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에서 대한민국까지 - 코로나19로 남극해 고립된 알바트로스 호 탈출기
김태훈 지음 / 푸른향기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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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는 그저, 바다 한가운데에 떠있었다. 바이러스, 세상은 변해있었다. 우리 배가 입항할 예정이었던 항구도 도시도 그 주변 나라도 모두 우리에게 문을 굳게 닫았다. 결국 어느 곳에도 속하지 못하게 된 우리의 배는, 지구상에서 정확하게 대한민국의 대척점에 위치한 바다 위에 그냥 떠있을 수밖에 없었다. (6-7쪽)



"마흔 살엔 같이 세계 일주를 떠나자"고 약속했던 부부, 하지만 시간이 흘러 정말 마흔이 되었을 때는 훌쩍 떠나기가 너무 어려웠다. 생각할 것이 너무 많았다. 몇 년 만 더...... 미루고 또 미루고 또 꿈을 꾸고......

그렇게 시작되었다. 남극 여행은.



최근에 보았던 남극 여행에 관한 영화가 오버랩되었다. 웅장하게 솟아 있는 빙하와 얼음, 잔잔한 바다, 그리고 펭귄들. 주인공은 조이악이라고 부르는 1인용 카약을 타고 남극 바다에 혼자 둥둥 떠 있는 장면을 보았다. 천국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고요하고 아름답고 정적이었지만, 한편으로는 기겁했다. 구명조끼를 입고 있어도 나는 절대로 남극 바다에서 혼자 조디악을 타지는 못할 것이다.


8개월간 남아메리카 대륙을 북에서 남으로 횡단한 부부는 드디어 남아메리카 대륙의 끝, 지구 최남단의 도시 우수아이아(Ushuaia)에 도착했다. 남극으로 가는 배는 이곳 우수아이아나 푼타아레나스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남극행 티켓은 정말 구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출발 1-2년 전에 예약을 하지만 막판에 취소되어 약간의 할인을 하는 티켓을 구하는 방법도 있다. 그리고 정말 비싸다.


남극에 가기 위해 전세계에서 사람들이 우수아이아로 몰려온다. 그렇게 김태훈 작가 부부는 함께 남극 크루즈 여행을 하게 되었다. 알바트로스 호를 타고. 사진작가이기도 한 그는 남극에서 정말 아름다운 사진을 많이 남겼다.남극의 상징과 같은 펭귄, 남극의 동물들은 사람을 봐도 피하지 않고 오히려 호기심에 다가오는 녀석들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어린 물개들은 덤벼드는 경우도 있어 조심해야 한다고.


남극에서 환상적인 14일을 보낸 후, 바이러스 소식을 듣게 되었다. 인터넷과 거의 단절된 시간을 보내고 있었기 때문에 날벼락 같은 소식이었다. "지금 이 시간부로 즉각 남극 탐험을 중지합니다. 최대한 서둘러 우리의 입항이 예정된 도시 푸에르토 마드린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지금 이 시간부터는 비상 엔진 두 개를 추가로 가동하여 엔진 4개를 모두 켜고 최대 속력으로 귀항지로 돌아갈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부터 전속력으로 드레이크 해협을 건널 것입니다." 선장의 말이었다.


하지만 입항은 계속 거절되었고 세상은 코로나 19 바이러스로 인해 문을 닫고 있었다. 어떻게든 배에서 내려야 한다. 배에서는 계속 직접 항공티켓을 알아보는 행위는 이기적 행동이라는 말을 반복했다. 이때부터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피말리는 알바트로스 호 탈출기가 시작되었다.


이 책 [남극에서 대한민국까지]는 남극에서의 아름다운 여행인 chapter 1 남극에서 부분과 18일간의 선상 고립생활을 다룬 chapter 2 대한민국까지, 이렇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남극에서 보낸 시간은 정말 아름답고 환상적이다. 작가가 직접 찍은 사진을 보면 펭귄이 내 손끝에 만져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작가 부부가 대한민국에 무사히 돌아오기까지 각 나라의 영사님들의 많은 도움도 있었고 한국에서 밤잠을 설쳐가며 도와준 친구들이 있었다. 남극 바다에서 고립된 채 떠 있었던 그때 과연 무슨 생각이 들었을까? 천국과 지옥의 시간이었다는 작가의 표현이 정말 맞을 것이다. 나라면 우리나라로 돌아오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불안함을 이겨낼 수 있었을까?



해당 도서는 푸른향기 출판사의 서포터즈 6기로서 도서협찬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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