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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하는 이순신 ㅣ 큰곰자리 48
김온 지음, 이수영 그림 / 책읽는곰 / 2019년 9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주인공 이순신은 싸움을 싫어하고 요리를 좋아하는 남자아이다
할머니는 종친 어른들에게 핀잔을 들으면서까지 손자의 이름을 이순신이라 지었다
이순신장군처럼 씩씩한 아이로 자라길 바라는 할머니의 마음과 자신의 생각을 굽히지 않는 할머니의 성격을 알 수 있다
하지만 할머니의 바램은 바램일 뿐이다
책에는 요리사를 꿈꾸는 순신이의 이야기 외에 사고로 아빠를 잃은 뒤 씩씩하게 살아가는 순신이 가족이야기와 이혼하고 아빠와 외롭게 살아가는 성룡이 이야기도 어우러져있다.
아빠 이야기를 싫어하는 할머니와는 달리 아빠와의 추억을 곱씹으며 씩씩하게 생활하는 엄마
엄마 없는 생활이 외로워 엄마와 사이가 좋은 순신이를 부러워하는 성룡이
아빠가 돌아가시던날 사고의 트라우마로 계속 코를 파는 동생 우신이까지
모두 크고 작은 상처가 하나씩은 있다
이들의 상처를 보듬어 주고 마음을 열어준 것은 다른 큰 사건이 아닌 음식이다
“음식에는 사랑이 담겨 있어야 해. 사실 우리는 음식을 먹는게 아냐. 사랑을 먹는 거지. 사랑이 담긴 음식을 먹어야 진짜 건강할 수 있는 거야.” 라는 순신이 아빠의 말씀처럼 정성이 담긴 음식으로 모두의 상처는 점점 작아진다.
책을 읽으면서 순신이의 엄마가 순신이에게 조금 더 힘이 되어 주었을 수는 없었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현실이라면 할머니를 상대로 용기를 내기는 정말 어렵겠다는 생각도 한다.
책 마지막 부분에 아이들이 순신이 아빠 제사상을 차리는 장면이 나온다.
잘 먹지도 않는 음식, 만들기 어려운 음식이 아닌 평소에 아빠가 좋아하던 음식으로 정성을 다해 차린 제사상을 보면서 이게 정말 제사상이라는 생각을 한다. 내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때가 오면 우리집만이라도 이렇게 바꾸리라 다짐 아닌 다짐을 하면서 배실 배실 웃음이 새어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