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고전 (합본 뉴에디션) - 인생의 내공이 쌓이는 시간
박재희 지음 / 김영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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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살면서 머릿속이 복잡할 때가 있어요. 뭔가 이리저리 뒤엉켜 어떻게 풀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할 때, 고전을 읽어보고 싶어요. '오랫동안 많은 사람에게 널리 읽히고 모범이 될 만한 문학이나 예술 작품'이라는 고전의 사전적 의미처럼 오랜 기간 사람들이 찾는 이유가 있을 테니까요. 그런데 그 문턱이 높아서 지금까지 제대로 도전해 보지 않았어요. 계속 미루면 안 될 것 같아서 용기를 내서 책을 펼쳤습니다.


박재희 저자는 동양철학의 지혜와 통찰을 현대적 시각과 눈높이에 맞춘 명강의로 전 국민을 고전의 매력에 빠지게 만들며 국민훈장이라는 칭호를 얻었어요. 서문에 쓰인 ‘고전은 오래된 미래'라는 정의가 가슴에 와닿았어요. 과거의 오래된 문화가 불확실한 미래의 대안을 찾는 나침반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인데, 인생을 살다 보면 답이 없다고 느껴질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때 고전을 펼쳐 나의 문제를 고민해 보면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해요.


2천 년 동양고전의 지혜가 쓰인 책으로, 유교의 사서삼경에서 노장과 병법, 제가백가의 사상까지 40여 권의 고전이 담겨 있어요. 두 페이지에 걸쳐 동양고전 하나를 소개하는데, 그 안에 주제, 고전이 나온 시대적 배경과 현대적 의의, 원문과 번역, 현대인을 위한 통찰이 담긴 짧은 격언, 한자 뜻풀이까지 담겨 있어요. 차례차례 보셔도 되고 지금 내게 필요하다 싶은 것을 먼저 골라서 읽어보셔도 좋아요.


📍 날마다 비우는 것이 도를 닦는 방법이다 : 위도일손(爲道日損)

노자 《도덕경》 48장에서는 배움과 도에 관해 이렇게 말합니다. "배움學의 목표는 날마다 새로운 것을 채우는 것이다. 도道의 목표는 날마다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을 버리는 것이다." 노자가 살았던 시절도 오늘날 우리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해요. 지위를 높이고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무한 경쟁하며 '채움'에 집착했어요. 노자는 채움이 미덕이던 기존의 가치관에 날마다 버리는 것이 진정 도를 행하는 방법이라고 역설했어요. 노자는 "버리고 또 버리다보면 끝내는 무위의 경지에 이르게 될 것이다."라고 이야기했어요. 하지만 비우는 것도 채워져야만 비울 수 있는 법이죠. 열심히 채운 사람만이 날마다 비울 수 있는 자격이 있어요.


📍 어느 시인의 작은 행복 : 일반청의미(一般淸意味)

행복은 먼 곳에 있지 않다고 하는데, 우리는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행복을 제쳐놓고 먼 곳에서만 찾고 있습니다. 큰 행복보다 작고 의미 있는 행복이 더 소중할 수 있는데 말이죠. 작은 것을 볼 줄 아는 능력, 노자는 그것을 견소왈명이라고 표현했는데, 이는 '작은 것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명철한 지혜'라는 뜻이에요. 중국 송나라 때 소강절이라는 학자가 지은 <청야음>은 '달은 하늘 깊은 곳에 이르러 새벽을 달리는데, 어디선가 바람은 불어와 물 위를 스쳐가네. 너무나 사소하지만 일반적이고 맑고 의미 있는 것들, 아무리 헤아려봐도 이해할 수 있는 사람 아주 적네.'라는 내용을 담고 있어요. '일반청의미', '일반적인, 즉 아주 작고 평범하지만 그러나 그 속에서 찾는 맑고 의미 있는 것들'이라는 뜻으로 '작은 것 속에서 느끼는 행복'의 감성을 표현한 구절이에요. 작지만 아름다운, 나만이 느끼는 의미 있는 순간들을 사랑하며 살기를 바라요.


