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프렌즈 실용 영어 위클리 플래너
유세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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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저처럼 매일 매일 플래너에 스케쥴 적어서 관리하는 분들 있나요?
그렇다면 여기에 넘나 좋은 위클리플래너가 있으니 어서 어서 와서 보세요!
귀여움을 기본으로 탑재한 라인프렌즈 실용 영어 위클리 플래너 에요!

 

 

 

 

 

 

 

 

라인프렌즈 위클리플래너 의 가장 좋은 점 중 하나는 '만년플래너' 라는 거에요.
즉, 날짜에 상관없이 언제든지 펼쳐서 쓸 수 있기 때문에, 상단에 있는 Month 만 표시한 다음 쓰면 끝!
집에 굴러다니는 플래너나 다이어리 중에서 새 건데 몇 년 된 거라 못 쓰는 것들 꽤 있잖아요.
요건 그럴 염려 없어요.

 

 

 

 

 

 

 

 

 

 

 

 

더불어 무려 54주간의 실용영어 표현을 익힐 수 있어요.
하루에 한 문장씩!
간단하죠?!
ㅎ.ㅎ

 

 

 

 

 

 

 

 

물론, 플래너답게 스케쥴 쓸 공간도 넉넉하게 마련되어 있어요.
맨 뒷장엔 라인프렌즈 캐릭터들의 스티커도 있으므로 일정 관리시 요긴하게 쓸 수 있지요. 

 

 

 

 

 

 

 

 

 

여기서 끝이 아니에요!!
QR코드를 폰 카메라로 스캔하면 영어표현을 원어민의 생생한 발음으로 들을 수 있어요.
이렇게 실용적일 수가!

 

 

 

 

 

 

 

넘나 귀여운 코니, 브라운, 샐리 삼총사가 있는 라인프렌즈 실용 영어 위클리 플래너 를 저도 책상 위에 두고 오늘부터 쓸 생각이에요.
영어와 일정 관리를 동시에 하고 싶은 분들은  라인프렌즈 실용 영어 위클리 플래너 꼭 사용해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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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멈추는 법
매트 헤이그 지음, 최필원 옮김 / 북폴리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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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껏 살아오면서 딱 한 번 사랑에 빠졌었다. 어떤 이들은 이런 내가 로맨틱하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생애 유일한 참사랑이라니. 달콤하게 들리지만 현실은 공포 그 자체다. 사랑이 가고 남겨진 압도적인 외로움. 존재의 이유가 사라진 후에도 꾸역꾸역 살아가야 하는 운명.

p. 38




예전 진시황제는 영생을 꿈꾸었다고 한다.
영어 표현에는 Fountain of Youth가 있는데, 영생을 준다는 유럽의 전설 속 샘이다.
과학과 의학 기술이 발달하기 전 많은 사람들은 더 오래 살기를, 이왕 살 거면 영원히 살 수 있기를 바랬다.
과연 현대 사회에서 사는 우리는 어떨까?
여기저기 아프고 무릎이 시큰거리거나 암에 걸린 채로 사는 삶을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100세가 넘어서까지 생활비를 벌기 위해 일하면서 지친 몸을 움직이길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러한 우리의 바램을 작가 매트 헤이그는 잘 아는 듯 그의 판타지소설 [시간을 멈추는 법] 에서
마치 뱀파이어처럼 영원한 삶을 누리는 톰 해저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이끌고 있다.
판타지 소설 [시간을 멈추는 법] 에서 주인공 톰 해저드는
엄격히 말하면 영생을 누릴 수는 없으나 일반인의 입장에서 보면 거의 영생이나 다를 바없다.
남들보다 노화되는 속도가 현저히 느리며 그 흔한 감기도 걸리지 않아서
지금은 400살이 넘는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겨우 41살 정도로 보인다.

좋아!
아프지 않고 젊은 상태로 꽤나 오래 살 수 있다니!
그런데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다는 걸 곧 알게 된다.
내가 사랑한 사람들, 그리고 나를 사랑한 사람들, 내 주변에서 관계를 맺은 모든 이들은 다 떠나가고 없다.
가족이, 연인이 없다.
이 세상에 남은 건 나 혼자뿐이다.
이런 삶은 도저히 견딜 수 없다.


