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것은 모두 게임을 한다 - 게임이론이 알려주는 인간 행동 설명서
모시 호프먼.에레즈 요엘리 지음, 김태훈 옮김 / 김영사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는 여러 관계 속에서 살아가요. 그렇기에 매번 나의 행동을 신경 쓰고 타인은 왜 저렇게 행동하는지 이해하려고 노력해요. 인간의 행동을 설명하기 위해 시중에는 다양한 분야의 책이 존재해요. 그런데 '게임이론'은 생소했어요. "게임이론은 사람·기업·국가 등이 상호작용 환경, 즉 자신의 행위뿐 아니라 상대의 행위도 중요한 환경에서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 파악하기 위한 수학적 도구함"이라고 책에서 설명하고 있어요. 나무위키에서 찾아보니 여러 경제주체가 모여 의사결정을 하는 상황을 경제학에서 '게임 상황'이라고 하고, 경제학의 한 분야로 출발해 정치학, 사회학, 심리학, 생물학, 군사학 등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해요.


이 책은 이런 게임이론을 활용해 사소한 행동부터 조직의 의사결정, 유행과 트렌드, 환경 문제, 전쟁과 국제 분쟁, 생물학적 번식과 진화에 이르기까지 세상의 메커니즘을 흥미롭게 분석한 책이에요. 경제학자 모시 호프먼과 에레즈 요엘리가 MIT와 하버드대학교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임이론 강의를 책에 담았어요. 두 저자는 학습과 강화, 지체와 파급, 보상(1차, 2차)과 보수 등 기초 개념부터 진화생물학적 성비 선택, 매와 비둘기 전략으로 설명하는 소유권 논쟁, 스톡홀름 증후군과 각종 차별 문제, 값비싼 선호 게임, 증거 검증과 편향, 강제된 규범과 처벌의 실용적 효과, 믿음과 관습의 합리적 해석까지 게임이론의 다양한 사례를 도구 삼아 인간 행동을 해석하고 있어요.


📍왜 그렇게 행동할까

보수가 없음에도 좋아서 하는 열정, 미의식에 열광하는 것, 적자생존의 세계에서 사람들이 보여주는 이타심 등 어찌 보면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행동들이 있어요. 게임이론은 게임의 주체가 전략적으로 최선의 선택지를 고른다고 전제하기에 이런 행동들을 전략적 비합리성으로 해석해요. 게임이론의 분석을 하나하나 따라가다 보면 사람들이 보이는 행동이 나름대로 합리적 과정과 판단을 거쳤음을 알 수 있다고 해요.예를 들어 왜 당장 보수도 없는 것에 열정을 가지는가에 대해 열정은 나중에 물질적, 사회적 편익을 얻을 가능성이 큰 기술과 전문성 개발에 투자할 동기를 부여하도록 설계되었다고 설명해요. 체스 플레이어 피셔, 수학자 라마누잔, 바이올린 거장 펄먼은 엄청난 존경과 명성과 유산을 얻었다면서요. 열정은 시간이라는 비용을 수반하는 대신 존경, 명성, 유산, 연애 기회, 때로는 돈이라는 보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상쇄 관계가 생긴다고 합니다.


📍 값비싼 신호 게임 VS 겸손 전략

명품, 과소비, 사치 등은 실용성과는 거리가 먼 부를 소비하는 것뿐이에요. 하지만 시대를 막론하고 사람들은 왜 무리하면서까지 부를 과시하려고 할까요? 수컷 공작새는 왜 사냥 능력과 도망치는 능력을 떨어트리는 긴 꼬리를 고수하려고 할까요? 이 수수께끼에 대해 저자들은 '값비싼 신호 게임'을 통해 설명하고 있어요. 얼핏 보면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이런 선택이 생존과 번식에 유리하다고 판단한 전략적 결과라고 해요.