📍 인생을 성찰하는 세 가지 질문 : 묵이지지(默而識之)

빠르게 흘러가는 세월 속에서 가끔 한 번씩 자신의 삶을 냉철하게 돌아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입니다. 《논어》에 공자가 자신의 인생을 세 가지 질문으로 성찰하는 구절이 있습니다.

첫째, 묵이지지 默而識之, 나는 인생을 살면서 좋은 생각을 묵묵히 가슴속에 간직하면 나의 길을 가고 있는가? 둘째, 학이불염 學而不厭, 배움에 싫증 내지 않으며 배움이 충만한 삶을 살고 있는가?, 셋째, 회인불권 誨人不倦, 남을 가르치는 데에도 게으르지 않은 삶을 살고 있는가? 이 세 가지는 공자도 스스로 실천하기 힘든 것이라고 말해요. 공자도 실천하기 어렵다고 한 이 세 가지 인생의 질문을 나에게 반복해서 물어보는 것이 바로 배움의 자세입니다.


467페이지라는 두께에도 불구하고 책이 부담스럽지 않았어요. 책 제목처럼 하루에 3분만 투자하면 고전 하나를 배울 수 있거든요. 이렇게 하루에 고전 하나씩 읽는다면 인생의 내공이 조금씩 쌓이지 않을까요. 저는 비록 리뷰를 써야 해서 짧은 기간 내에 다 읽었지만, 옆에 놔두고 필요할 때 한 번씩 찾아보려고 생각 중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시대가 변함에 따라 달라진 것도 많지만 인생에 대해 고민하고 질문하고 답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것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다 보니 중복되는 내용도 조금씩 있어요. 예전이나 지금이나 사람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여러 사람이 이야기하다 보니 그런 것 같아요. 이 많은 것을 다 담으려고 하지 말고 지금 당장 내게 필요한 2~3가지만이라도 기억하고 행동한다면 좋지 않을까 싶어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내 마음속을 두드리는 또 다른 이야기가 나를 찾아오겠죠. 이런 시간이 켜켜이 쌓이면 조금은 괜찮은 사람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고전을 통해 인생의 질문에 답을 찾고자 하는 분께 추천해 드려요. 감사합니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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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소 - 생명을 작동시키는 작지만 강한 분자기계 DEEP & BASIC 시리즈 7
폴 엥겔 지음, 최가영 옮김 / 김영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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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식품이나 세제 등의 화학제품, 생물학책 등에서 많이 접해서 익숙한 단어인 '효소'. 그런데 효소가 무엇이냐고 정의를 내려보라고 하면 어려워요. 이 책은 효소학의 권위자인 폴 엥겔이 효소에 대한 가장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지식을 압축적으로 담았어요.


효소는 작은 단백질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생명체 내부에서 특정 화학반응의 속도를 수백만 배나 높여주는 일을 한다고 해요. 체내 효소들은 팀을 이루어 DNA를 만드는 것에서부터 음식물을 소화시키는 것까지 우리가 생명 활동이라고 여기는 많은 과정을 이루어 내죠. 또 빨래와 같은 일상 속 화학작용부터 신약 개발, 폐기물 처리 같은 산업적인 응용까지, 생체 바깥에서 화학과 생물학이 만나는 일들에 폭넓게 관여하기도 한대요.