 
모든 사람은 자신이 보는 시야의 한계를 세상의 한계로 받아들인다.

p. 62




내가 아무리 개방적이고 관용적인 사람이라고 주장하더라도, 소위 open-minded라고 말 할 지라도,
우리 모두는 각자의 편견과 선입견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고 이를 완전히 떨쳐버리기는 꽤나 어렵다.
그렇다면 나의 한계를 인정하고 세상을 보는 시야를 조금이라도 넓히는 노력이 동반되는 게 중요한데,
다소 식상한 이야기이겠지만 독서와 여행이 이에 많은 도움을 줄 거라고 생각한다.
독서라고 한다면 왠만하면 개인의 생각을 펼치는 에세이보다는 상상의 나래를 펼쳐주는 소설로,
여행은 가급적 자주 가는 게 좋을 것이다.

나의 독서는 현재 진행 중으로 앞으로 죽기 전까지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
가족 없이 떠난 나의 첫 여행은 20살 때로, 그 때 국내 부산 여행과 국외 미국 여행을 모두 처음으로 해보았으며,
특히 미국에 갔을 때 머리를 얻어맞는 기분과 함께 내가 그동안 얼마나 우물 안 개구리였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평상시 주위 사람들과 대화를 할 때에는 나와 다른 의견이 있을 경우 일단 들어준다.
그가 주장하는 내용이 도저히 사실인 것 같지 않을 때는 조용히 자료를 찾아보고 그에게 근거를 제시한다.
가끔 그들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가끔 그들은 끝까지 자신이 맞다고 주장한다.
그러면 난 그저 '그렇구나...' 라고 슬픈 생각에 잠기곤 한다.
가장 가까운 예로는 나의 친한 친구가 있는데, 친구 스스로도 자신은 세상을 보는 시야가 좁다고 말한다.



"우리 국왕 극단은 지금 함께할 음악가들을 찾고 있어. 내가 새 작품을 하나 썼거든. <뜻대로 하세요>. 공연할 때 음악이 필요해. 노래가 많이 들어갈 텐데 류트 연주자가 없지 뭐야. 우리 류트 연주자가 매독에 걸려 버렸거든."
나는 셰익스피어를 빤히 쳐다보았다.

p. 220




매트헤이그의 로맨스 소설 [시간을 멈추는 법] 이 내게 흥미로운 이유는 사실 주인공의 뱀파이어 같은 나이가 아니다.
그가 그 긴 세월을 살아오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만나온 이들이 지금에 와서는 현대인들의 마음을 설레이게 할 전설적인 인물들이다.
주인공은 순전히 실력으로 셰익스피어에게 발탁되어 그가 만든 연극에서 연주를 하게 되고,
그가 사랑한 자매는 극장 앞에서 과일을 팔게 된다.
작가 스콧 피츠제럴드와 만나 당시에는 인정받지 못하던 소설 [위대한 개츠비] 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레스토랑에서 영화인 찰리 채플린을 마주한다.
이 밖에 비틀즈 멤버인 존 레논의 암살 당시에도 살았으며, 영국의 탐험가 제임스 쿡 선장과도 아는 사이이다.

이 순간 딱 떠오르는 영화가 있었으니 다름아닌 [미드나잇 인 파리] 이다.
영화는 매일 밤 12시 1920년대로 돌아가 동경하던 예술가들을 만나는 주인공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비슷한 예로는 영국의 판타지 드라마 [닥터후] 시즌 5 10화 빈센트 반 고흐 편을 들 수 있다.
닥터와 에이미는 반 고흐를 현대로 데려와 그가 미술사에서 한 획을 그은 대단한 인물이라는 사실을 알리고,
이에 고흐는 몹시 감동받은 채 과거로 돌아간다.