신호를 드러내려고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과시와 사치를 감추는 겸손 전략을 가진 사람도 있어요. 자신이 다니는 명문대 이름을 말하는 대신 지역을 이야기하거나, 자신이 부자임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수수한 옷차림을 한다거나, 익명으로 기부하는 등의 모습으로 말이에요. 겸손, 익명, 기부, 쿨한 모습을 보이거나 튕기는 행위를 하는 이유는 감추는 것 자체가 값비싼 신호라서 그렇다고 해요. 자신이 보내는 바람직한 숨겨진 신호를 발견하는 사람에게 더 큰 효과를 발휘함으로써 더 많은 이득을 주기 때문이라고요. 몇몇 예술가는 대중이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을 내놓으며 소수의 예술가, 비평가 등에게만 인정받기를 바라는 것도 설명할 수 있다고 해요.


📍 독재자 게임

기초적인 게임이론에서는 플레이어가 두 명밖에 없어서 두 개인이나 집단 사이의 협력을 이해하기에 적합해요. 그러나 현실 세상에서 우리는 여러 사람과 함께 살아가요. 최후통첩 게임에서 발전한 '독재자 게임'은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할 때 타인의 시선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보여줘요. 이 게임에서 연구팀은 참가자에게 몇 달러를 지급한 뒤 다른 참가자에게 얼마를 줄 것인지 물어요. 받는 사람에게 거부권이 없는 이 실험에서 많은 참가자가 절반을 준다고 해요. 자신이 전액을 다 가져도 되는데 왜 참가자들은 돈을 줄까요? 여기에는 타인에 의한 '관찰 가능성'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해요. 타인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 타인의 기대를 충족하고 싶은 마음, 공정하게 보이고 싶은 마음이 강한 욕심을 제어하는 거죠. 우리가 눈치를 보는 것은 사회적 존재로서 본능이자 공동체 생활에서 살아남기 위한 합리적 전략이라는 거예요.


호기심에 읽기 시작한 책을 마무리하기까지 조금은 버거웠어요. 400페이지가 넘는 양에 게임이론이라는 개념을 처음 접해서 어렵게 느껴졌거든요. 책에서 소개한 여러 개념을 들어본 적은 있는데, 게임이론에 적용해서 설명하니 또 다른 느낌이 들었어요. 생소하다는 생각에 진도가 빨리 나가지 않더라고요. 그래도 다양한 연구 결과와 사례를 통해 흥미 있게 읽을 수 있었고, 인간의 행동을 이해하는 도구 하나를 알았다는 사실에 기뻤어요. 인간의 행동을 예측하기 어려운 이유가 일관성이 없고 때로는 비합리적으로 보이기 때문인데, 이것을 게임이론에서는 모두가 살아남기 위해 게임을 하기 때문이라고 해요. 금전적 이득이 없음에도 열정을 보이고 타인을 돕는 이유, 차별, 혐오, 편향에 빠지는 이유, 부를 과시하려는 사람도 있지만 겸손하려는 사람이 있는 이유 등에 게임이론의 내시균형, 값비싼 신호 효과, 처벌 게임, 최후통첩 게임, 죄수의 딜레마 등의 도구와 사례를 통해 인간 행동을 해석했기에, 이런 식으로 접근해서 바라볼 수도 있구나! 알게 되었어요. 인간 행동에 숨겨진 이면을 볼 수 있다고나 할까요? 세상의 수수께끼를 이해하고 해석하기 위한 하나의 가이드 같은 책이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게임이론으로 인간 행동에 대해 알고 싶은 분께 추천해 드려요. 감사합니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적의 단어들
이적 지음 / 김영사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싱어송라이터 이적. 그의 음악을 들으며 위로받은 적이 많아요. 일상에서 많이 접한 단어가 원래 자리를 찾아가는 것처럼 그의 노래에 녹아있고, 짐짓 담담하게 부르는 것 같은 그의 음색에 마음이 쿵 내려앉은 적이 많아요. 그의 많은 노래 중 '달팽이, 왼손잡이, 거위의 꿈, 하늘을 달리다, 말하는 대로'를 특히 좋아해요. 이런 그가 책을 냈다니 궁금했어요. '이적의 단어들'이라는 어찌 보면 심플해 보이는 제목이 호기심을 더 자극했어요. 이 사람은 어떤 단어에서 어떤 영감을 얻을까 알고 싶었어요. 저는 단어를 많이 마주하지만, 자세히 제 앞으로 끌어당겨 보지는 않았던 것 같거든요. 단어보다 문장 위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해서 '단어들'이라는 말에 더 끌렸는지도 몰라요. 작가 소개란을 보니 그는 이미 픽션집과 그림책을 출간한 이력이 있고, 이 책은 그의 생애 첫 산문집이라고 해요. 책이 온통 화이트 톤에 제목 또한 간결한 이 책은, 내용 또한 간결하고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총 5부 '인생의 넓이, 상상의 높이, 언어의 차이, 노래의 깊이, 자신의 길이'로 이뤄진 책은 많은 단어가 존재해요. 처음부터 읽어도 좋고 마음이 가는 단어부터 읽어도 좋아요.


