 말하며 그런 스스로에 대해 자랑스러워한다.

"나도 네 나이 때 너처럼 숲에서 밤을 지새워 본 적이 있다는 거 아니?"
" 아, 그래요?"
"너만 괜찮다면 엄마한테는 얘기하지 말기로 하자꾸나. 걱정할 테니까."
"알았어요."
느빌이 딸과 대화다운 대화를 나눈 걸 뿌듯해하며 긴장을 푸는데 문득 점쟁이가 한 예언이 떠올랐다.

p. 14

그에게 있어서 딸이 짧은 '가출 비슷한 걸' 했다는 건 그리 중요한 게 아니다.
지금 가장 신경 쓰이는 건 자신이 그토록 자랑스러워하는 가든파티에서 손님들 중 한 명을 죽이고 말게 될 거라는 점쟁이의 예언이다.
여기서 우리가 사는 이 세계에서는 이해하지 못할 모순적인 느빌 백작의 태도를 발견하게 된다.
물론 딸 세리외즈가 열두살 이후로 명랑하던 분위기가 급격하게 변하더니 말수가 없는 아이가 되어버렸고,
이런 짧은 가출을 그녀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증거로 받아들이는 느빌 백작이 아주 이상하기만 한 건 아니다.
그렇다 할 지언정, 21세기에 사는 그 누구가 '사기꾼일지도 모를', '사기꾼이 아닐 지라도 어차피 증거없이 말하는'
점쟁이의 말을 신뢰하고 딸이 한밤중 숲에서 발견되었다는 사실을 간과할까?
평소 미신을 잘 믿고 점과 운세에 지나치게 의지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누구라도 느빌 백작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이는 소설 전반에 깔려 있는 의도적 왜곡, 비틀림, 모순들 중 하나일 뿐이다.





실소를 자아내게 할 정도의 풍자는 느빌 백작이 아주 잘 보여주고있다.
점쟁이의 말 한 마디에 가든파티에서 누굴 죽여야 할 지, 어떻게 죽이고, 또 어찌 해야 가든파티의 명성에 누가 되지 않는지까지도
제법 철저히 조사하고 계획하는 모습을 보인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그냥 파티를 취소하면 되는 간단한 문제 아니냐고.
하지만 느빌 백작에게 있어서 가든파티란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모두에게 인정받고 모두를 즐겁게 하는 유일한 방법이고,
게다가 마지막 가든파티이기까지 하다.

"한 가지 더 물어볼 게 있네. 자네가 말한 살인사건 중에 범죄를 계획한 경우도 있었는가?"
"물론 없었네."
"왜 <물론> 인가?"
"계획된 범죄였다면, 사교계가 그걸 받아들일 수 없는 것으로 여겼을 테니까. 순간적으로 발끈해 손님을 죽이는 것에서는 품격이 느껴져. 멋이 있지. 손님을 살해하려고 계획을 꾸미는 건 천박하기 그지없는 일로서, 그자가 접대의 예술을 모른다는 것을 증명하네."

p. 67


느빌 백작과 에브라르 슈베링겐의 통화 내용 전체가 코미디 그 자체이다.
사교계 파티 중 주인이 일으킨 우발적 살인은 멋있는 행위이고, 계획된 살인은 품위가 없는 일인가?
물론 전자의 경우는 정상 참작이 될 수 있겠지만, 어차피 둘 다 범죄이고 법적으로 처벌받는 걸 모른단 말인가?
이는 그 옛날 귀족사회에 대한 조소일 수도 있겠지만, 좀 더 보편적으로 보자면
허레허식에 갇혀 남들이 보는 나의 겉모습, 이미지, 명성이나 명예만 신경 쓰는 인간에 대한 공격일 수도 있다.
아무 것도 모른채 살해당하는 손님의 입장에 대해서는 단 한 번도 생각하지 않는 느빌 백작.
모든 상황을 오로지 자신의 관점에서만 보는 이런 이기적인 모습은 지금 내 주변에서도 찾기 어렵지 않다.
겉으로는 멀쩡해보이는 느빌 백작은 타인의 입장을 고려하는 역지사지를 모르는 공감능력 결여의 소시오패스일지도 모른다.