내가 주목하는 건 환상적인 그래픽이다.
베네딕트컴버배치 주연의 영화로 재탄생 될 거라고 하는데,
이 때 역사적 인물들을 누가 연기할지, 카메오는 누구일지, 그들이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 지 대단히 기대된다.



피아노를 연주하면 생기는 일.
피아노가 위험한 이유.
인간화.

p. 318




수백년이 넘는 삶을 살아가면서 그를 지탱해준 몇가지가 있다.
하나는 그의 딸, 다른 하나는 악기이다.
톰은 류트를 비롯하여 피아노까지 다양한 악기를 독학하면서 뛰어난 실력을 지니게 된다.
과연 음악은 시대와 나라, 세대를 초월하는 언어인 셈이다.

나는 6살때부터 클래식 피아노를 배워서 중2때까지 쳤다.
성인이 되어서 다시금 배우고 싶은 마음에 두어번 재즈피아노 학원을 다닌 적 있다.
지금은 한 켠에 전자피아노가 덩그렇게 놓여있는데, 머지 않아 다시 칠 생각이다.
음악을 듣는 것과 직접 연주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일이다.
비록 완전한 창작은 아니지만 나의 손에서 나오는 음악은 내가 만드는 소리이기에 느낌이 남다르다.
나는 음악 예찬론자이다.
밤에 들리는 피아노 소리도 어느 정도는 싫지 않게 들을 수 있다.



이 소설이 베네딕트컴버배치 주연의 영화로 언제 어떤 식으로 만들어질지 정말 기대된다.
촘촘한 플롯은 물론이거니와, 아름다운 영상미가 살아있는 영화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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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동물원
진 필립스 지음, 강동혁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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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로가 구부러진다. 그녀는 긴팔원숭이와 타마린원숭이를 지난다. 바닥에는 탄산음료를 엎지른 것처럼 짙게 젖은 부분이 있다. 이어서 바로 여우원숭이가 나타난다.

p. 190




 배경은 동물원이지만 행동의 주체는 동물이 아니라 사람이다.
동물은 어머니인 조앤과 아들인 링컨의 시선에 따라서만 비춰진다.
동물들은 말이 없다. 움직임이 없다. 그들은 이제 배경의 하나가 되어 있다.
코끼리, 원숭이, 호저, 거북이...

동물원은 인간이 만들어 낸 잔인한 공간이다.
야생에서 자유롭게 살아가던 동물들을 좁은 우리에 가둬 놓은 다음 인간의 구미에 맞게 꾸며 구경하고 감상한다.
단순히 감상의 목적일 수도 있겠지만, 인간의 안전에 위협을 가할 까봐 잡아두는 것도 있다.
가끔 동물원에 가보면 커다란 북극곰이 제자리에서 앞뒤로 왔다갔다하는 행동을 반복하는 걸 본 적이 있다.
알려진 바로는 정신 이상 증세, 심하면 치매 증상이라고 한다.
자신의 덩치와 행동 반경에 전혀 맞지 않는 기후와 답답한 우리에서 할 수 있는 게 없을 때 자포자기한 동물의 모습이다.

동물원은 더 이상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밝은 공간이 아니다.
이러한 이중적인 면 때문에 범인들이 이 곳을 범죄의 장소로 고른 게 아닐까?
자신들과 다를 바 없는 생물을 가둔 채 하하호호 웃으며 가식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사람들에게 질린 게 아닐까?



그 잠깐의 고요한 순간, 아기의 비명이 들려온다. 처음에는 원숭이라고 생각하지만 이어진 비명에는 중간중간 꿀꺽 삼키는 호흡이 있다. 그녀는 동물소리가 아니라는 걸 안다. 꾸르륵대는 맹렬한 울음소리가 가까이에 있다. 너무 가깝다.

p. 205



문학동네에서 나온 진 필립스의 스릴러소설 [밤의 동물원]은 청각적 심상에 매우 민감하다.
시끄럽고 왁자지껄하다는 말이 아니다.
오히려 적막만이 가득하고, 아수라장이 된 소음보다 더 긴장감을 유발한다.
독자가 경험하는 건 조앤이 보고 듣는 장면으로, 그녀와 아들의 말소리 숨소리 하나 하나가 귓가에 느껴지는 듯하다.