📍 인생

중년에 접어든 두 현자. 인생이 생각보다 짧다는 것을 깨닫고 각자 결심해요. 한 명은 "얼마 남지 않은 인생, 충실하게 살자.", 다른 한 명은 "얼마 남지 않은 인생, 자유롭게 살자."고요. 훗날 그 둘이 죽음에 이르렀을 때 두 현자의 제자들이 충실하게 사는 것과 자유롭게 사는 것의 의미를 알려줘요. "남의 눈에 얽매이지, 개의치 않고 스스로가 원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


남은 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 많이 고민하죠. 각자의 삶이 다르듯 바라는 모습도 다 다를지 몰라요.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스스로가 원하는 것에 집중하는 삶을 바라지 않을까요. 남에게 피해 주지 않고 내가 나라는 존재로 우뚝 서기를 바라는 마음이요.


📍 상처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 때 받은 인성 교육 이야기. "종이에 사람을 그리세요. 그리고 그 사람에게 나쁜 말을 하며 종이를 구겨보세요. 이제 좋은 말을 하며 종이를 다시 펼치세요. 어때요. 구겨졌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죠? 그래요. 나쁜 말을 하고 나면 나중에 아무리 좋은 말을 해도 상처가 완전히 없어지지 않는답니다. 그러니까 친구한테 나쁜 말을 하면 안 되겠지요?


누군가에게 말로든, 행동으로든 상처를 주는 것. 가해자는 별것 아닌 일이라 치부하고 잊어버릴지 몰라도 피해자는 그게 아니죠. 평생 마음의 상처가 되어 힘든 삶을 살게 될 거예요. 넷플릭스 '더 글로리'를 보면 상처받은 동은이 어떻게 살았는지 그대로 보이죠. 표정이 거의 없고 무채색의 그녀를 보면서 안타까웠어요. 복수하지만 그 기간까지 본인의 마음을 제대로 돌보지 못했을 거잖아요. 서로가 서로에게 좋은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해봅니다.


📍 지속 가능성

"일도 연습도 운동도 공부도 취미도 지속 가능한 방식을 택한다. 한두 번 영혼을 불사를 듯 무리하여 깜짝 성과를 낼 순 있지만 자기 속도와 맞지 않으면 금방 멈춰 서게 되고, 심하면 넌덜머리가 나 아예 반대쪽으로 튈 수도 있다. 달리지 않고 적정한 보폭으로 적당히 숨찰 정도로 걷는다. 게을러 보일 수도 있고 승부욕이 없어 보일 수도 있지만, 스스로는 안다. 어디로 가는지, 잘 가고 있는지. 그렇게 오늘도 타박타박 걷는다. 계속 걸을 수 있는 페이스로 가끔 쉬기로 하며. 흥분해서 내닫다 탈진하지 않도록."