신간소설 [느빌 백작의 범죄] 의 결말은 그야말로 반전이라서 화가 날 정도이다.
어찌 보면 해피엔딩이라고 할 수 있을까?
마치 셰익스피어의 희극과 비극을 구분하기가 애매하다고 말하는 것처럼, 해피엔딩이라고 말해야 할 지 가늠할 수가 없다.
만약 이 소설이 영화라 만들어진다면 마지막 장면을 본 관객들이 욕을 하며 극장 문을 나설지도 모르겠다.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첫 장을 펼치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
콜슨 화이트헤드 지음, 황근하 옮김 / 은행나무 / 2017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학부에서 영어영문학을 전공하면 기본적으로 배우게 되는 두 가지가 있다.

다름 아닌 카톨릭과 영국 및 미국의 역사이다.

영어의 기원이 된 앵글로 색슨족, 그리고 그들이 살았던 땅에서 번화했던 종교인 카톨릭과 영국 및 미국의 역사는 

영미문학에 근원이 되며 깊게 녹아있기도 하다.

그 중에서도 미국의 역사 부분으로 한 번 가 볼까.

미국은 청교도인, 혹은 지금 우리가 소위 미국인이라고 스스럼없이 일컫는 백인들의 땅이 아니었다.

콜럼버스가 인디언이라고 잘못 부른 네이티브 어메리칸 (미국 원주민)이 땅의 주인이었지만, 

유럽에서 온 자들은 이들과 함께 어울려 사는 듯 하며 추수감사절을 만들기도 하고 

때로는 자신들도 모르는 전염병을 전파하기도 하며 결국에는 동부를 중심으로 땅을 '정복' 하고 원주민을 몰아냈고,

나중에는 멕시코 땅까지 흡수하여 로스앤젤레스나 텍사스와 같은 주로 점차 면적을 넓혀 나갔다.

이후로도 다양한 나라들로부터의 이민 역사를 지닌 곳, 그 곳이 바로 미국이다.

이러한 미국은 한 때 여러 문화가 하나로 녹아든 'Melting Pot' 으로 불렸다가 

몇 년 전부터는 그 개념을 폐기하고 각각의 문화를 지켜가는 'Salad Bowl' 이라고 칭해지기도 한다.

최근에는 이런 '이민자의 나라' 인 미국의 정체성을 뒤흔드는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다름아닌 미국 현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의 반이민 행정명령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미국에서 불법체류자의 자식으로 태어났지만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그리하여 미국의 문화를 뼛속깊이 알고 있는 이들을 보호하려 자진 신고하도록 하였지만,

트럼프는 이를 역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그 자신조차 이민자 가족 출신인데도 말이다.

단지 백인이라는 피부색 하나로 인간을 판단하는 어리석은 일은 이미 미국의 역사 속에서 한 차례 일어난 바 있고, 

지금은 단지 역사가 반복되는 걸 보고 있는 것이다.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 에서는 현 상황과 사상적인 면에서는 다를 바가 없는 흑인 노예의 실상을 면밀히 드러낸다.

주인공인 흑인 노예 코라를 중심으로, 코라와 그녀 주변의 노예들, 혹은 백인들 개개인의 사정을 챕터별로 흥미롭게 풀어낸다.







스티븐스는 매일 소름 끼치는 모순에 직면했다. 그의 직업은 생명을 연장하는 것이었는데 그는 죽은

이들이 늘어나기를 비밀스럽게 바라고 있었다.


p. 157



흑인 노예들의 피임 수술을 권장하는 스티븐스는 외과의사로서 늘 시체가 부족하다는 딜레마에 빠져 있었고, 

노예들에게 혈액병 약이라고 속이면서 설탕물을 주어 그들이 죽어나가길 바란다.