한 때 영어회화학원을 다닌 적이 있다.
당시 원어민 강사가 가장 무서운 소리가 뭔 지 의견을 적어보라 하기에 "footsteps behind you" 라고 적었다.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는 적막함, 귀를 찢는 시끄러움, 이 둘보다 더 두렵게 만드는 건 다름아닌 적막 속에서 들리는 무언가이다.

만약 외국소설 추천하는 [밤의 동물원] 이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극도의 긴장감으로 이루어진 서스펜스 영화가 될 것이다.
영화관의 스크린은 어둡고 주인공이 속삭이는 몇 마디 외에는 별다른 음향효과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관람객들은 잠들 수 없다.
오히려 씹고 있던 팝콘이나 마시던 콜라마저도 내려놓고 눈 앞에 펼쳐진 화면에만 집중할 것이다.



그녀는 액션 피규어들의 난장판인 핸드백 밑바닥을 손가락으로 훑는다. 열쇠 몇 개와 펜 몇 자루, 손톱 밑을 파고드는 뭔가 찐득찐득한 것과 작고 단단한 팔다리며 투구들이 느껴진다. 그녀는 그중 하나를 꺼낸다. 아니, 원더우먼이다. 그녀는 원더우먼을 떨어뜨리고 다시 뒤지기 시작한다.

p. 124




링컨은 소설 속에서 긴장감을 한층 올리는 역할을 하는 캐릭터이다.
갑자기 볼 일을 보고 싶고 배가 고픈데 자신이 먹고 싶은 음식은 따로 있는가 하면,
조앤에게 끊임없이 질문하며 자신이 처한 상황을 이해하려고 애쓴다.
이에 조앤은 아이를 진정시키고 조용하게 그리고 안전하게 숨어있기위하여 아이가 피규어를 갖고 놀도록 한다.
링컨은 프레데터 피규어를 가지고 놀면서 잠시나마 주변에 대해 잊고 놀이에 집중한다.
공포와 범죄로 휩싸인 동물원의 분위기와는 정반대인 아이의 놀이, 이 둘은 매우 역설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절대로 이상하거나 특이한 장면은 아니고 아이라서 가능하고 자연스러운 행동이라고 여겨진다.
어른이 아니라서 침착할 수도 없고 머릿 속으로 이성적인 판단을 내릴 수도 없으며 노련한 계획으로 최선의 시나리오를 짤 수도 없다.
아이는 그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할 뿐이다.



"여기 누가 있어." 다른 목소리가 말한다."
"숨어 있나보지?"

p. 139



공포영화나 스릴러 액션영화를 보면 빠지지않고 늘 등장하는 장면이다.
숨어있는 주인공, 그러다가 우연한 실수로 인하여 그가 있는 것을 알게 되고 주변을 배회하며 찾는 범인.
관객들은 마음 속으로 실수를 한 주인공을 질타한다.
나 역시도 소설 [밤의 동물원] 속 조앤을 보며 답답했다.
그렇게 아들을 챙기는 사람이! 왜! 그 따위 실수를!!

소설의 초반부에는 주로 희생자에 속하는 조앤과 링컨을 보여주다가, 중반 이후로는 범인들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그들의 대화를 보면 마치 미국에서 종종 등장하는 뉴스 속 범인들을 보는 듯하다.
사실, 너무나도 흡사해서 소설이라기보다는 특정 사건 하나를 모델로 삼아서 글로 옮긴 다큐나 에세이 같기도 하다.
그러나 그들이 한 대화나 행동은 스포가 될 소지가 많기에 이쯤에서 접어둔다.