인생이란 긴 길을 지치지 않고 꾸준히 가기 위해서는 내게 맞는 속도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조바심에 전력 질주하면, 너무 빨리 지치더라고요. 탈진하여 오랫동안 꼼짝없이 쉬기만 하면 마음이 두 갈래로 나뉘어요. 뭐 그렇게 열심히 살 필요가 있겠느냐는 마음 vs 남들보다 늦었으니 떠 빨리 뛰어야 한다는 조급함. 둘 다 나의 인생길에는 도움이 되지 않아요. 나만의 속도는 내가 제일 잘 알 거예요. 그 속도를 찾아가는 것이 인생길 내내 펼쳐질지도 몰라요. 그래도 타박타박 나만의 속도로 걸어가자고요.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많은 단어에 저자의 생각을 녹여 하나의 짧은 이야기들이 탄생해요. 저는 일상의 글을 적을 때 글과 어울릴 만한 단어를 생각한 후 이리저리 조합해서 문장으로 엮어 제목을 정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단어 하나에 이야기를 전개해 가는 것이 대단한 자신감으로 여겨졌어요. 많이 사용하는 단어이기에 이런 단어를 제목으로 글을 쓴 사람도 많을 거잖아요. 그래서 어떻게든 다른 사람과 차별화를 두기 위해 이런저런 고민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을 쭉 보면서 단어 하나로도 다양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겠구나 싶었어요. 사람마다 생각하는 바가 다를 테니까요. 긴 문장으로 된 제목보다 한 단어가 더 임팩트 있게 다가올 때가 있어요. 그 단어 하나가 글 전체 분위기를 좌우하는 거죠. 이 책을 통해 그런 것을 배웠어요. 글을 짧게 적지 못하는 편이기에 짧은 내용 속에 깊이를 담는 법도 알았어요. 책을 통해 저자가 관심을 가지고 고민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알게 되었어요. 지금까지 지나쳐 왔던 일상의 단어들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싶어졌어요. 그러면 저만의 이야기가 탄생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이적이라는 작가의 단어가 어떤 이야기를 품고 있는지 알고 싶은 분께 추천해 드려요. 감사합니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3분 고전 (합본 뉴에디션) - 인생의 내공이 쌓이는 시간
박재희 지음 / 김영사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생을 살면서 머릿속이 복잡할 때가 있어요. 뭔가 이리저리 뒤엉켜 어떻게 풀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할 때, 고전을 읽어보고 싶어요. '오랫동안 많은 사람에게 널리 읽히고 모범이 될 만한 문학이나 예술 작품'이라는 고전의 사전적 의미처럼 오랜 기간 사람들이 찾는 이유가 있을 테니까요. 그런데 그 문턱이 높아서 지금까지 제대로 도전해 보지 않았어요. 계속 미루면 안 될 것 같아서 용기를 내서 책을 펼쳤습니다.


박재희 저자는 동양철학의 지혜와 통찰을 현대적 시각과 눈높이에 맞춘 명강의로 전 국민을 고전의 매력에 빠지게 만들며 국민훈장이라는 칭호를 얻었어요. 서문에 쓰인 ‘고전은 오래된 미래'라는 정의가 가슴에 와닿았어요. 과거의 오래된 문화가 불확실한 미래의 대안을 찾는 나침반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인데, 인생을 살다 보면 답이 없다고 느껴질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때 고전을 펼쳐 나의 문제를 고민해 보면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해요.


2천 년 동양고전의 지혜가 쓰인 책으로, 유교의 사서삼경에서 노장과 병법, 제가백가의 사상까지 40여 권의 고전이 담겨 있어요. 두 페이지에 걸쳐 동양고전 하나를 소개하는데, 그 안에 주제, 고전이 나온 시대적 배경과 현대적 의의, 원문과 번역, 현대인을 위한 통찰이 담긴 짧은 격언, 한자 뜻풀이까지 담겨 있어요. 차례차례 보셔도 되고 지금 내게 필요하다 싶은 것을 먼저 골라서 읽어보셔도 좋아요.