책은 총 9장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1장은 생명 활동에 대해 정의를 내리고 기본적인 화학지식과 생화학의 짧은 역사를 설명해요.
2장은 효소가 하는 촉매작용이 무엇인지,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열역학·동역학적 원리는 무엇인지 알려줘요.
3장부터 본격적인 효소 강의가 시작된다고 할 수 있어요.
3장은 효소의 구조와 화학적인 성질을,
4장은 촉매작용이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5장은 효소가 하는 다양한 역할들을,
6장은 효소가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를 설명해요.
7장부터는 효소의 응용에 관해 다루고 있어요.
7장은 의학 분야에 초점을 맞춰 병을 일으키고 치료하는 효소에 대해 알아보고,
8장은 화학산업, 농축업, 폐기물 처리 등의 분야에서 쓰이는 효소를 살펴보고,
9장은 유전자 혁명의 핵심에 자리한 효소의 역할과 작용 기전을 밝혀요.


효소는 촉매작용, 즉 어떤 화학반응이 더 빨리 일어나도록 돕는 일을 한다고 해요. 촉매란 화학반응의 속도를 높이면서 그 자체는 반응이 종료된 후에도 원래 상태 그대도 있는 물질이에요. 촉매는 변하지도 소모되지도 않아 끝없이 재사용이 가능하기에, 백금이 값비싼 금속임에도 백금 촉매가 200년 넘게 애용되고 있는 까닭이라고 해요.


효소는 단백질이에요. 모든 단백질 분자는 단위 아미노산들이 일정한 순서로 나열돼 이뤄져요. 이 일차 구조는 스무 가지 R기 선택지 중에서 그때그때 딱 맞는 것을 골라 이어 붙여 만들어지는데, 어느 아미노산이 어디에 들어갈지는 DNA 염기(G, C, A, T) 암호로 유전자에 이미 새겨져 있다고 해요.효소 촉매작용에는 기질 특이성(효소가 기질로 받아들일 분자를 몹시 까다롭게 고름)이 있어요.


효소는 고순도로 분리되기에 의학에서는 진단 시약이나 치료제로 널리 활용되고 있어요. 효소는 여러 산업 분야에서도 사용되는데, 세탁을 돕고, 먹거리를 만들고, 농축업과 쓰레기 처리 등을 도와요. 이런 효소 응용 사례들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효소가 기질을 더 작고 물에 잘 녹는 분자로 분해하는 가수분해 반응이라고 해요.


코로나19 진단 방식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중합효소연쇄반응(PCR)은 작은 DNA 조각을 어마어마하게 증폭시키는 신기술로, 핵심은 DNA 중합효소에요. 이 효소는 짧은 프라이머에서 출발해 단일가닥 주형을 가지고 길다란 이중나선 DNA를 엮어내요. 크리스퍼 시스템은 박테리아의 방어기제과 관련 있어요. 바이러스가 박테리아를 감염시키면 박테리아는 크리스퍼를 사용하여 바이러스의 DNA 조각을 잘라내요. 이것은 특정 위치에서 DNA를 자르는 방식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유전질환 치료에 사용될 수 있으나 윤리, 법 규정 면에서 앞으로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해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책이 어려웠습니다. 아마 효소에 관한 기본적인 지식이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이 책을 접해서 그런 것 같아요. 중간중간 이해를 돕기 위한 글 상자, 표, 도판 등이 있어 그나마 이해가 쉬웠고, 책 덕분에 효소가 무엇이며 어떤 역할을 하는지 대략적인 것은 알게 되었어요. 저자는 효소를 알게 되면서 생화학의 세계까지 관심을 가지기를 바랐을 것 같은데, 제가 아직 그릇이 작아서 그 단계까지는 가지 못했네요. 막연히 '효소'가 좋다는 이야기만 들었지, 왜 그런지 깊이 따져 묻지 않았던 저 자신에게 조금 더 깊은 사고를 하려면 제대로 된 질문을 하고 답을 구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과학자를 보면 질문하고 답에 이르기까지 여러 과정을 거치는 동안 실패도 많이 하잖아요. 그 실패들이 쌓이고 쌓여 또 다른 방법을 생각하게 하는 것 같아요. 이분들 덕에 효소의 화학 구조부터 물리적 성질, 작동 원리까지 알아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 같아서 감사한 마음이 컸습니다. 앞으로 효소는 어떻게 새롭게 사용될지 궁금해지네요.