매우 사실적인 분위기와 플롯의 범죄소설을 찾는 분들, 습도 높은 여름 날씨에 가볍게 읽을 수 있는 킬링소설 찾는 분들은
2시간만에 독파할 수 있는 [밤의 동물원] 읽어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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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촛불이다 - 광장에서 함께한 1700만의 목소리
장윤선 지음 / 창비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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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 위의 새처럼 가지런히 양옆으로 줄을 서서 하나같이 휴대폰을 감싸 쥐고 화면을 들여다보았다.

p. 10



박근혜의 탄핵 여부 결과가 나오는 날의 모습이다.
온 국민이 각기 다른 이유로 긴장하고 있었을 것이다.
나는 헌재에서 제대로 된 결정을 하지 않을까봐, 이 모든 게 그들의 짜고 치는 쇼였을까봐 걱정했다.
다행히도 결과는 으레 그래야 할 만한 합당한 것이었다.
일단 탄핵이라는 큰 산을 넘었지만, 그 이후 사법기관에 의한 실형 선고를 기다리게 되었다.
산 넘어 산, 길고긴 기다림의 시작이었다.
여느때와 같이 하루를 시작하고 일을 하고 운동을 하고 집에 돌아왔지만, 마음 속에는 작은 기쁨이 있었다.
BBC, CNN 등 전 세계가 속보를 내며 1면 보도를 한 이 대사건은,
국민을 무시하는 집권자가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되는지 보여주는 극단적인 사례였다.
일본을 비롯한 많은 나라들이 놀랐다.
폭력 없이 평화적인 촛불집회만으로도 권력자를 자리에서 몰아낼 수 있다는 사실은 모범적인 일례가 되었다.
급기야 지난해 12월, 촛불시민은 독일의 에버트 인권상을 받게 되었다. 



13년 전 그때 국민들은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에 반대하는 촛불을 들었다. 국민이 손수 뽑아놓은 대통령을 국회가 정략적으로 끌어내리려 한다는 데 분개했기 때문이다.

p. 17




의원내각제를 많은 국민들이 신뢰하지 않고 지지할 수 없는 이유이다.
오로지 자신의 입지나 권력, 혹은 당의 이익을 위해서만 소리를 내는 정치인이라는 사람들을 어찌 믿을 수 있겠는가.
오로지 과반수를 넘는 당이면 힘을 쓰고 되도 않는 법을 통과시키거나 반대로 민생을 위하여 꼭 통과되어야 할 법을 무시하는 이들.
믿을 수가 없다.
나는 당신을 뽑은 적이 없다.
투표를 할 수 있는 합법적인 나이가 된 이후로, 총선부터 지방선거까지 모든 투표에 참여해왔지만,
다행히도 내가 뽑은 이들은 대부분 국가 전체의 대의를 위하여 싸우는 듯하지만, 반대인 자들은 우리의 세금을 축내는 이들일 뿐이다.
다시 한 번 나는 당신을 뽑지도 않았고, 지지하지도 않는다.
두 번의 대통령 탄핵 찬반 시위를 통하여 대한민국 시민들은
정치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기회를 얻었고, 각성하는 계기를 가지게 되었다.
한 번은 반대하였고, 다른 한 번은 찬성하였다.
나도 한 때는 국회의원들끼리의 싸움에 신물이 나서 정치에 무관심했었다.
이제는 그게 그들이 바라는 바라는 걸 알았고, 원하는 대로 두지 않겠다는 생각을 한다.
때로는 스트레스 받고, 때로는 보기 싫어도 더더욱 정치에 관심을 갖고 여러 언론사의 뉴스를 찾아서 팩트 체크를 한다.
누군가 한 말 처럼 촛불집회를 통해 흥한 자, 촛불집회로 망할까?
절대로 그렇지 않다.
그 전에 한층 성숙해진 시민의식을 가진 국민이 있다.
이 점을 유념하길 바란다.