📍 날마다 비우는 것이 도를 닦는 방법이다 : 위도일손(爲道日損)

노자 《도덕경》 48장에서는 배움과 도에 관해 이렇게 말합니다. "배움學의 목표는 날마다 새로운 것을 채우는 것이다. 도道의 목표는 날마다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을 버리는 것이다." 노자가 살았던 시절도 오늘날 우리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해요. 지위를 높이고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무한 경쟁하며 '채움'에 집착했어요. 노자는 채움이 미덕이던 기존의 가치관에 날마다 버리는 것이 진정 도를 행하는 방법이라고 역설했어요. 노자는 "버리고 또 버리다보면 끝내는 무위의 경지에 이르게 될 것이다."라고 이야기했어요. 하지만 비우는 것도 채워져야만 비울 수 있는 법이죠. 열심히 채운 사람만이 날마다 비울 수 있는 자격이 있어요.


📍 어느 시인의 작은 행복 : 일반청의미(一般淸意味)

행복은 먼 곳에 있지 않다고 하는데, 우리는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행복을 제쳐놓고 먼 곳에서만 찾고 있습니다. 큰 행복보다 작고 의미 있는 행복이 더 소중할 수 있는데 말이죠. 작은 것을 볼 줄 아는 능력, 노자는 그것을 견소왈명이라고 표현했는데, 이는 '작은 것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명철한 지혜'라는 뜻이에요. 중국 송나라 때 소강절이라는 학자가 지은 <청야음>은 '달은 하늘 깊은 곳에 이르러 새벽을 달리는데, 어디선가 바람은 불어와 물 위를 스쳐가네. 너무나 사소하지만 일반적이고 맑고 의미 있는 것들, 아무리 헤아려봐도 이해할 수 있는 사람 아주 적네.'라는 내용을 담고 있어요. '일반청의미', '일반적인, 즉 아주 작고 평범하지만 그러나 그 속에서 찾는 맑고 의미 있는 것들'이라는 뜻으로 '작은 것 속에서 느끼는 행복'의 감성을 표현한 구절이에요. 작지만 아름다운, 나만이 느끼는 의미 있는 순간들을 사랑하며 살기를 바라요.


📍 인생을 성찰하는 세 가지 질문 : 묵이지지(默而識之)

빠르게 흘러가는 세월 속에서 가끔 한 번씩 자신의 삶을 냉철하게 돌아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입니다. 《논어》에 공자가 자신의 인생을 세 가지 질문으로 성찰하는 구절이 있습니다.

첫째, 묵이지지 默而識之, 나는 인생을 살면서 좋은 생각을 묵묵히 가슴속에 간직하면 나의 길을 가고 있는가? 둘째, 학이불염 學而不厭, 배움에 싫증 내지 않으며 배움이 충만한 삶을 살고 있는가?, 셋째, 회인불권 誨人不倦, 남을 가르치는 데에도 게으르지 않은 삶을 살고 있는가? 이 세 가지는 공자도 스스로 실천하기 힘든 것이라고 말해요. 공자도 실천하기 어렵다고 한 이 세 가지 인생의 질문을 나에게 반복해서 물어보는 것이 바로 배움의 자세입니다.