효소에 관해 과학적인 지식을 얻고 싶으신 분께 추천해 드려요. 감사합니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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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뇌, 협력의 뇌과학 - 뇌와 마음, 인간의 상호작용에 관한 유쾌한 탐구
우타 프리스.크리스 프리스.앨릭스 프리스 지음, 대니얼 로크 그림, 정지인 옮김 / 김영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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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책 제목이 '두뇌'인줄 알았어요. 자세히 보니 '두 뇌 : Two Heads'더라고요. 'Two Heads'는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에 해당하는 영어 속담 'Two heads are better than one'에서 따온 것이라고 해요.

 

뇌와 마음이란 무엇일까요? 뇌는 물리적 실체이며, 이 뇌가 어떻게 해서인지 마음이라는 걸 경험하게 만든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합의된 사항이에요. 문제는 '마음'이라는 걸 정의하기가 무척 어렵다고 해요.


뇌는 두개골 안에 꽉꽉 채워진 뉴런들의 복잡한 네트워크예요. 뉴런은 서로 끊임없이 신호를 주고받는데, 이게 바로 뇌가 작동하는 방식이에요. 무리 지은 뉴런들이 세상에 관한 정보를 예측하고 신체 감각을 활용해 그 정보를 확인해요. 시간이 지나면서 뉴런들은 세계에 관한 더 나은 앎의 저장고를 채워가고 각각의 새로운 예측의 정확도도 높아져요. 그런데 뉴런들 각각은 자유의지나 선택을 내릴 능력이 없는데도 뉴런들이 함께 작동하는 방식은 우리가 마음이라고 부르는 현상을 낳아요.

왜 우리는 종종 다른 사람을 무작정 따라할까요? 그건 누가 뭔가를 하는 걸 볼 때마다 우리의 거울 뉴런들이 활성화되기 때문이라고 해요. 그건 뉴런들의 동일한 패턴이 다시 활성화되는 단순한 단계인데, 이 결과 우리는 물리적으로 동일한 일을 하게 되는 거라고 해요.
그렇다면 우리가 항상 다른 사람들을 따라하지 않는 이유는 뭘까요? 뇌의 또 다른 부분이 거울 뉴런에게 스위치를 켜거나 끄라고 지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해요.

머리는 하나일 때보다 둘일 때가 낫다, 즉 협력하는 게 정말 나을까요?
혼자 일할 때보다 사람들이 협력할 때 전반적으로 문제를 더 잘 해결할 수 있다고 해요. 최선의 결과를 내려면, 짝은 이룬 사람들 간에 어떤 과제를 하는 능력이 얼추 비슷해야 하고, 또 그 일에 자신이 얼마나 능숙한지에 대한 자기 확신을 평가하고 묘사할 수 있는 능력도 비슷해야 한다고 해요.

저자들이 협력과 관련하여 가장 알리고 싶은 연구는 4명으로 이루어진 무리에게 사건 기록 파일의 문서를 검토하여 살인 사건 미스터리를 풀어보게 한 실험이에요. 각 그룹은 처음에는 세 명으로 시작했다가 각각 내집단과 외집단 구성원 한 명이 새로 가담하여 논의를 이어가요. 어느 쪽이 사건을 더 잘 풀었을까요? 즐겁게 논의하여 자신들이 찾은 답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는 내집단 그룹보다는 논의 과정이 불만스럽고, 답에 대한 확신도 낮았지만 외집단 구성원이 포함된(다양성을 갖춘) 그룹이 훨씬 더 일관되게 정확한 답을 찾았다고 해요. 협력은 궁극적으로 세상의 다양성을 반영하는 집단을 이루는 것이며, 여기서 다양성이란 젠더, 문화, 가족사, 교육 등은 물론 '마음이 작동하는 방식의 다양성'까지 아우른다는 것이에요. 그렇기에 다른 생각들에 귀 기울이고 그 생각들에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활발한 토론을 장려해야 한다고 해요.


