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고전 (합본 뉴에디션) - 인생의 내공이 쌓이는 시간
박재희 지음 / 김영사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생을 살면서 머릿속이 복잡할 때가 있어요. 뭔가 이리저리 뒤엉켜 어떻게 풀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할 때, 고전을 읽어보고 싶어요. '오랫동안 많은 사람에게 널리 읽히고 모범이 될 만한 문학이나 예술 작품'이라는 고전의 사전적 의미처럼 오랜 기간 사람들이 찾는 이유가 있을 테니까요. 그런데 그 문턱이 높아서 지금까지 제대로 도전해 보지 않았어요. 계속 미루면 안 될 것 같아서 용기를 내서 책을 펼쳤습니다.


박재희 저자는 동양철학의 지혜와 통찰을 현대적 시각과 눈높이에 맞춘 명강의로 전 국민을 고전의 매력에 빠지게 만들며 국민훈장이라는 칭호를 얻었어요. 서문에 쓰인 ‘고전은 오래된 미래'라는 정의가 가슴에 와닿았어요. 과거의 오래된 문화가 불확실한 미래의 대안을 찾는 나침반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인데, 인생을 살다 보면 답이 없다고 느껴질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때 고전을 펼쳐 나의 문제를 고민해 보면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해요.


2천 년 동양고전의 지혜가 쓰인 책으로, 유교의 사서삼경에서 노장과 병법, 제가백가의 사상까지 40여 권의 고전이 담겨 있어요. 두 페이지에 걸쳐 동양고전 하나를 소개하는데, 그 안에 주제, 고전이 나온 시대적 배경과 현대적 의의, 원문과 번역, 현대인을 위한 통찰이 담긴 짧은 격언, 한자 뜻풀이까지 담겨 있어요. 차례차례 보셔도 되고 지금 내게 필요하다 싶은 것을 먼저 골라서 읽어보셔도 좋아요.


📍 날마다 비우는 것이 도를 닦는 방법이다 : 위도일손(爲道日損)

노자 《도덕경》 48장에서는 배움과 도에 관해 이렇게 말합니다. "배움學의 목표는 날마다 새로운 것을 채우는 것이다. 도道의 목표는 날마다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을 버리는 것이다." 노자가 살았던 시절도 오늘날 우리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해요. 지위를 높이고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무한 경쟁하며 '채움'에 집착했어요. 노자는 채움이 미덕이던 기존의 가치관에 날마다 버리는 것이 진정 도를 행하는 방법이라고 역설했어요. 노자는 "버리고 또 버리다보면 끝내는 무위의 경지에 이르게 될 것이다."라고 이야기했어요. 하지만 비우는 것도 채워져야만 비울 수 있는 법이죠. 열심히 채운 사람만이 날마다 비울 수 있는 자격이 있어요.


📍 어느 시인의 작은 행복 : 일반청의미(一般淸意味)

행복은 먼 곳에 있지 않다고 하는데, 우리는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행복을 제쳐놓고 먼 곳에서만 찾고 있습니다. 큰 행복보다 작고 의미 있는 행복이 더 소중할 수 있는데 말이죠. 작은 것을 볼 줄 아는 능력, 노자는 그것을 견소왈명이라고 표현했는데, 이는 '작은 것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명철한 지혜'라는 뜻이에요. 중국 송나라 때 소강절이라는 학자가 지은 <청야음>은 '달은 하늘 깊은 곳에 이르러 새벽을 달리는데, 어디선가 바람은 불어와 물 위를 스쳐가네. 너무나 사소하지만 일반적이고 맑고 의미 있는 것들, 아무리 헤아려봐도 이해할 수 있는 사람 아주 적네.'라는 내용을 담고 있어요. '일반청의미', '일반적인, 즉 아주 작고 평범하지만 그러나 그 속에서 찾는 맑고 의미 있는 것들'이라는 뜻으로 '작은 것 속에서 느끼는 행복'의 감성을 표현한 구절이에요. 작지만 아름다운, 나만이 느끼는 의미 있는 순간들을 사랑하며 살기를 바라요.


📍 인생을 성찰하는 세 가지 질문 : 묵이지지(默而識之)

빠르게 흘러가는 세월 속에서 가끔 한 번씩 자신의 삶을 냉철하게 돌아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입니다. 《논어》에 공자가 자신의 인생을 세 가지 질문으로 성찰하는 구절이 있습니다.

첫째, 묵이지지 默而識之, 나는 인생을 살면서 좋은 생각을 묵묵히 가슴속에 간직하면 나의 길을 가고 있는가? 둘째, 학이불염 學而不厭, 배움에 싫증 내지 않으며 배움이 충만한 삶을 살고 있는가?, 셋째, 회인불권 誨人不倦, 남을 가르치는 데에도 게으르지 않은 삶을 살고 있는가? 이 세 가지는 공자도 스스로 실천하기 힘든 것이라고 말해요. 공자도 실천하기 어렵다고 한 이 세 가지 인생의 질문을 나에게 반복해서 물어보는 것이 바로 배움의 자세입니다.


467페이지라는 두께에도 불구하고 책이 부담스럽지 않았어요. 책 제목처럼 하루에 3분만 투자하면 고전 하나를 배울 수 있거든요. 이렇게 하루에 고전 하나씩 읽는다면 인생의 내공이 조금씩 쌓이지 않을까요. 저는 비록 리뷰를 써야 해서 짧은 기간 내에 다 읽었지만, 옆에 놔두고 필요할 때 한 번씩 찾아보려고 생각 중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시대가 변함에 따라 달라진 것도 많지만 인생에 대해 고민하고 질문하고 답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것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다 보니 중복되는 내용도 조금씩 있어요. 예전이나 지금이나 사람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여러 사람이 이야기하다 보니 그런 것 같아요. 이 많은 것을 다 담으려고 하지 말고 지금 당장 내게 필요한 2~3가지만이라도 기억하고 행동한다면 좋지 않을까 싶어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내 마음속을 두드리는 또 다른 이야기가 나를 찾아오겠죠. 이런 시간이 켜켜이 쌓이면 조금은 괜찮은 사람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고전을 통해 인생의 질문에 답을 찾고자 하는 분께 추천해 드려요. 감사합니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