467페이지라는 두께에도 불구하고 책이 부담스럽지 않았어요. 책 제목처럼 하루에 3분만 투자하면 고전 하나를 배울 수 있거든요. 이렇게 하루에 고전 하나씩 읽는다면 인생의 내공이 조금씩 쌓이지 않을까요. 저는 비록 리뷰를 써야 해서 짧은 기간 내에 다 읽었지만, 옆에 놔두고 필요할 때 한 번씩 찾아보려고 생각 중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시대가 변함에 따라 달라진 것도 많지만 인생에 대해 고민하고 질문하고 답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것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다 보니 중복되는 내용도 조금씩 있어요. 예전이나 지금이나 사람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여러 사람이 이야기하다 보니 그런 것 같아요. 이 많은 것을 다 담으려고 하지 말고 지금 당장 내게 필요한 2~3가지만이라도 기억하고 행동한다면 좋지 않을까 싶어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내 마음속을 두드리는 또 다른 이야기가 나를 찾아오겠죠. 이런 시간이 켜켜이 쌓이면 조금은 괜찮은 사람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고전을 통해 인생의 질문에 답을 찾고자 하는 분께 추천해 드려요. 감사합니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효소 - 생명을 작동시키는 작지만 강한 분자기계 DEEP & BASIC 시리즈 7
폴 엥겔 지음, 최가영 옮김 / 김영사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건강식품이나 세제 등의 화학제품, 생물학책 등에서 많이 접해서 익숙한 단어인 '효소'. 그런데 효소가 무엇이냐고 정의를 내려보라고 하면 어려워요. 이 책은 효소학의 권위자인 폴 엥겔이 효소에 대한 가장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지식을 압축적으로 담았어요.


효소는 작은 단백질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생명체 내부에서 특정 화학반응의 속도를 수백만 배나 높여주는 일을 한다고 해요. 체내 효소들은 팀을 이루어 DNA를 만드는 것에서부터 음식물을 소화시키는 것까지 우리가 생명 활동이라고 여기는 많은 과정을 이루어 내죠. 또 빨래와 같은 일상 속 화학작용부터 신약 개발, 폐기물 처리 같은 산업적인 응용까지, 생체 바깥에서 화학과 생물학이 만나는 일들에 폭넓게 관여하기도 한대요.


책은 총 9장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1장은 생명 활동에 대해 정의를 내리고 기본적인 화학지식과 생화학의 짧은 역사를 설명해요.
2장은 효소가 하는 촉매작용이 무엇인지,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열역학·동역학적 원리는 무엇인지 알려줘요.
3장부터 본격적인 효소 강의가 시작된다고 할 수 있어요.
3장은 효소의 구조와 화학적인 성질을,
4장은 촉매작용이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5장은 효소가 하는 다양한 역할들을,
6장은 효소가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를 설명해요.
7장부터는 효소의 응용에 관해 다루고 있어요.
7장은 의학 분야에 초점을 맞춰 병을 일으키고 치료하는 효소에 대해 알아보고,
8장은 화학산업, 농축업, 폐기물 처리 등의 분야에서 쓰이는 효소를 살펴보고,
9장은 유전자 혁명의 핵심에 자리한 효소의 역할과 작용 기전을 밝혀요.


효소는 촉매작용, 즉 어떤 화학반응이 더 빨리 일어나도록 돕는 일을 한다고 해요. 촉매란 화학반응의 속도를 높이면서 그 자체는 반응이 종료된 후에도 원래 상태 그대도 있는 물질이에요. 촉매는 변하지도 소모되지도 않아 끝없이 재사용이 가능하기에, 백금이 값비싼 금속임에도 백금 촉매가 200년 넘게 애용되고 있는 까닭이라고 해요.


효소는 단백질이에요. 모든 단백질 분자는 단위 아미노산들이 일정한 순서로 나열돼 이뤄져요. 이 일차 구조는 스무 가지 R기 선택지 중에서 그때그때 딱 맞는 것을 골라 이어 붙여 만들어지는데, 어느 아미노산이 어디에 들어갈지는 DNA 염기(G, C, A, T) 암호로 유전자에 이미 새겨져 있다고 해요.효소 촉매작용에는 기질 특이성(효소가 기질로 받아들일 분자를 몹시 까다롭게 고름)이 있어요.


