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학교 푸른숲 어린이 문학 31
크리스티 조던 펜턴 외 지음, 김경희 옮김, 리즈 아미니 홈즈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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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숲주니어에서 출간된 나쁜 학교.

학교에 대한 어떤 모습이 비쳐질지 제목에서 보여지는데

똑같은 옷을 입은 아이들 중에 한 아이만 빨간색 스타킹을 신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그 아이가 바로 주인공인데 혼자서만 눈에 띄는 빨간색 스타킹을 신고 있다.

빨간색 스타킹도 눈에 띄지만 한쪽은 스타킹이 흘러내려 무릎이 드러나 보인다.

퐁퐁 눈이 내리고 있는데도 여자 아이들은 똑같은 단발머리에 반팔을 입고 있다.

벌써 표지와 제목부터 심상치 않은 분위기이다.

한겨울에 반팔이라니...

 

 

 

 

올레마운은 아홉살 소녀이다.

배다른 언니인 아유니크는 외지 사람들에게 이끌려 학교에 갔고 거기서는 로지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불린다.

올레마운은 책을 읽어주는 언니가 부러워 학교에 가고 싶어한다.

하지만 아빠는 언제나 올레마운의 부탁을 거절한다.

여러번에 설득 끝에 겨우 얻어낸 드디어 학교의 입학행~

올레마운은 학교에 가는게 신이 나 잠을 설칠 정도였지만 엄마와 아빠는 근심이 한가득이다.

올레마운이 입학할 기숙학교는 그곳에서 배를 타고 한참을 가야하는 곳이었다.

단지 책을 읽고 싶어 글을 배우기 위해 학교에 가고 싶었던 올레마운에게 비쳐진 학교의 모습은

우리가 상상하는 학교의 모습과는 차원이 다른 곳이었다.

학교란 아이들에게 집에서 배우지 못하는 부분을 교육시켜주는 곳인데 이곳은 들어가는 입구에서부터 심상치가 않다.

무릎을 꿇고 텃밭에서 일을 하고 있는 아이들을 보고 무슨 잘못을 저지르고 용서를 비는 줄로 생각한 올레마운.

그게 바로 올레마운이 생각했던 학교에 대한 착각이었는데 그건 단지 시작에 불과했다.

 

 

 

 

 

"외지 사람들은 너에게 자기들이 입는 까끌까끌한 옷을 입힐거다.

그 옷으로는 모기도 추위도 막을 수 없어.

그리고 이누이트의 풍습을 버리게 하고 그들의 노래와 춤을 가르치지.

네 영혼이 사악해서 그들의 신에게 용서를 받아야 된다고도 할 거야."  <본문 p. 16 일부 발췌>

 

이누이트들의 풍습을 버리게 하고 이누이트들의 언어를 못쓰게 하여

원주민들의 전통 문화를 없애 버리고 자기네 문화로 흡수시켜야겠다는 생각 때문에 만들어진 기숙학교.

그곳에서는 입는 것과 먹는 것 등 모든 것을 바꿔 원주민의 색깔을 지우려고 했다.

그곳은 학교라는 이름을 가장해 어린 아이들의 노동을 착취하는 곳이었다.

기숙학교는 정부에서 보조를 주기 때문에 아이들의 인원수를 늘려야 해서 강제로 아이들을 입학시키기도 했다.

올레마운의 부모는 그런 부분을 미리 알고 있었기에 올레마운이 학교에 가는걸 반대했었는데

학교에 대한 희망이 있는 올레마운의 고집에 결국 학교를 보낼 수 밖에 없었다.

기숙학교 아이들은 개나 먹을 귀리죽을 먹었는데 먹을 것이 없었기에 그것이라도 먹어야만 했다. ㅠ.ㅠ~~

 

 

 

 

 

올레마운은 기숙학교에서 마거릿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2년 동안 있으면서 수업을 받은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다.

수업을 받기 위해 기다렸지만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건 노동 착취뿐이었다.

반항심이 있는 올레마운은 까마귀 선생님께 찍혀 혼자서만 빨간 스타킹을 받게 되고

안그래도 다른 아이들보다 덩치도 크고 다리도 뚱뚱했는데

빨간 스타킹을 신으니 더 뚱뚱해보여 삐에로 같은 모습에 화가 난 올레마운은 급기야 빨간 스타킹을 없애 버리게 되는데...

 

 

 

 

 

이 동화가 실제 있었던 일이라는 것이 더 가슴이 아팠다.

동화속에서만 보여지기에도 충분히 아픈데,

어린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이 동화는 이누이트들의 아픈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다행히 기숙학교의 많은 문제점 때문에 지금은 완전히 없어졌다고 하는데

기숙학교에서 마음의 상처를 받은 사람들은 여전히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은 아픈 기억을 벗어던지고, 이누이트라는 사실에 대해 자신감을 되찾으려고 하기 위한 나눔의 결과물로 만들어진 책이다.

아이들에게 학교 생활이 마냥 행복함을 주는건 아니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 이런 곳도 있다는 것을 한번쯤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든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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