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랍고 따뜻하고 나른한 행복한 길고양이 2
종이우산 글.사진 / 북폴리오 / 2013년 7월
평점 :
품절




 

길에서 도둑고양이를 보면 놀라서 도망가 버리곤 했었다. 

고양이가 나에게 해를 가한 것도 아닌데 나를 쳐다보는 눈빛이 그렇게 무서울 수가 없었다.

길냥이를 다들 도둑고양이라고 부르기에 나 역시도 도둑고양이라고 부르곤 했었다.

그것이 그들의 이름인양 자연스럽게...

그들에게도 예쁜 이름이 있을텐데 단지 떠돌이 고양이라는 이유 때문에 도둑고양이라는 오명을 갖고 살아가야만 했던 불쌍한 녀석들.. ㅠ.ㅠ~~~

사람의 마음을 훔친것 뿐인데, 먼저 경계를 했던 걸 생각하니 왜 이리 미안해지는지...

 

"도둑고양이라니, 말도 안 돼요. 그런 슬픈 이름으로 부르지 말아 주세요.

훔친 건 사람들의 마음뿐인걸요." <본문 p. 59 발췌>

 

 

 

 

 

고양이는 좋아하는 사람에게 직접 사냥한 것을 선물로 주곤 하는데

자신을 사랑해 준 어머니에게 보답하고 싶은 마음에 생쥐를 선물했다가 호되게 야단을 맞기도 한다.

허나... 고양이의 애정공세는 혼이 났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받아줄 때까지 한다.

자신이 선물한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선물을 바꿔가면서 말이다.

길냥이들은 밖에서 생활하다 보니 먹을 것도, 추위를 견디기에도 많이 부족한데

이런 길냥이들에게 사료를 주고 담요까지 덮어주는 따뜻한 사람들이 있다.

내가 아닌 다른 이들에게 뭔가를 베풀어주고, 내 마음을 담아주는 것 이런 것들이 바로 산다는 것이 아닐까?

 

 

 

 

길냥이들이 달동네에 많은 이유는 숨을 곳이 많아서도 아니고, 먹을 것을 구하기 쉬워서도 아니다.

그저 친절한 사람을 만날 확률이 더 높기 때문이다.

길냥이의 배고픔을 살펴줄 만큼의 넉넉함이 있기 때문인데,

그들에게 여유가 있어서라기보다 따뜻한 마음을 가졌기에 작은 나눔이라도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있지 않을까 싶다.

길냥이들에게 먹을 것을 챙겨주고 따뜻하게 해 줄 상자까지 만들어주는 사람들을 보면서 마음이 훈훈해졌다.

특히 서강대 X관 고양이에게 야옹이 상자를 가져다 주고, 야옹이 수첩까지 만들어 준 학생이 기억에 남는데

그 학생으로 인해 모두의 고양이가 되었고,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게 되었다.

분명 그 학생은 작은 것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마음이 따뜻한 학생일 것이다.

 

 

 

 

고양이의 행복은 작은 것들 속에 있다.

일광욕을 하고, 단잠을 자고, 작은 벌레를 쫓고, 새를 바라보는 것….

그런 소소하고 간단한 것들에서 행복을 느끼는데 사람들의 행복의 기준은 너무 높은 곳에 있지 않나 싶다.

그렇기에 늘 행복을 갈망하고 더 큰 행복을 추구하니 말이다.

이렇게 고양이처럼 삶을 즐기는 것 자체가 행복일 수도 있는데 말이다.

나도 가끔은 아무런 걱정없는 이런 고양이들이 부럽기도 하다.

 

 

 

 

보드랍고 따뜻하고 나른한...

어쩜 이렇게 제목을 잘 지었는지... 고양이들에게 딱 맞는 제목이다.

요번에 보.따.나.를 보면서 고양이에 대한 나의 편견을 바뀔 수 있게 된 책이었다.

많은 길냥이들의 사진 속에서 웃을 수 있는 여유를 찾기도 했었고, 나의 작은 나눔이 때론 상대방에게 큰 행복을 줄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책을 보는 내내 내 마음도 어느덧 따뜻해져 있음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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