효소는 고순도로 분리되기에 의학에서는 진단 시약이나 치료제로 널리 활용되고 있어요. 효소는 여러 산업 분야에서도 사용되는데, 세탁을 돕고, 먹거리를 만들고, 농축업과 쓰레기 처리 등을 도와요. 이런 효소 응용 사례들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효소가 기질을 더 작고 물에 잘 녹는 분자로 분해하는 가수분해 반응이라고 해요.


코로나19 진단 방식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중합효소연쇄반응(PCR)은 작은 DNA 조각을 어마어마하게 증폭시키는 신기술로, 핵심은 DNA 중합효소에요. 이 효소는 짧은 프라이머에서 출발해 단일가닥 주형을 가지고 길다란 이중나선 DNA를 엮어내요. 크리스퍼 시스템은 박테리아의 방어기제과 관련 있어요. 바이러스가 박테리아를 감염시키면 박테리아는 크리스퍼를 사용하여 바이러스의 DNA 조각을 잘라내요. 이것은 특정 위치에서 DNA를 자르는 방식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유전질환 치료에 사용될 수 있으나 윤리, 법 규정 면에서 앞으로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해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책이 어려웠습니다. 아마 효소에 관한 기본적인 지식이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이 책을 접해서 그런 것 같아요. 중간중간 이해를 돕기 위한 글 상자, 표, 도판 등이 있어 그나마 이해가 쉬웠고, 책 덕분에 효소가 무엇이며 어떤 역할을 하는지 대략적인 것은 알게 되었어요. 저자는 효소를 알게 되면서 생화학의 세계까지 관심을 가지기를 바랐을 것 같은데, 제가 아직 그릇이 작아서 그 단계까지는 가지 못했네요. 막연히 '효소'가 좋다는 이야기만 들었지, 왜 그런지 깊이 따져 묻지 않았던 저 자신에게 조금 더 깊은 사고를 하려면 제대로 된 질문을 하고 답을 구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과학자를 보면 질문하고 답에 이르기까지 여러 과정을 거치는 동안 실패도 많이 하잖아요. 그 실패들이 쌓이고 쌓여 또 다른 방법을 생각하게 하는 것 같아요. 이분들 덕에 효소의 화학 구조부터 물리적 성질, 작동 원리까지 알아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 같아서 감사한 마음이 컸습니다. 앞으로 효소는 어떻게 새롭게 사용될지 궁금해지네요.

효소에 관해 과학적인 지식을 얻고 싶으신 분께 추천해 드려요. 감사합니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두 뇌, 협력의 뇌과학 - 뇌와 마음, 인간의 상호작용에 관한 유쾌한 탐구
우타 프리스.크리스 프리스.앨릭스 프리스 지음, 대니얼 로크 그림, 정지인 옮김 / 김영사 / 202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처음에는 책 제목이 '두뇌'인줄 알았어요. 자세히 보니 '두 뇌 : Two Heads'더라고요. 'Two Heads'는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에 해당하는 영어 속담 'Two heads are better than one'에서 따온 것이라고 해요.

 

뇌와 마음이란 무엇일까요? 뇌는 물리적 실체이며, 이 뇌가 어떻게 해서인지 마음이라는 걸 경험하게 만든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합의된 사항이에요. 문제는 '마음'이라는 걸 정의하기가 무척 어렵다고 해요.


뇌는 두개골 안에 꽉꽉 채워진 뉴런들의 복잡한 네트워크예요. 뉴런은 서로 끊임없이 신호를 주고받는데, 이게 바로 뇌가 작동하는 방식이에요. 무리 지은 뉴런들이 세상에 관한 정보를 예측하고 신체 감각을 활용해 그 정보를 확인해요. 시간이 지나면서 뉴런들은 세계에 관한 더 나은 앎의 저장고를 채워가고 각각의 새로운 예측의 정확도도 높아져요. 그런데 뉴런들 각각은 자유의지나 선택을 내릴 능력이 없는데도 뉴런들이 함께 작동하는 방식은 우리가 마음이라고 부르는 현상을 낳아요.

