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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이유 - 자연과의 우정, 희망 그리고 깨달음의 여정
제인 구달 지음, 박순영 옮김 / 김영사 / 2023년 2월
평점 :
우리에게 희망이 있을까? "걱정하지 마. 내가 타고 있는 한 언제든 다른 초에 새롭게 불을 밝힐 수 있어. 나는 희망의 촛불이니까." by 제인 구달, 그녀가 말하는 '희망'은 희망적인 생각이 아니다. '희망적인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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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더 역동적이고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인생을 살아온 사람이 또 있을까? 이보다 더 용감하게 자신의 주장을 드러내고 알리고 실천한 사람이 있을까? 제인 구달, 그녀의 파란만장한 인생과 희망의 외침이 이 한 권에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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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동물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제인 구달의 자서전인 이 책은 2003년 한국에 출간된 이후 꾸준히 사랑을 받아 올해 김영사에서 재출간했다. 영국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부모님의 이혼 등으로 대학을 가지 못했던 그녀는 부모님이 케냐에서 농장을 운영하는 친구의 권유로 케냐로 향하게 된다. 그리고 거기서 루이스 리키 박사를 만나게 된다. 운명적인 만남이 인생에 몇 번이나 존재할까 궁금하다. 23세에 떠난 아프리카에서 그녀는 루이스 리키 박사의 조수로 일하다 침팬지를 연구하기로 마음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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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 전, 우리 아이들이 볼 책으로 제인 구달의 책을 빌려 읽은 적이 있다. 아이에게 읽어주고 난 뒤, 뒤에 있는 부분을 읽고 놀랐던 기억이 난다. 제인 구달 박사라고 알고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대학을 나왔으리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학사 학위가 없는 그녀가 침팬지와 함께 생활하고 발견한 것을 발표했을 때, 학위조차 없는 사람이라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녀는 대학을 가지 않았지만, 다시 말해 학사 학위를 받지 않았지만 1965년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때 루이스 리키 박사의 도움이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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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어린 시절부터 그녀는 동물을 좋아했다. 23세에 아프리카로 떠났다니 그 당시 아프리카는 지금보다 훨씬 더 열악하지 않았을까? 침팬지와 함께 살면서 연구를 했다는 사실도 놀라울 따름이다. 강아지, 고양이를 비롯해 모든 동물을 무서워하는 나로서는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다. 그리고 정말 궁금한 것은, 침팬지들을 어떻게 분간하느냐이다. 내 눈에는 거의 똑같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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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곰베에 있을 때, 그녀는 야생동물에게 해를 당할까 하는 공포감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동물들이 그녀에게 어떤 해도 끼치지 않으려 한다는 것을 감지했다고 한다. 단, 어미와 새끼 사이에는 절대 끼어들어서는 안 된다. 재미있는 것은 처음 몇 달 동안에는 침팬지들이 그녀를 보자마자 도망다녔다는 것이다. 그들에게는 그녀가 침입자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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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를 배경으로 한 영화는 좋아하지만, 진짜 가 보고 싶은 생각은 없다. 영화에서 본 아프리카의 대자연은 정말 감동적이고 장대했으나 위험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할 것 같다. 아프리카에서 침팬지들과 함께 젊은 시절을 보내고 연구한 제인 구달. 처음에는 침팬지 구경도 못하는 날이 있을 정도로 기다리고 또 기다려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그녀가 '데이비드 그레이비어드'라고 부르는 침팬지를 만나게 되고 그가 도구를 사용해 흰개미 둥지를 쑤셔 흰개미를 먹는 모습을 보게 된다. 오직 인간만이 도구를 만들고 사용할 줄 아는 존재라는 것이 정설이었던 시대였다. 그녀가 얼마나 놀랐을지 짐작이 된다. 그리고 이 소식으로 인해 연구비도 받아서 연구를 계속할 수 있다는 사실에 너무 기뻤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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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말한다. 우리는 다른 생명체가 하지 못하는 질문을 한다. 나는 누구이며 어디서 왔으며 왜 여기에 있는가? 이런 고도의 지성을 가진 인간은 책임을 져야 한다. 이런저런 식으로 파괴해온 지구를 치유하고 정화하는 데 각자 자신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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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이런 질문을 던진다고 한다. "제인, 당신의 낙관주의도 사라졌음이 분명해요. 이제 희망을 가질 무슨 이유가 있을까요?" 희망의 전도사인 그녀도 인간이라는 종은 왜 이렇게 파괴적이고 이기적이고 탐욕스러운가 의문을 가지고, 이에 대한 해답을 얻지 못하여 괴로워했던 시절이 있었다. 사람들은 그녀의 희망이 사라지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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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런 질문에 답하게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밝히고 있다. 그녀의 오랜 인생에서 깨달아 온 것을 솔직하게 쓰려고 노력했고 자신의 철학과 신념으로부터 어떤 유용한 깨달음을 발견하게 되기를 기대하며 이 책을 썼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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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삶을 뭐라고 표현하면 좋을까? 동물과 자연에 대한 사랑과 보호에 바쳐 온 고귀한 인생이다. 그녀는 스스로를 "희망의 촛불"이라고 부른다. 언제든지 옆에 있는 다른 초에 희망의 불을 붙일 수 있는 초, 바로 제인 구달이다. 그녀의 삶 앞에서 한없이 겸손해진다. 이제 우리 각자가 행동에 나설 때이다. 내 옆에 있는 사람의 초에 희망의 불을 붙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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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도서는 김영사의 서포터즈 16기로 도서협찬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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