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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죄송합니다 - 왜 태어났는지 죽을 만큼 알고 싶었다
전안나 지음 / 가디언 / 2022년 3월
평점 :
절판
"왜 태어났는지 죽을 만큼 알고 싶었다." 자기 역사를 쓰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자기 자신을 위해서,
즉 자신의 존재 확인을 위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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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라도 죽음을 생각하지 않았던 날이 없었다.
죽지 않고 살아야 하는 이유를 발견하지 못해 죽으려고 시도했으나 실패하고
대신, 접촉성 피부염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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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투성이 신데렐라였던 그녀, 입양된 다섯 살부터 양어머니 집을 탈출한 스물일곱 살까지
매일 정서적, 언어적, 신체적 폭력에 시달리고 도움도 청하지 못한 채
그렇게 아픈 상처를 숨기고 밖에서는 부잣집 외동딸로 살았다.
사업이 망한 후 무능했던 양아버지는 양어머니의 폭력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어려서부터 가장 많이 들었던 말, "죽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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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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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차 사회복지사, 가정 폭력 전문 상담사, 아동 인권 강사이자 [1천 권 독서법]의 저자로 유명한 전안나 작가,
그녀의 다른 이름, 김주영
고아, 무적자, 입양아, 그리고 아동 학대 피해자였던 그녀,
읽으면서도 이게 현실이라고 믿기 힘들었다.
어떻게 그렇게 어릴 때부터 학대를 받고 살았는데 반듯하게 자라고 이렇듯 잘 살아냈을까.
그녀를 붙들어 주었던 것은 바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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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가슴 시리도록 아픈 이야기를 읽으며 미우라 아야코의 [빙점]이 생각났다.
[빙점]의 요코도 입양아였다. 어린 딸 루리코를 죽인 살인범의 딸을 키우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나쓰에는 요코를 학대했다.
요코도 사실을 알게 되고 충격을 받았지만 그럴수록 더욱 빗나가지 않고 바르게 자라겠다고 굳게 결심했다.
김주영이었던 어린 전안나와 요코가 오버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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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안나 작가의 어느 글에서 1천 권을 읽으면 사람이 미워지지 않는다고 했던 것이 생각났다.
그녀가 살기 위해, 정말 살기 위해 얼마나 독서에 매달렸을지 감히 상상도 하기 힘들다.
누구에게는 지적 취미인 독서가 그녀에게는 생존을 위한 처절한 도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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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안나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자유'다.
그녀는 늘 자유를 꿈꿨다. 정신의 자유 못지 않게 이제 신체의 자유도 꿈꾼다고 했다.
어느 시인이 "나란 사람은 지금까지 만나 온 사람들의 일부"라고 했다고 한다.
그녀는 "나란 사람은 지금까지 만나 온 책의 일부"라고 말한다.
사람에게 받은 상처가 너무 커 사람을 믿기 힘들었던 작가는 책이야말로 자신의 충전기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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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용기는 나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정말 어려웠을 것이다. 그녀의 아픔, 슬픔, 절망, 좌절이 오롯이 전해져 읽기가 힘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 있게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낸 전안나 작가에게 진심으로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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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도서는 가디언 출판사의 서평단으로 도서협찬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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