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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인사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36
김경해 지음 / 자음과모음 / 2013년 10월
평점 :

어찌보면 세상은 참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여기에 나오는 주인공 태양이를 비롯하여 시설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에게는
특히나 세상은 참 불공평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까 싶다.
단지 부모를 잘못 만났다는 이유로 본의 아니게 시설에서 생활해야만 했던 아이들...
자신의 처지가 좋지 않음에도 크게 남을 탓하지 않고 그 아이들 나름대로 밝게 생활하고 있다.
나이는 천차만별이지만 또래들도 있고 많은 아이들과 어울릴 수 있다는 것이 때론 위로가 되겠지만
그들이 그리워하는 것은 바로 부모님과 함께 사는 것이다.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평범한 생활...
가정이라는 울타리에서 부모님과 함께하는 생활을 그들은 하고 싶어한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아이들이라면
부모님의 잔소리가 듣기 싫어 때론 벗어나고 싶을 수도 있겠지만
그 아이들은 단지 부모님과 함께 생활한다는 것... 그것이 부러울 뿐이다.

시설에 들어온 아이들은 저마다 사연이 있다.
각양각색의 사연을 가지고 있지만
그곳에 있는 아이들의 상황이 비슷하기에 굳이 숨기려고 하지도 않는다.
공공연히 떠들어 대는 건 아니지만, 별로 부끄러워하지도 않는다.
한참 부모의 사랑을 받고 자라도 모자랄 나이에 낯선이들과의 생활에 적응해야만 했던 아이들...
그곳에서 생활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쁜 아이들과 어울리게 되고 자신도 모르게 물들어가게 된 아이들.
그 아이들에게 부모님의 보살핌은 없지만
학교에 다니고 있고, 원하면 학원도 다닐 수 있으며, 용돈도 받는다.
그리고 시설에서 학습지도 풀고 가끔 특별한 날에는 외식도 한다.
겉으로 보기엔 일반 아이들과 비슷해 보이지만 그들이 갖지 못한 것은 단하나 바로 부모님의 사랑이다.
지금 부모님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아이들은 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아이들의 마음을 알 수 있을까?
어쩌면 낯선 그곳의 생활을 가끔을 부러워하는 아이들도 있을지 모르겠다.

부모가 없는 아이들은 그렇다치더라도
부모가 있어도 아이를 키울만한 여건이 되지 못해 시설에 맡겨져야 했던 아이들....
'그럴바엔 차라리 낳지나 말지' 하는 한탄의 소리도 가끔 들린다.
그 아이들은 부모가 자신을 찾으러 오기만을 기다리며 그곳에서 생활하고 있다.
시설에서 있다가 시설 주변에서 임대 아파트에 살고 있는 형이 있는데
들어가기 힘들다는 그 임대아파트에 살고 있는 이유는 혹시라도 엄마가 찾아올지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다.
세상에 나와 자신만 열심히 살면 남들과 똑같이 생활할 수 있을줄 알았는데
그것조차도 쉽지 않고, 자신을 쳐다보지도 않던 아버지가 나타나 돈을 번다고 이제는 아들 노릇을 한다고 한다.

시설에 있는 아이들은 무서운게 없다.
학교에서 수업에 참여하지 않아도, 친구의 얼굴을 망가뜨려도 크게 뭐라하는 사람이 없다.
같은 반 친구들이 보기엔 무슨 빽인지 부러울 뿐이지만
어쩌면 그건 선생님조차 포기를 했다는 것이 아닐런지...

태양이는 학교 울렁증이 있어서 학교에 다니지 않는다.
아이들이 학교에 간 시간이면 혼자서 책을 읽거나 방에서 보낸다.
태양이는 엄마를 불러본 기억도 없고, 엄마 얼굴도 생각나지 않는다.
엄마는 태양이를 두고 자취를 감춰버렸고, 아빠는 정신적, 육체적 폭력을 행사했다.
그렇게 비참하게 버릴거면 차리라 우월한 유전자를 물려주었으면 좋으련만
태양이는 스스로가 생각하기에 루저였다.
나이로는 고등학생이지만 초등학생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작은 키에 왜소한 체격,
도수 높은 안경을 쓰고, 얼굴에는 큰점과 튀어나온 입에 울퉁불퉁한 치아까지 어느 하나 마음에 드는게 없다.
그런 태양이가 이러닝 시간에 컴퓨터에 들어갔다가 사랑이라는 아이에게 쪽지를 받는다.
한참을 망설이다가 시집에서 시를 찾아 답장을 보내게 되고
사랑이의 존재가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그리고는 사랑이가 어느 시설에 있는 아이인지 알게 된다.
자신의 존재가 보잘 것 없다고 생각했는데 사랑이 덕분에 태양이는 특별한 존재가 된 것만 같다.

이 책은 시설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내가 미처 몰랐던 사실들과 그 아이들이 그렇게 변해갈 수 밖에 없었던 이유들까지...
단지 시설에서 생활한다는 이유로 군대까지 면제받는 아이들.
그곳의 아이들과 생활하다 보면 사회복지사가 된 걸 후회하는 사람도 많고
그 아이들의 거친 입담과 행동들 때문에 사회복지사가 여러번 바뀌기도 한다.
그래도 어릴때는 고분고분하던 아이들이 형들이 하는 행동을 그대로 배우기도 해서 통제가 되지 않는다.
더 이상 잃을 것조차 없기에 어떤 말도 통하지 않고,
어릴때부터 음주와 흡연을 기본적으로 하게 되고 불량 세계에 빠질 수 밖에 없는 아이들.
그 아이들을 그렇게 만든건 바로 부모들이다.
부모님의 이혼, 부모님의 무능력으로 그곳에 버려진 아이들은 자신은 그렇게 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아이들에게 상처가 되고 되물림되지 말아야 할 것들...
지금도 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아이들의 가슴에 얼마나 큰 상처를 남기고 있는지
시설에 아이를 둔 부모는 부모를 기다리는 그 마음을 알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