만화 형식의 스토리로 되어 있어 접근하기도 쉽고 재미있었어요. 사람뿐 아니라 꿀벌, 광대, 원숭이 등의 모습으로 변한 부부가 설명해주는 부분은 웃음이 났고요. 뇌의 기본적인 기능 소개, 작동 메커니즘부터 19~20세기 심리학과 신경과학 분야를 발전시킨 사람들에 관한 짧은 역사까지, 신경과학의 주요 범위를 폭넓게 아우르고 있는 책이이에요. 신경과학의 기본 개념과 사회 인지과학의 복잡한 개념을 부부만의 진지함과 유머로 전달해요.

특히 이 책은 협력에 초점을 맞춰요. 협력하면 문제를 더 잘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은 어찌보면 대단한 이야기는 아닌 것 같지만, 우리는 자주 잊고 사는 것 같아요. 요즘 뉴스를 보면 내집단은 똘똘 뭉치지만, 나와 다르다고 여겨지는 다양성을 가진 외집단은 배척하는 경우가 꽤 보여요. 저는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제 주변을 먼저 챙기게 되고, 저와 의견이 다른 사람은 조금 다른 시각에서 보는 경향이 있더라고요. 그나마 다행인 것은 외집단인 사람이 주인공인 소설이나 영화를 보는 것만으로도 외집단 구성원을 무시하는 뇌의 경향을 극복할 수 있다고 하네요. 우리 뇌에게 주어진 핵심 과제 중 하나인 다른 사람과 협력하기! 조금씩 노력해봐야겠어요.

뇌와 마음, 인간의 상호작용에 대해 궁금하신 분은 읽어보시면 좋아요. 감사합니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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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골드 마음 세탁소
윤정은 지음 / 북로망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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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이라는 꽃말을 가진 '메리골드' + 감정이나 의지, 생각 따위를 느끼거나 일으키는 '마음' + 얼룩을 없애주고 구겨진 곳을 다려주며 수선까지 해주는 '세탁소'라는 단어의 조합인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 이런 곳이 눈에 띈다면 저도 모르게 발걸음이 향할 것 같아요. 누구나 마음 한곳에 상처 하나씩은 자리 잡고 있잖아요. 시간이 지날수록 상처가 옅어지는 경우도 많지만 어떤 상처는 마음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붙박이처럼 꼼짝하지 않아요. 그럴 때 이런 힘든 기억은 내 기억에서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기도 하죠. 힘든 마음을 안고 기대 반 의심 반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의 문을 두드리면, 시간이 지나면서 마음의 구김과 얼룩이 사라져 행복이라는 것이 올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살며 사랑하며 이야기의 힘을 믿고 오늘도 글을 쓰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윤정은 저자의 이 책은 잡화점, 백화점, 편의점, 서점을 잇는 힐링 소설이에요. 어떤 장소에서 사람들이 힐링하는 이야기, 비슷한 포맷으로 느껴지기도 하지만 사람들의 지치고 힘든 마음이 쉴 수 있는 곳, 위로받을 장소가 현실 세계에선 딱히 없기에 소설 속에서라도 그런 장소를 마련해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만약에 말이야. 후회되는 일을 되돌릴 수 있다면, 마음에 상처로 새겨져 굳어버린 얼룩 같은 아픔을 지울 수 있다면, 당신은 행복해질까? 정말 그 하나만 지우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


봄이 지나면 가을이 오고, 가을이 지나면 다시 봄이 오는 마을이 있어요. 이곳에는 언제나 꽃 같은 날들이 이어져요. 눈빛과 마음이 선한 이들이 모여 살기에, 그들은 미움, 아픔, 슬픔이라는 감정을 몰라요. 늘 평화로운 이 마을에 한 여자가 찾아오게 됩니다. 한 남자는 여자를 보고 첫눈에 반하고, 이들은 마을에서 예쁜 딸까지 낳고 평온하게 살아요. 자신에게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고 자라난 딸은 어느 날 엄마, 아빠의 이야기를 엿듣고는 본인에게 대단한 능력 두 가지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요. 혼란스러운 마음에 뒷말을 마저 듣지 못하고 자신의 방으로 온 소녀는 잠이 드는데... 잠에서 깨어난 소녀는 엄마, 아빠, 사랑하는 모든 것이 사라진 현실을 마주하게 됩니다.


