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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나가서 사람 좀 만나려고요 - 어느 내향인의 집 나간 외향성을 찾아서
제시카 팬 지음, 조경실 옮김 / 부키 / 2022년 4월
평점 :
절판
뼛속까지 타고난 내향인의 운명을 과연 바꿀 수 있을 것인가? 제대로 딱 1년만 바꿔보자 결심하고 도전한 유쾌한 이야기를 읽고 싶다면 이 책 [이제 나가서 사람 좀 만나려고요]를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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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두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 낯선 사람에게 쉽게 말을 걸고 그들과 금세 친구가 되는 사람들 vs 그렇지 않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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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어야 에너지가 생기는 사람들 vs 혼자 있어야 에너지가 충전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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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내향인이라도 종류가 있는데 저자 제시카 팬처럼 '사회생활에 서툴면서 동시에 내향적'이고 심하게 수줍을 타는 사람이 있다. 이런 이들을 '신트로벌트' (shy + introvert를 합쳐 저자가 만들어낸 신조어)라고 부른다. 깊은 구덩이 속에 빠져버린 느낌, 어떻게든 거기서 빠져나오고 싶긴 하다. 내향적이라서 구덩이에 빠진 것이 아니다. 어쩌다 보니 구덩이에 빠진 내향적인 사람일 뿐이다. 한 가지는 확실하다. 구덩이에서 빠져나오고 싶은가? 그렇다면, '뭔가 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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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심하게 내향적이고 수줍음이 많고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까지 있던 저자는 회사에서 상을 받게 된다. '일을 위해 영혼까지 판 사람'에게 주는 상, 즉 가장 늦게까지 회사에서 일한 사람에게 주는 상. 집에 와서 '꺼져!'라고 외치며 트로피를 벽장 속에 넣었다. '뭔가 달라져야 한다! 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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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클럽에 등록하고 체중 감량 대회에서 우승하기 위해 사우나를 했다. 마치 닌자같이 검은 색 옷으로 온몸을 휘감고. 물도 안 마시면서. 조금이라도 더 땀을 흘려서 체중을 줄이기 위해 들어간 사우나에서 잡지를 읽게 된다. '지나치게 땀을 많이 흘려 체내 수분이 부족하게 되면 열사병이 생기고 뇌 손상을 일으켜 사망에 이르게 된다'는 기사를. 나는 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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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나에서 결심했다. 딱 1년만 외향적 인간이 되어 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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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추천사를 쓴 소설가 장강명의 표현대로 이분, 정말 유머감각이 뛰어나다. 정말 혼자 키득거리면서 이 책을 읽었다. 이 정도 유머감각을 가졌다면, 사람들과 대화할 때 참으로 유리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글에서처럼 대화할 때도 발휘될 수 있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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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의 조언으로 그녀는 처음 보는 사람을 붙잡고 이런 질문을 던진다. "제가 기억이 잘 안 나서요. 영국 여왕님의 이름이 뭐죠?" 당시 그녀는 남편과 함께 런던에 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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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런던에서 영국 여왕님의 이름이 뭐냐고 물어보라고? 그것도 생판 모르는 사람에게? 그런 바보 멍청이 같은 질문을 하느니 차라리 다리가 부러지는 편을 택하겠다던 저자는 정말 이를 실행에 옮긴다. 더욱 웃기는 것은 그녀에게 영국 여왕의 이름이 '빅토리아'라고 말하고 지나간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바보같은 질문을 던져서 비로소 자기 안의 두려움과 똑바로 마주하게 되었다! 자신감 한 단계 업! 효과가 있군. 이건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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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사람에게 말을 거는 것에 약간 자신감을 가지게 된 그녀, 하지만 그들과의 대화는 잡담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당연한 거 아닌가? 낯선 사람과 얼마나 진지한 대화를 하려고 그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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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는 그녀에게 이렇게 조언했다. "날씨 얘기만 했다고요? 자신을 더 드러낼 필요가 있어요. 자기 얘기를 먼저 해 보세요. 상대에게 개인적인 질문도 하고요." 사람들은 누구나 거절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기억해야 한다. 내가 먼저 손을 흔들면 '모두'가 나에게 손을 흔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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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사교적인 사람이 되는 법'이란 강좌에 등록했다. 알랭 드 보통의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인생 학교에서 진행되는 강의라고 한다. "누구와도 관계 맺지 못한 채 재미없이 살다 죽는 것은 정말 두렵고 암울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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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과 진실한 관계를 맺는 가장 빠른 방법은 자신의 약점과 불안함을 털어놓는 것이다. 대부분은 자기를 자랑하고 싶어한다. 자기 자랑만 늘어놓으면 상대는 시기하게 된다. 하지만 개인적인 슬픔은 타인의 공감을 일으킨다. 다른 사람이 망하길 바라서 그러는 것이 아니다. 우정을 쌓게 해 주는 것은 '약점'과 '연약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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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말 그대로 제시카 팬은 외향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 '파란만장한 1년'을 보냈다. 길거리에서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걸고, 즉흥 연기 수업을 듣고, 스탠드업 코미디를 하고, 디너 파티를 주최했다. 와, 정말 대단하지 않은가? 나라면 이렇게까지 할 수 있었을까 생각했다. 길을 물어보기 위해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걸어본 적은 있다. 우리나라 또는 외국에서. 하지만 "제가 기억이 잘 안 나서요. 지금 우리나라 대통령 이름이 뭐였죠?"라고 물어보는 건 할 수 있을까? 다들 정신 나간 여자 취급을 하는 것을 감당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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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향적인 사람이라고 반드시 불행하게 살라는 법은 없다. 당연하지. 하지만 사람들은 자신이 그렇게 될까봐 두려워 한다. 저자는 자신이 바뀌지 않는다면 이 세상을 평생 두려움 속에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이 자신을 움직였다고 했다. 확신은 없었지만 세상을 외향적으로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그냥 알고 싶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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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당신이라는 사람은 달라질 수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은 지금까지 인간의 성격에 관해 머릿속에 박혀 있던 이전까지의 고정관념을 뒤집는 새로운 발견이 될 것이다. -430쪽-
심리학자 브라이언 R. 리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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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할 수 있다. 아무리 심한 내향인이라도 적극적 의지가 있다면 외향적으로 바뀔 수 있다. 사람의 타고난 성향을 완전히 바꿀 수는 없어도 어느 정도까지는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바뀌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느냐 말이다. 저자가 지적한 대로, 이 사회가 외향적인 사람을 더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향인들은 외향인들을 부러워하고 바뀌기 위해 저마다의 크고 작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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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도서는 부키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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