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광개토태왕 담덕 2 - 천손신화
엄광용 지음 / 새움 / 2022년 7월
평점 :
그날 밤부터 평양성에는 폭풍우가 치면서 먹구름이 몰려들었고, 성루 곳곳에 흰 깃발의 조기가 걸린 가운데 사흘을 내리 흙비가 내렸다. 서북풍이 부는 봄철에 황사먼지와 함께 내리는 흙비가 초겨울 하늘을 뒤덮는 것은 분명 이상 현상임에 틀림없었다. 고구려 대왕 사유는 평양성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고국원에 묻혔다. 그가 바로 고구려 16대 고국원왕이었다. 49쪽
⠀
⠀
[광개토대왕 담덕 1: 순풍과 역풍]에 이어 2권 천손신화에서는 고구려 대왕 사유(고국원왕)과 백제 근초고왕의 한판승부인 평양성 전투로 막을 연다.
⠀
⠀
⠀
지난 수곡성 전투 때 백제의 복병에게 일방적으로 당했던 치욕을 떠올리며 복수의 칼날을 가는 대왕 사유. 고구려의 대장군은 계루부의 수장 고계가 맡았다. 산길을 타고 칠성문 쪽으로 대군을 이동시켜 일단 평양성으로 들어가는 쪽과, 백제의 주력군과 당당하게 맞서자는 쪽으로 의견이 갈려 작전 회의는 쉽게 끝나지 않았다.
⠀
⠀

⠀
동부 책성에서 철갑기병 5백 기를 이끌고 온 해평(대왕 사유의 동생 왕제 무의 아들)은 철갑기병에게 우회는 있을 수 없다며 정면돌파를 하여 고구려 대군의 위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반해 적의 부대에 비해 수적으로 열세이므로 무모한 정면돌파보다 기회를 엿보아 적을 패수(대동강)로 몰아넣자는 추수의 의견. 추수는 하대용이 운영하는 종마장에서 일하는 일꾼으로 연화를 흠모지만, 역시 연화를 흠모하여 혼인을 하고자 했던 해평과 대립각을 세운다.
⠀
⠀
⠀
지난날의 치욕을 생각하며 반드시 '백잔(백제를 낮추어 부르는 말)들'을 꺾고 백잔왕 구(근초고왕)와 태자 수를 죽이겠다며 펄펄 뛰는 대왕 사유. 추수는 지금 전면전만은 안 된다고 대왕을 말리고 싶었으나 이미 늦었다. 백제의 대장군 목라근자의 계략에 또 당하게 된다. 빗발치는 화살로부터 대왕을 보호하던 추수는 어디선가 날아온 화살이 왼쪽 눈에 박히고 뒤이어 고국원왕도 화살에 맞고 전사하게 된다. 왼쪽 눈을 잃고도 죽음을 각오하고 싸우던 추수의 가슴에 또 하나의 화살이 꽂히고 그대로 절벽 아래 강물로 떨어지는데 ......
⠀
⠀
⠀
대왕 사유에 이어 왕위에 오른 태자 구부가 17대 소수림왕이다. 무리한 전쟁으로 나라가 어지럽고 백성들의 삶은 피폐해졌다. 이를 바로잡고자 구부는 먼저 율령을 반포하여 국가 체제를 바로잡기에 힘쓴다. 불교를 수용하고 태학을 설립하여 나라의 교육 기반을 다지고자 한다. 구부는 이를 위해 을두미를 국상으로 임명한다. 을두미는 고국천왕 시절 국상을 지낸 을파소의 후손이다. 오랜 기간 왕후를 배출해 온 연나부 세력이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고 있었고 을두미는 이러한 신권을 누르고 강력한 왕권을 수립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보았다.
⠀
⠀
⠀
그런데 대왕 구부(소수림왕)와 왕후 사이에는 자식이 없었다. 왕후는 동궁빈 하씨(연화)가 회임을 할까 두려워 비소를 넣은 한약을 동궁빈에게 보낸다. 그 사실을 알고도 조용히 지혜롭게 처리하고자 했던 동궁빈 하씨. 이 모든 사실이 알려지게 되고 격노한 대왕 구부는 왕후를 폐서인 시키고 장인인 명림수부를 귀양 보낸다.
⠀
⠀
⠀
폐서인이 된 후 자결을 한 왕후의 최후에 자책을 느끼며 백팔 배를 올리는 동궁빈 하씨. 그런 동궁빈에게 석정 스님은 천손신화에 대해 이야기해 준다.
⠀
"천신의 아들인 해모수는 하늘을 상징하고, 물의 신 하백은 땅을 상징합니다. 즉, 하늘과 땅의 결합에 의해 천손이 태어나는데, 이는 인간을 대표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동궁빈 전하는 추모대왕의 어머니이자 우리 고구려의 부여신(농업신)으로 받들어지고 있는 유화부인의 품성을 그대로 이어받았습니다. 앞으로 추모대왕처럼 고구려를 빛낼 왕자의 탄생을 기대해도 좋을 듯합니다." 219쪽
⠀
⠀
⠀
드디어 천손이 태어나게 되고 그 이름을 담덕이라 짓게 된다. 대왕 구부가 담談자를 국상 을두미가 덕德자를 내어 지었다. 앞으로 천하를 호령하게 될 큰 이름을 가진 천손, 담덕 -광개토대왕의 출생이다.
⠀
⠀
⠀
평양성 전투부터 소수림왕의 국가 체제 정비와 불교 수용, 광대토대왕 담덕의 출생까지 [광대토대왕 담덕 2: 천손신화]에서 생생하게 펼쳐진다. 끊임없이 영토 확장을 꾀했던 고대 국가들과 대왕들의 리더십을 엿볼 수 있다. 전쟁과 영토 확장은 일면 멋있어 보일 수 있으나 수많은 백성들이 죽고 남은 자들의 삶은 말도 다 할 수 없이 피폐했을 것이다. 광개토대왕이 광활한 영토 확장을 추진할 수 있었던 발판을 마련해 준 것이 바로 대왕 구부, 소수림왕이었다. 복수에 눈이 멀어 내실 없는 리더십을 보여준 대왕 사유(고국원왕)과 착실하게 나라의 기강을 바로잡은 대왕 구부(소수림왕), 그리고 광대토대왕 담덕까지! 광개토대왕 담덕 3권에서 펼쳐질 그 광대한 스토리가 기대된다.
⠀
⠀
⠀
해당 도서는 새움출판사의 담덕북클럽으로 도서협찬을 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