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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강경수 지음 / 창비 / 2024년 11월
평점 :
세상....그림책 제목이 참 무미건조하다.
무미 건조한 제목처럼 높은 빌딩과 건물들로 가득차있어 답답해 보이는 세상을 뒤로하고 아이는 토끼 인형과 집 안에 있다.
하지만 집도 그리 편해 보이지는 않는다 창문인것 같은 그림은 다르게 보면 감옥의 창살 같기도 하다.
아이는 태어나서 부모라 주장하는 커다란 손이 만들어 놓은 안전한 곳에서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받으면서 잘 자란다.
하지만 그건 손의 생각일 뿐 아이는 이곳이 답답하다.
부족한것이 없지만 벽에 가로 막혀있는 이곳을 벗어나 다른 것들을 만나 보고 싶지만 손이 겁을 준다.
사실...겁을 주는 것이 아니라 걱정스러운 마음인건데....아이는 그런 손의 마음을 몰라준다.
손과 아이의 갈등이 극에 달하고 아이는 손을 떠난다.
손은 아이를 걱정하며 잡아보지만 아이는 오히려 손을 안심시키고 씩씩하게 자신의 세상을 찾아 간다.
그런 아이를 응원해 주는 손.....
나는 내심 손이 끝까지 아이를 보내지 않았으면 했다.
내 생각으로는 손이 너무 쉽게 아이를 보내주었다.
그래서 솔직히 실망했다.
나에게 큰 사건이 발생해 나의 생각이 바뀌기 전까지.
어느 날 나의 작은 아이가... 얼마전에 두번째 수능을 보고 매일 집에서 같이 시간을 보내던 나의 작은 아이가....아르바이트를 한다면 이력서를 내더니 면접을 간다며 안절부절 못하는 것이다.
면접을 잘 보는 방법을 검색해 보고, 평소에 작은 목소리가 신경쓰였는지 자꾸 목소리를 크게 내는 연습을 한다.
순간 가지말라고 잡던 손과 그런 손에게 걱정하지 말라며 잘 할수 있다고 말하는 아이의 모습이 생각났다.
꼭 지금의 나와 나의 작은 아이같다.
어느새 자라서 자신의 세상으로 들어가려는 아이와 그런 아이가 대견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이 가득한 나.
정말 마음속으로는 아이를 내 품속에 품고 싶지만 새로운 세상을 향해 첫 발을 내딛는 아이를 응원해 줬다.
그리고 책속의 큰 손에게 미안했다. 큰 손도 쉽게 보내준것 같아 보이지만 그렇지 않았을꺼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내기 싫은 마음보다 아이가 만들어 낼 아이의 세상을 응원하는 마음이 더 크다는걸 알았다.
아이의 세상이 커지면서 나의 세상도 자라고 있었다.
지금 나의 작은 아이는 면접을 잘 봐서 열심히 일을 하고있다.
처음 경험하는 세상이 신기하고 재밌기만 아이.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겁먹고 걱정만 하고 주저 앉지 않고 용기있게 나아가는 나의 작은 아이의 세상을 지금의 나는 열렬히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