소녀는 원시의 강처럼 휘어져 침상에 누워 있었다. 에설은 소녀의 불결함을 물로 씻어내 깨끗하게 했다. 에설은 깊이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는 소녀의 이마와 목에, 두 종류의 감정이 섞인 입맞춘을 했다. 에설은 소녀에게 거룩한 말씀을 들려주었다. 

마침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야만인이었다.


p. 222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코라를 집에 숨겨 준 부부 중 아내인 에설은 노예해방을 주장하거나 노예를 돕는 백인이 아니었다.

그녀는 어렸을 적 아버지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가치관을 형성해갔다.









콜슨 화이트헤드의 소설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 에서는 한 사람을 지칭하는 호칭 또는 이름이 하나가 아니다.

때론 전혀 다른 사람인 줄 알았던 두 인물이 동일 인물로 밝혀지며 전체적인 퍼즐 조각이 맞춰지기도 한다.



코라의 할머니는 남편을 세 번 들였다.


p. 15

대개 아자리가 선택권을 가졌다. 고를 사람이 없을 때는 인내심 있게 기다렸다.


p. 15



글을 읽는 초반에서부터 코라의 할머니가 어린 아자리를 돕는 영국발 미국행 선박의 또다른 노예 중 하나인 줄 알았으나,

알고보니 코라의 할머니가 아자리 그녀 자신이었다.



베시는 자유인 신분으로 인도를 걸었다. 누구도 그녀를 쫓아오거나 학대하지 않았다.


p. 103


사우스 캐롤라이나에서 부유한 가정의 노예 생활을 제법 만족스럽게 해 나갔던 베시는 도망자인 코라의 또다른 위장신분이었다.

베시일 때 그녀는 더 이상 우발적으로 소년을 죽인 살인자가 아니며, 조지아주에서 지옥같은 생활을 하는 소녀가 아니었다.

호화로운 샵이 늘어선 거리를 백인들에 섞여 즐겁게 걷는 안정된 삶을 사는 새로운 소녀였다.


이러한 시점의 글쓰기 방식은 등장인물을 늘 같은 이름으로만 칭하는 대개의 소설에서는 잘 찾아볼 수 없기에 놀랍고 낯설다.

조지아주에서 시작하여 사우스캐롤라이나, 노스캐롤라이나, 나중엔 북부까지, 이렇게 지리적 흐름에 따르지만, 

동시에 시간적 흐름을 무시하고 과거와 현재를 넘나든다거나 인물을 부르는 서로 다른 호칭은 

소설 자체를 그 옛날 검소한 청교도인이 패치워크를 통해 만들었던 퀼트 이불로 만들어준다.

따로 떼어놓고 보면 진가를 알 수 없는 개별 조각들이 모여 멋진 전체를 이루게 된다.

코라의 주변 인물들은 왔다 간다.

그녀는 살아남아 역장의 도움을 받아 지하철을 타고 다음 주로 간다.

붙잡힌 적도 있었지만 그녀를 도와주는 이들이 있다.

그렇게 그녀는 몇 달에 거쳐 느리지만 꾸준히 자유의 땅인 북부를 향해 나아간다.


지금의 미국은 어떠한가?

아프리카계 미국인에게 있어서 미국은 기회의 땅 그 자체이기도 하지만, 이면을 들여다보면,

피부색이 어두운 그들은 운동선수나 랩퍼와 같은 연예인으로서 가장 안정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다.

그래서 TV쇼 진행자 오프라 윈프리가 그렇게나 추앙받는 이유이다.

여자이자 흑인인 그녀는 미국의 유리천장을 깨기 위해 끊임없이 달려왔다.


이 순간에도 전세계에서 수만, 수억의 코라가 진정한 자유를 찾기 위해 지하철도를 찾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