오로지 엄마, 아빠를 다시 만나기 위해 자기 능력을 사용하며 백만 번을 다시 태어난 소녀. 이번에 그녀가 머무는 동네는 엄마가 좋아하던 꽃 이름과 같은 '메리골드'에요. 모두가 잠든 밤, 커다란 꽃이 피어나듯 동네에서 가장 높은 언덕에 마음 세탁소가 생겨나요.


"마음의 얼룩을 지우고, 아픈 기억을 지워드려요. 당신이 행복해질 수 있다면 구겨진 마음의 주름을 다려줄 수도, 얼룩을 빼줄 수도 있어요. 모든 얼룩 지워드립니다. 오세요, 마음 세탁소로."


창백하게 하얀 얼굴, 젓가락처럼 마른 몸, 까맣고 구불구불한 긴 머리의 미스테리한 여자 지은. 지은은 마음 세탁소를 찾는 이들을 위해 매일 정성스럽게 따뜻한 차를 끓여요. 차를 마신 이들은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자신만의 힘겨움을 그녀에게 털어놓아요. 대학 시절 신인 영화상을 받았지만 그 이후 어떤 작품도 만들지 못하는 재하, 사랑하는 사람의 배신에 괴로워하는 연희, 인스타 인플루언서이지만 외로움과 괴로움을 느끼는 은별, 재하와 연희의 친구인 말수가 적은 해인, 아들을 위해 자신의 삶을 희생한 재하 엄마 연자 씨, 왕따와 비교로 상처와 방황을 한 택배 기사 영희 삼촌... 많은 이들이 각자의 사연으로 마음 세탁소를 찾아요. 이들과 속 깊은 대화를 통해 지은의 내면에도 변화가 찾아와요.

지은과 마음 세탁소를 찾은 사람들은 마음의 얼룩을 지우고, 아픈 기억을 지우고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어떤 아픈 기억은 지워져야만 살 수 있기도 하고, 어떤 기억은 아프지만 그 불행을 이겨내는 힘으로 살기도 하지. 슬픔이 때론 살아가는 힘이 되기도 해." (P. 53)


"마음의 얼룩도 그래. 자기 얼룩을 인정한 순간, 더 이상 얼룩이 얼룩이 아니라 마음의 나이테가 되듯이 말이야. 그냥 오늘을 살면 돼. 오늘 하루 잘 살고, 또 오늘을 살고, 내일이 오면 또 오늘을 사는 거야. 그러면 돼." (P. 70)


"비밀은 바로, 오늘 지금 이 순간이야. 행복은 내면의 빛이다. 손에 닿을 수 없는 높은 하늘이 아니라 마음의 하늘에서 빛나고 있다. 행복은 이미 우리 마음 안에 있다. 행복은 바로 지금 여기, 이곳에 있다." (P. 225)


소설 속 다양한 인물들의 사연을 들으며 공감하고, 눈물을 훔치기도 하고 제 나름대로 위로도 전했어요. 과거에 사로잡혀 백만 번이나 태어난 지은의 이야기에는 그 슬픔과 공허함에 한기가 느껴지기도 했고요. 마음을 주지 않으려 애쓰며 살았지만, 지은은 메리골드 동네에서 안아주고 보듬어 주는 가족 같은 존재들을 알게 돼요. 그녀는 자기 능력 두 가지를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조금씩 알아차리면서 현재를 즐기며 살아가기로 다짐하죠.