탄기국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종북 좌파 빨갱이 운운하며 촛불 든 시민들과 기자들을 불온시했다. 21세기를 살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1945년 해방 정국처럼 '레드 콤플렉스'에 사로잡혀 있다니.

p. 38



도대체 언제적 좌빨, 빨갱이, 종북인지 모르겠다.
그 의미가 너무나 퇴색하고 변질되어서 더 이상 뭐가 좌빨이고 빨갱이인 지 모를 정도이다.
빨간 당의 반대를 지지하면 종북인가? 북한에 애잔한 마음을 가지면 빨갱이인가?
심지어 한국전쟁은 국사교과서로만 접하고 휴전선 이전의 삶을 살아보지도 못한 이들에게
좌빨이라고 칭하는 어불성설은 무엇이란 말인가.
물론 소위 '애국단체' 라 스스로를 칭하는 이들의 '태극기 집회' - 이들 때문에 태극기만 보면 화가 난다. - 의 발언에는 논리가 없다.
이들 중 많은 사람들이 S그룹의 지원을 받은 단체의 후원으로 돈을 받고 뛰는 불쌍한 알바생일 뿐이다.
어쩌다 TV 인터뷰라도 하는 모습을 보면,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그들의 발언은 모순 그 자체이다.
박정희 시대에만 머물러 그 때의 추억에 사로잡혀 사는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개인의 신념이고, 그 시대를 살아본 자로서 충분히 그럴 만하다.
그러나 돈에 힘에 거짓에 휘둘려서 자신과 믿음이 다른 사람들을 무시하고 폭력으로 일관하는 태도는 옳지 못하다.



"11월 8일 음악인들이 시국선언을 했는데요."

p. 90




예전의 예술가들은 사회적 역할을 늘 했다고 한다.
현대의 우리나라에서도 종종 OO대학교 교수들의 시국선언, 총학생회의 시국선언, 가수협회의 시국선언이라는 뉴스를 보게 된다.
근대에 들어와서 예술가들의 사회적 역할은 예전보다 훨씬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자신의 예술적 감성을 따라서 그 길을 걷거나, 혹은 물질적 영화를 누릴 수 있는 직업으로서 예술가의 길을 택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가하면 자신의 행보나 작품 하나 하나가 사람들과 사회 전반에 끼칠 영향력을 택하는 이들도 있다.
그런데 예술가들이 이런 역할을 하는 데에는 따르는 제약이 많다.
조금만 적극적으로 사회적 활동을 하더라도 욕을 먹는 경우가 허다하고,
SNS를 통해 의견을 표출하는 유명인이 악플 세례를 받기도 한다.
심지어 지난 9년 동안에는 정부와 상반되는 스탠스를 취했다고하여 블랙리스트에 오르고 알게 모르게 탄압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에 대해 공개적으로 액션을 취하는 건 그 자체만으로 상당히 유의미하다고 볼 수 있다.



하야커피뿐만 아니라 인터넷카페 '82쿡'에서도 시민들을 위한 커피 후원에 나섰다. 박근혜 퇴진 떡 나누기 운동도 벌어졌다. '종로얼큰버섯칼국수'에서는 무료 칼국수 후원 이벤트도 열었다. 청소년들이 핫팩을 무료로 나눠주는 행사도 벌어졌다.

p. 136



우리나라 사람들은 하나 하나 뜯어보면 그렇게 나쁜 사람이 없다고 한다.
함께 모였을 땐 군중심리로 인하여 모두가 같은 옷을 입거나, 우리와 다른 남의 의견을 배척한다든가 등의 부작용이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측은지심을 지닌 민족인 것 같다.
촛불집회 당시 시민들에게 칼국수를 후원한 음식점 사장님은 적자를 생각하지 않고 그와 같은 일을 했다고 한다.
나의 이익이나 피해를 생각하지 않고 모두를 위해 좋은 일을 하려는 마음, 그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좋다.






아직도 이슈가 터질 때마다 광장 민주주의를 실현하기위해 보이는 촛불집회.
우리의 가슴을 터질 듯하게 했던 그 날의 풍경과 사람들을 다시 만나고 싶다면 도서 [우리가 촛불이다] 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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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탕 1 - 미래에서 온 살인자, 김영탁 장편소설
김영탁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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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죽여도 전염병은 사라지지 않았기에 사람들은 모든 가축을 죽여 멸종시켰다. 그리고 새로이 먹을 동물을 만들어냈다. 기이한 생김새였지만, 사람들은 배를 채울 수 있는 것에 만족했다. 쥐와 닮았다.

p. 10-11




역겨운 모습의 무언가를 만든다는 설정이 영화 [설국열차] 를 연상시키기도 하고,
조류독감이 등장한다는 것이 우리가 흔히 보는 TV 뉴스를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미래의 부산을, 그리고 과거 - 하지만 지금 우리에게는 현재 - 의 부산을 그리는 이 미스터리 국내소설은
신선한 소재와 돋보이는 스토리 구성으로 만화가 강풀, 영화감독 이준익과 소설가 장강명으로부터
추천사를 받은 SF소설이기도 하다.

