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13일의 금요일이 생각나는 웹툰

금요일
배진수 글.그림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3년 8월

금요일 하니 13일의 금요일이 생각난다. 

표지부터 심상치 않은 분위기...

붉은색 한자어로 쓰여진 제목과 검은색으로 가득한 표지에는

사람인지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운 괴인의 모습을 한 얼굴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 정도면 공포 웹툰으로 접수가 된다.

웹툰하면 단순하게 흥미를 주는 인터넷 만화로만 생각했었다.

웹툰을 유난히도 좋아하는 우리딸은 웹툰이 업데이트 되는 날을 체크하면서 일일히 찾아보곤 했었는데

역시 웹툰 매니아답게 벌써 금요일도 알고 있었다.

책을 보자마자 하는 말이 "그거 웹툰인데." 헐~~~~~

웹툰과 친하게 지낼 시간도 없었지만 공포 웹툰은 처음인지라

책을 읽으면서 도대체 무얼 의미하는건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으로 처음엔 지루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저자가 보여주고자 하는 바가 어떤 것인지도 모른 채 보게 되었는데

책장이 넘어가면서 심리를 고조시키는 불안감과 두근거림...

평범한듯 진행되는 이야기 속에서 결말은 공포로 마무리가 되고 다음번엔 어떤 스토리가 나올지 궁금해지기도 했다.

공포 웹툰인걸 알고 접했으나 처음엔 평범한 웹툰을 보는 것처럼 그냥 그랬다.

이 작품은 솔직히 공포보다는 블랙코미디에 가까웠다.

인간과 사회에 대한 고찰과 이것이 불러오는 연민인 인간애를 바탕으로 한 만화이다.

원룸에서 그곳의 생활에 안주하고 있지만 어느 날 문이 닫혔을 때

고립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나중에는 문이 열렸을 때 그곳을 나가야 하는지 고민을 해야 하는 남자는

결국엔 고립된 곳에서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된다.

소원을 들어준다는 괴물이 나타나게 되고,

자신의 소원이 이루어지지만 소원대로 행복할 것만 같던 생활이

차라리 소원을 말하기 전보다 행복하지 못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남자는

결국 소원을 취소하고 다른 소원을 들어달라고 말한다.

거창하고 대단히 풍요로운 생활을 할 것만 같았던 소원이 성취되었을때의 희열감은 잠시뿐

뒤돌아보면 현실이 가장 만족스러운 남자...

인간의 욕심이 끝도 없다는 건 바로 이런 곳에서 나올 말일까?

능력없는 가장이 가족들에게 한방에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보험금을 위해 과감하게 자신의 목숨을 헌신하기도 한다.

진정한 가장의 모습인건지 아님 무모한건지...

노가다 일을 하는 한 남자.

그 남자는 보기 드물게 헌신적이었고 유독 지나치다 싶을 정도였는데

과거의 속죄하기 위해 카르마에 집착하고 속죄를 위한 고행에 매달린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죄를 씻기 위해 선행을 한 것이 아니라 맘 편히 살인을 저지르기 위해 선행을 쌓아온 것이라는 반전 스토리가...

공포나 블랙코미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결말까지 유추해 보면서 재미있게 볼 것 같은 웹툰이다.

<금요일>에 수록된 15개의 작품은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일상적인 대화에서 주로 금기시되는 문제들이 고스란히 응축된 세계로 독자에게 끊임없는 질문과 낯선 메시지를 전달해 준다.

대중문화의 지루한 룰을 깬 독특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