우리는 현재를 살아가고 있어요. 그런데 현재를 오롯이 즐기며 사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요? 지은처럼 과거에 얽매여 표정을 잃고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요? 지금, 이 순간은 다시 오지 못할 소중한 시간인데 자주 잊어버려요. 그럴 때 이런 책을 한 권 읽으면서 다시 깨닫는 거죠. 아! 지금, 이 순간을 살아야지! 하면서요. 우리 모두 자신의 마음속에 세탁소를 하나 차리면 어떨까요? 상처마다 다림질할 것, 이 상태로도 괜찮으니 그냥 놔둘 것, 표백제까지 써서라도 새하얗게 만들 것 등을 구분해보는 거예요. 그런 생각만으로도 조금은 힐링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마음 세탁소에 들러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싶은 분께 추천해 드려요. 감사합니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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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반짝이는 행복을 줄게
스텔라박 지음 / 부크럼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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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반짝이는 행복을 줄게' 제목부터 너무 이뻐요! 표지에 아주 커다란 케이크를 만들고 있는 스텔라 마을 친구들의 행복한 얼굴도 보여요. 과일과 초콜릿의 새콤달콤하고 달짝지근한 향이 풍기는 것 같아요. '반짝이는 행복'이란 뭘까요? 예전에는 특별한 일이 있어야만 반짝이고 특별한 하루라고 생각했기에, 보통날은 별 의미 없이 흘려보냈어요. 평범해 보이는 일상을 나만의 방식으로 이리저리 요리하면서 살았을 텐데 잘 몰랐던 거죠. 똑같은 일상이라고 말은 해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조금씩 다른 것이 섞여 있어요. 얼핏 보면 똑같아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른 것이 눈에 띄는 틀린 그림 찾기처럼요.


이 책은 일러스트 에세이에요. 저자인 스텔라박은 마음속에 떠오르는 따뜻한 순간이 기억 너머로 사라지는 게 아쉬워 색연필로 작은 친구들이 사는 세상의 모습을 남기고 있어요. 그림 속 친구들이 진심으로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는 저자의 따스함이 책을 통해 읽는 사람에게도 전달되는 것 같아요.


📍 “스텔라 마을에는 별빛처럼 빛나는 친구들이 살고 있어요. 이 친구들은 하루하루가 행복합니다. 스텔라 마을의 친구들은 따사롭게 내리쬐는 햇볕도 반짝이며 내리는 빗방울도 저마다의 모양을 갖고 흐르러지게 피어나는 꽃들도 바람에 따라 살랑이는 풀들도 우직하고도 겸손하게 감싸 주는 나무도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에 행복합니다. 자신이 지닌 모습 그대로 지내고 있기에 반짝이는 스텔라 마을의 친구들이 여러분의 고유한 모습을 찾아 행복할 수 있도록 해줄 거예요.” (프롤로그)


스텔라 마을에는 정이 많고 다정한 크림이, 호기심 많고 사랑스러운 모카, 달콤한 냄새가 가득 풍기는 귀여운 보리,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행복한 루루, 차분하고 섬세한 코코, 조용하고 똘똘한 율무, 숲속 마을에 사는 다람쥐 친구들, 바닷가 마을에 사는 고양이 친구 솔트가 나와요. 총 4 Part로 이루어진 이 책은 귀여운 스텔라 마을 친구들을 따라 계절 향기가 물씬 풍기는 일상 속을 함께 거니는 느낌으로 읽을 수 있어요.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빵을 굽고, 춤추고, 선물하고, 추운 겨울 붕어빵을 사 들고 가는 친구들의 모습에 저도 모르게 웃음 지었어요.



📍 우리가 품은 소원이 지금은 비록 멀게 느껴져도 걱정하지 마. 잔잔해 보이는 물도 매일 흘러가듯이 우리의 소원도 시간과 함께 각자의 속도에 맞춰 자연스럽게 이뤄질 거야.