왜 우리는 종종 다른 사람을 무작정 따라할까요? 그건 누가 뭔가를 하는 걸 볼 때마다 우리의 거울 뉴런들이 활성화되기 때문이라고 해요. 그건 뉴런들의 동일한 패턴이 다시 활성화되는 단순한 단계인데, 이 결과 우리는 물리적으로 동일한 일을 하게 되는 거라고 해요.
그렇다면 우리가 항상 다른 사람들을 따라하지 않는 이유는 뭘까요? 뇌의 또 다른 부분이 거울 뉴런에게 스위치를 켜거나 끄라고 지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해요.

머리는 하나일 때보다 둘일 때가 낫다, 즉 협력하는 게 정말 나을까요?
혼자 일할 때보다 사람들이 협력할 때 전반적으로 문제를 더 잘 해결할 수 있다고 해요. 최선의 결과를 내려면, 짝은 이룬 사람들 간에 어떤 과제를 하는 능력이 얼추 비슷해야 하고, 또 그 일에 자신이 얼마나 능숙한지에 대한 자기 확신을 평가하고 묘사할 수 있는 능력도 비슷해야 한다고 해요.

저자들이 협력과 관련하여 가장 알리고 싶은 연구는 4명으로 이루어진 무리에게 사건 기록 파일의 문서를 검토하여 살인 사건 미스터리를 풀어보게 한 실험이에요. 각 그룹은 처음에는 세 명으로 시작했다가 각각 내집단과 외집단 구성원 한 명이 새로 가담하여 논의를 이어가요. 어느 쪽이 사건을 더 잘 풀었을까요? 즐겁게 논의하여 자신들이 찾은 답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는 내집단 그룹보다는 논의 과정이 불만스럽고, 답에 대한 확신도 낮았지만 외집단 구성원이 포함된(다양성을 갖춘) 그룹이 훨씬 더 일관되게 정확한 답을 찾았다고 해요. 협력은 궁극적으로 세상의 다양성을 반영하는 집단을 이루는 것이며, 여기서 다양성이란 젠더, 문화, 가족사, 교육 등은 물론 '마음이 작동하는 방식의 다양성'까지 아우른다는 것이에요. 그렇기에 다른 생각들에 귀 기울이고 그 생각들에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활발한 토론을 장려해야 한다고 해요.


만화 형식의 스토리로 되어 있어 접근하기도 쉽고 재미있었어요. 사람뿐 아니라 꿀벌, 광대, 원숭이 등의 모습으로 변한 부부가 설명해주는 부분은 웃음이 났고요. 뇌의 기본적인 기능 소개, 작동 메커니즘부터 19~20세기 심리학과 신경과학 분야를 발전시킨 사람들에 관한 짧은 역사까지, 신경과학의 주요 범위를 폭넓게 아우르고 있는 책이이에요. 신경과학의 기본 개념과 사회 인지과학의 복잡한 개념을 부부만의 진지함과 유머로 전달해요.

특히 이 책은 협력에 초점을 맞춰요. 협력하면 문제를 더 잘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은 어찌보면 대단한 이야기는 아닌 것 같지만, 우리는 자주 잊고 사는 것 같아요. 요즘 뉴스를 보면 내집단은 똘똘 뭉치지만, 나와 다르다고 여겨지는 다양성을 가진 외집단은 배척하는 경우가 꽤 보여요. 저는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제 주변을 먼저 챙기게 되고, 저와 의견이 다른 사람은 조금 다른 시각에서 보는 경향이 있더라고요. 그나마 다행인 것은 외집단인 사람이 주인공인 소설이나 영화를 보는 것만으로도 외집단 구성원을 무시하는 뇌의 경향을 극복할 수 있다고 하네요. 우리 뇌에게 주어진 핵심 과제 중 하나인 다른 사람과 협력하기! 조금씩 노력해봐야겠어요.

뇌와 마음, 인간의 상호작용에 대해 궁금하신 분은 읽어보시면 좋아요. 감사합니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