알고 보니, 작가는 [헬로우 고스트] 와 [슬로우 비디오] 를 만든 영화감독 김영탁이다.
CF 감독이 만든 가수의 뮤직비디오가 흥미진진한 만큼이나 영화감독이 쓴 소설은
새로운 소재와 다양한 캐릭터의 등장으로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그래서 이미 카카오페이지에서 50만 독자가 열광하여 인기가 입증된 추천소설이다.

타임슬립 소설이라고 하면 너무 식상한 소재라고 질색하는 이도 있을 테고, 정반대로 매니아층도 있을 것이다.
나는 그 중간 정도의 독자로서, 내용이 어떨지 궁근하긴한데 살짝 지겨운 정도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나와 같은 사람들조차도 미스터리 SF소설 [곰탕_미래에서 온 살인자] 를 읽으면 생각이 달라질 수 있다.
마치 영화의 장면 장면을 보는 듯한 박진감 넘치는 전개는 뒷장을 알고 싶게 하는 궁금증 유발을 하기에 충분하다.


보통 키의 여학생이 책상에 앉아 고개를 숙이고 있을 경우, 입과 책상과의 거리는 25센티미터 정도다. 침은 15센티미터를 넘기면 급속도로 길어진다. 그래서 15센티미터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처음 두 번은 20센티미터를 넘기 직전 호로록, 회수했다. 하지만 결국 침은 20센티미터를 순식간에 넘기고 책상과 연결됐다.

p. 75




타임슬립 미스터리 소설인 [곰탕] 을 읽다보면 굳이 없어도 될 것 같은데 지나치게 디테일을 묘사한 부분이 눈에 들어오곤 한다.
그 중 하나가 수업 중 잠에 취해 침을 흘리는 여학생에 관한 묘사인데,
독자가 진지하게 몰입해서 읽고 있다가 갑자기 "엥?" 하는 순간이다.
생각해보면 저자인 김영탁 감독은 감동과 더불어 유머가 있는 영화를 만들기도 했다.
그 점을 고려해본다면 SF소설이라고 해서 코믹한 부분을 넣지 말라는 법은 없을 듯하다.

그래도 센티미터까지 설정하는 건 좀 과한가?
만약 이 부분이 영화화된다면 어떻게 될까??
여학생을 찍은 영상에 cm를 그래픽으로 입힐 것인가?
아니면 주인공 시점에서 나레이션이라도 깔 것인가?
누군가 이런 생각을 한다는 사실 자체도 놀라운데, 이 생각을 끄집어내어 글로 표현했다는 건 두 배로 놀랍다.



순희는 지금 진정한 사랑을 만나고 있는 것이다. 순희는 행복했다. 유치장에서의 며칠이 감사했다. 그 시간이 아니었으면 이 놀라운 사실을 알 수 없었을 것이다. 어떻게 알았겠나. 평생을 생각해도 몰랐을 거다.