이 계절에 맞는 물건을 살 때가 되면 매일 다르게 부는 바람과 흘러가는 구름처럼 나 역시도 이 계절처럼 매일 바뀌고 변하는 걸 느껴.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다르듯 너도 그렇겠지? (P. 19~20)


물도 조금씩 흘러가고, 꽃도 시간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여주듯 우리도 조금씩 변하고 있어요. 그 속도가 너무 느려 알아차리지 못할 뿐이죠. 그 순간들이 쌓이면 어느 순간 아! 지금이구나! 느끼지 않을까요.


📍 지금의 나를 만들어 주는 건 그동안 내가 만나 온 모든 인연과 겪어 온 수많은 일들 그리고 그 시간을 걸어온 나 자신이야. 오래가는 깊은 인연도 얕은 인연도 행복한 일도 힘들고 후회되는 일도 어느 하나 빠짐없이 저마다의 의미를 담아 지금의 나를 온전하게 만들어 주는 순간들이지. (P. 59)


지금의 저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것이 다 섞여서 이뤄진 것이에요. 저를 힘들게 한 상황, 사람들도 어찌 보면 저를 한층 성숙한 사람으로 변하게 했어요. 괴로운 순간을 미리 알아채서 깊숙이 빠지기 전에 헤어 나올 수 있게 하니까요. 저를 만들어 준 수많은 순간을 기억하며 저도 타인에게 좋은 순간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 내 방식대로 움직여 보자. 즐겁기만 하다면 가끔은 주춤해도, 넘어져도 괜찮아. (P. 105)

내 방식대로! 나만의 목소리로! 나다움으로! 내가 중심을 제대로 잡고 있으면 멀리 다른 길로 샌다고 하더라도 언젠가 다시 돌아오지 않을까요. 그 길에서 즐겁고 행복했다면 그 기억이 소중하게 간직될 것 같아요.


📍 마음을 내려놓고 바라보면 내 주변을 감싸고 있던 모든 것들이 감사하게 느껴져. 내가 가진 욕심, 서운한 마음, 시기하는 마음이 그동안 얼마나 많은 걸 가리고 있었는지 마음을 편히 내려놓으니 비로소 알게 돼. (P. 176)


평소에 당연하게 생각한 것들... 생각해보면 당연한 것은 하나도 없어요. 이 당연함을 위해 보이지 않는 이들의 수많은 노력이 깃들어 있어요. 감사할 것이 천지인데, 불평만 하는 것은 아니었나 생각해보게 되네요. 조용히, 가만히 바라보면 비로소 나를 둘러싸고 있는 것들이 보여요. 그러면 아! 모든 것이 참 감사하구나! 알게 되는 것 같아요.


책 표지를 봤을 때부터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참 따스한 책이구나! 느꼈어요. 색연필로 그린 포근한 그림과 시구처럼 적혀진 글을 보며 저자가 세상을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잠깐 멈춰서 제 생각을 남기기도 하고 머릿속으로 생각하면서 제 마음도 따스함이 채워졌어요. 올해 초등학교 1학년인 첫째 아들이 이 책을 먼저 읽어봤는데, 저에게 이렇게 얘기하더라고요. "엄마, 이 책 그림도 그렇고 글도 너무 이쁘고 따뜻해. 어떻게 이렇게 쓸 수 있지?"라고요. 보고만 있어도 행복해지는 책이라는 것에 둘 다 공감했습니다. 즐겁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야지 다짐하지만 그게 잘되지 않을 때가 있잖아요. 나를 둘러싼 많은 것들이 나에게 영향을 미치니까요. 그날 나의 기분도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고요. 그럴 때 잠시 이 책을 꺼내서 읽으면 따스함이 전해지지 않을까 싶어요.


반짝이는 하루를 선물로 받고 싶으신 분들은 읽어보시면 좋아요. 감사합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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