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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개토태왕 담덕 1 - 순풍과 역풍
엄광용 지음 / 새움 / 2022년 7월
평점 :
371년(고국원왕 41년 봄). 밤낮으로 강물이 얼었다 녹기를 반복하는 계절이었다. 삼월 삼짇날이 가까운데도 날씨는 변덕스러웠다.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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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개토대왕 담덕 1: 순풍과 역풍]은 광개토대왕의 할아버지인 고국원왕 말기 371년의 쌀쌀한 봄에서 시작된다. 이야기를 읽기 전에 광대토대왕을 기준으로 인물들의 이름과 관계를 간단하게 정리하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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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대 고국원왕, 대왕 사유, 재위 331-337년, 광개토대왕 담덕의 할아버지
17대 소수림왕, 태자 구부, 고국원왕의 아들, 광개토대왕 담덕의 큰아버지
18대 고국양왕, 왕태제 이련, 소수림왕 구부의 동생이며 광개토대왕 담덕의 아버지
19대 광개토대왕, 담덕, 391-41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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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 인물의 이름과 관계를 알고 읽어야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광개토대왕 담덕 1: 순풍과 역풍]의 첫 장면은 371년 대왕 사유(고국원왕)이 군사 1천을 이끌고 종마장을 운영하는 하대용을 찾아오는 것에서 시작한다. 371년에 백제 근초고왕은 태자 수를 앞세워 3만 군사를 이끌고 고구려의 평양성을 총공격한다. 이 전투에 친히 군사를 이끌고 출정했던 대왕 사유는 독화살에 맞고 전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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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 사유(고국원왕)은 하대용의 종마장에 왕자 이련을 동행한다. 하가촌에서 전렵 행사가 벌어지는데 이는 단순한 사냥 놀이가 아니라 일종의 군사훈련이다. 13세의 왕자 이련도 참가하지만 낙마하여 다리를 다치게 된다. 하대용의 딸 연화도 전렵에 참가했는데 낙마한 왕자 이련을 보살펴 주게되면서 둘 사이에 연정이 싹트게 된다. 연화는 왕자 이련보다 4살 연상이며 무술에 매우 뛰어난 낭자이다. 역시 왕자님은 키가 크고 잘생긴 것이 고구려 때도 그랬나 보다. 13세의 왕자 이련은 기골이 장대하여 이미 청년다움 면모를 갖추고 있었고 어머니를 일찍 여의어 연상의 여인 연화를 보고 한눈에 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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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 사유(고국원왕)은 우유부단한 성품으로 결단력 있고 힘 있는 왕으로 그려지지 못하고 있다. 당시 주변 형세는 모용선비족이 주변 국가들을 차례로 복속시키며 강대국으로 부상해 급기야 고구려를 침략하기에 이른다. 전연의 황제 모용황은 장국 모용한을 앞세워 대군을 이끌고 고구려를 쳐들어 온 것이다. 고국원왕의 빗나간 판단 때문에 고구려군은 참패를 면치 못했고 고국원왕은 도망가기에 급급했다. 고국원왕의 동생 무武는 뒷수습을 하기 위해 (모용한이 떠나면서 고국원왕의 아버지 미천왕의 시신을 도굴해 가져감) 황제 모용황과 거래를 하고 사라지게 되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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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역사 교과서에 배울 때는 왕들의 업적과 주변 형세를 외우기 바쁘고 그래서 역사라는 과목은 아주 재미없고 지루하기 짝이 없는 과목으로 전락해 버린다. 그러한 업적을 이루기까지의 배경과 이야기를 듣는다면 얼마나 흥미진진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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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광개토대왕 담덕 1: 순풍과 역풍]을 쓴 저자 엄광용은 광개토대왕 담덕에 대한 소설을 쓰고자 하는 마음을 품고 고구려연구회 회원이 되어 답사 여행을 다니며 자료 조사를 했다. 국내는 물론이고 만주, 백두산, 실크로드까지 오로지 광개토대왕 담덕을 쓰기 위한 답사가 계속되었다. 오로지 광개토대왕릉비의 비문 해석이 거의 전부였기 때문에 그 외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모든 힘을 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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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소설을 쓴다는 것은 정말 얼마나 어려운 일이겠는가! 물론 소설이라는 형식을 취하기 때문에 모든 것이 다 사실일 수는 없다. 소설은 기본적으로 픽션이기 때문이다. 때로는 작가가 추가한 가공의 인물이 있을 수도 있고 가공의 사건이 있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엄광용 작가처럼 방대한 자료 수집을 위해 노력했다는 것은 최대한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해서 소설을 쓰겠다는 집념을 보여주는 것이다. 작가의 불타는 집념이 뜨겁게 달궈지는 것을 소설 속에서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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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 넘기면 도저히 멈출 수 없다. 이 무더위를 단번에 날려버릴 4세기 고구려, 백제, 전연 등의 국제 정세 속, 광개토대왕 담덕의 할아버지와 큰아버지, 아버지를 둘러싸고 박진감 넘치게 벌어지는 암투과 전투의 현장으로 몰입해 보자. 화살이 빗발치는 백제의 평양성 총공격에서 [광개토대왕 담덕 1: 순풍과 역풍]이 마무리된다. 대왕 구(근초고왕)는 고구려 평양성을 일시에 함락시킬 계획을 세우며 회심의 미소를 짓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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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도서는 새움출판사의 담덕북클럽으로 도서협찬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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