p. 97




학교에서 친구들과 일진 놀이를 하며 늘 말썽만 일으키는 오토바이 폭주족 순희.
자신의 이름과는 정반대되는 행동으로 부모의 속을 썩이는 이 아이는 단순 과격하며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는 청소년이다.
이 아이에게도 조용한 성찰의 순간이 필요했던 것일까.
유치장에 갇힌 채 복잡한 심경의 변화를 겪거나 아니면 짜증만 부릴 줄 알았던 순희는 오히려 참된 사랑의 의미를 깨닫는다.
참으로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사랑이 가장 어울리지 않을 법한 곳에서 사랑을 찾다니.
물론 처음부터 그럴려고 그런 건 아니고 유치장에 갇혀 할 게 없는 상태에서
자신을 딴 세계로 보낼 수 있는 이런 저런 상상을 해보다가 역시나 여자 생각이 제일 낫다는 걸 알게 된다.
자신과 사귄 여자, 그 중에서 관계를 가진 여자와 그렇지 않은 여자 등등을 상상하다가 뜻밖의 발견을 한다.
꽤나 오랜 기간 - 순희의 기준에서 - 사귀었으면서도 여지껏 관계를 갖지 않은 한 여성이 있고,
그 여성이 바로 현재 그의 여자친구이다.
유레카?!
그렇다면 그는 아랫도리의 참견 없이도 여자친구를 떠올릴 수 있다는 이야기이고, 이거야말로 진정한 사람인 셈이다.
좀 전에 언급한 여학생의 침과 더불어서 이 장면 또한 김영탁식 유머를 보여주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다 씻은 내장들은 두어 시간 물에 담가뒀다. 양머리가 아니고 양지머리였다. 아롱사태처럼 소의 살이었다. 소의 목에서 가슴에 이르는, 오래 끓여야 고소한 맛이 나는 살덩이였다. 아롱사태와 양지머리, 살들도 물에 담가서 핏물을 뺐는데, 물을 수시로 갈아줘야 했다. 이것만 한나절을 했다.

p. 136



모든 것은 '곰탕' 으로 인해 시작된다.
이 미스터리 소설 속 등장인물들이 다 곰탕에 연루되어 있다는 건 아니고, 어쨌든 곰탕이 작은 나비의 날갯짓에 해당한다.
곰탕은 내 기억 속에 지겹고 끈질긴 음식으로 뇌리에 박혀 있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어쩌다 할머니께서 곰탕이라도 끓이는 날에는 거의 한 달을 아침, 저녁식사 할 거 없이 그것만 먹어야 했다.
물론 맛이 없진 않았다.
뽀오얀 국물에 소금이나 후추로 간을 하면 거기에 밥만 말아먹어도 맛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맛있는 것도 일주일이면 질린다.
쳐다보기도 싫은 그것을 먹을 게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먹곤 했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대개는 공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친근하면서도 동시에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는 소재인 곰탕으로 SF소설이 탄생하다니, 대단하지 않은가.
그렇다 하더라도 그 와중에 곰탕을 끓이는 장면을 아주 소상히 나열하고 있다니,
순간 요리 만화나 요리 소설이라도 보고 있는 줄 알았다.
어떤 의미에서 대단하다.



전입신고를 한 사람들의 모든 부모가 병원에 있는 건 물론 아니었다. 하지만, 병원에 있는 노인들의 자식들은 모두 전입신고서를 작성한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이사 온 사람들이었다.

p. 201



청소년만 나오는 하이틴 소설은 물론 아니고 명색이 미스터리 소설이기에 형사가 등장한다.
형사들은 각기 다른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나가는데,
형사라 그런지 사소한 거 하나부터 놓치지 않고 포기할 줄 모르는 근성이 있으며,
두꺼운 자료들을 하나 하나 살펴보면서 지치지 않는다.
소설 속 양창근 형사를 보면서 어떤 배우가 이 역할을 맡으면 좋을까 생각하게 된다.
인천에서 부산으로 전근 온 형사, 오자마자 큰 사건을 맡게 되고 형사들 사이에서는 은근히 아웃사이더라는 인상을 주는 사람.
그는 홀로 사건을 파헤치다가 점점 깊은 그늘 속에 들어가게 된다.
이희준, 김민재, 김상경, 박희순, 강신일...
많은 배우들의 이름과 얼굴이 머릿 속에 맴돈다.






책 한권 자체로 영화 시나리오를 써도 될 정도이다.
그래서 2권을 하루 빨리 읽고 싶다.
미스터리 소설 좋아하는 분들, 앞을 예상할 수 없는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 소설 좋아하는 분들,
그리고 한국식 SF 액션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곰탕] 을 읽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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