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을 테면 잡아 봐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75
원유순 지음, 윤봉선 그림 / 시공주니어 / 2013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표지에서 무서운 정글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한 마리를 놓고 많은 동물들이 한번에 달려드는 듯한 느낌...

이 책은 양육강식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얘기하니 동물의 세계를 적나라하게 표현한 무서운 얘기 같지만 사실 그렇지는 않답니다.

생태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을 담은 생태계 동화입니다.

서로 먹고 먹히는 이런 관계가 사실 전 별로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그리 해야만 자연의 생태계는 잘 돌아간다고 합니다.

 

 

 

 

 

보기에 불필요한 동식물이라도 그들이 없으면 생태계가 무너진다고 합니다.

오늘 아침 텔레비전에서 생태계에 관한 내용을 봤어요.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지역이었는데 아파트를 건설하려고 보니 많은 두꺼비들이 떼를 지어 이동하는 모습이 보였다고 합니다.

그곳이 두꺼비의 서식지인걸 알고 나서 그 지역을 생태 공원을 만들었다는 내용인데 마음이 따뜻해지더랍니다.

사실 사람에게 별 도움이 안되는 '두꺼비가 뭐가 그렇게 필요한가'라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생태계를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고 하더군요.

그러고 보니 자연계에 존재하는 것들이 그냥 있는 건 없는 것 같습니다.

다 필요하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겠지요.

 

원유순 작가님의 <잡을테면 잡아 봐>는 생태계의 먹이사슬에 관한 6편의 동화가 들어 있어요.

작가님은 초등학생들 사이에서도 워낙 유명하시고, 

저도 아이들 도서를 통해 그동안 원유순 작가님의 책을 여러번 만나 보았기에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었어요.

 

 

 

 

 

<용용 죽겠지?>는 배추 벌레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농약을 안치고 무공해로 농사짓는 할아버지의 배추밭에는 배추 벌레들의 천국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배추를 보다가 벌레가 보이면 하나씩 일일히 손으로 잡아야 하는데요.

그렇다 보니 늘상 배춧잎을 살펴보시는 할아버지 때문에 배추 벌레들은 할아버지의 발자국 소리만 들어도 벌벌 떤답니다.

배추 벌레 동료들이 하나씩 둘씩 사라지는 모습을 보면서 배춧잎처럼 보이려고 위장을 하기도 하고, 배추 속으로 숨기도 한답니다.

할아버지가 일일히 배추를 열어가며 배추 속까지 살펴볼 수는 없으니까요.

농작물은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 자란다고 하는데, 벌레들은 발자국 소리가 들리면 잽싸게 도망가느라 바빠요.

그러나 오늘은 어쩐 일인지 할아버지가 배춧잎을 들춰보는게 아니라 이상한 빗물 같은걸 뿌려요.

처음으로 맞아보는 이상한 빗물 세례를 받은 배추 벌레들은 정신이 몽롱해지기도 한답니다.

요건 할아버지께서 직접 만드신 유기농 농약인 막걸리인데요.

처음으로 막걸리 세례를 받은 배추 벌레들은 머리도 깨질듯이 아프고 속도 막 울렁거렸어요.

 

사실 배추 벌레가 이곳을 찾아온 것은 엄마의 예민한 더듬이 때문이었어요.

엄마는 이곳이 농약이나 제초제를 뿌리지 않는 드문 텃밭이라 땅 힘이 살아있는 곳이란걸 알았기 때문이죠.

엄마를 위해서라도 꼭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찰나에 애벌레는 벌써 다섯 번째 허물이 벗겨 진답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할아버지가 이번엔 물엿 살충제를 들고 나타나셨어요.

과연 살기 위해 몸부림 치는 배추 벌레와 배추를 지키기 위한 할아버지의 공격은 계속 되는데 애벌레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내 이름은 회오리 바람>과 <잡을테면 잡아 봐>는 서로 연결된 이야기에요.

한쪽은 약자로 한쪽은 강자로 등장하는데요.

배가 고픈 길고양이는 개 사료를 오도독 씹어먹다가 무시무시한 개 블랙탄의 송곳니에 뒷다리를 물리게 된답니다.

눈썹이 휘날리도록 도망가다가 다른 길고양이를 만나게 되는데,

요 고양이는 나름 물 건너온 귀한 몸이라며 길고양이와는 질적으로 다르다고 자부하지요.

한때는 집에서 사랑받는 고양이었는데, 집에 강아지가 들어오고 나서 사랑을 빼앗긴 고양이는 홧김에 집을 나와 버렸어요.

하지만, 그렇게나 자신을 예뻐하던 주인은 고양이가 없어지든 말든 신경도 쓰지 않았어요.

고양이가 얼마나 배가 고팠으면 개 사료까지 눈독을 들였겠어요~~ ㅠ.ㅠ

주인에게 사랑받던 시절은 아~~ 옛날이여~~가 됐지요.

배가 고파 쓰러지기 일보 직전에 고양이의 눈에 다람쥐가 보이지만, 다른 고양이에게 다람쥐마저 뺏겨 버리게 된답니다.

 

"니가 사람인 줄 아니까 그렇지, 인마. 넌 고양이야. 고양이일 뿐이라고. 고양이는 다 이렇게 사는 거야.!" <본문 p. 41 일부 발췌>

 

 

 

 

 

고양이에게서 도망치는 다람쥐들.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든가, 들쥐처럼 고향을 등져야 하는데요.

자꾸만 다람쥐들이 고양이에게 목숨을 잃게 되자 결국 가장 나이 많은 다람쥐 밤꼬리가 나서게 된답니다.

다람쥐들은 밤꼬리를 뒷방 늙은이라고 생각하며 그의 생각을 비웃기도 하는데

가장 빠르다는 바람돌이와 밤꼬리와의 나무타기 시합에서 결국은 바람돌이가 고양이에게 당하게 되고

밤꼬리의 생각대로 자신들이 살 곳을 마련하게 된답니다.

고양이가 침범하지 못할 다람쥐들만의 보금자리를 잘 만들 수 있을까요?

 

 

 

 

 

<잘가라, 멍첨한 놈>과 <내 아들 큰이빨>도 서로 연결된 이야기에요.

흰눈이와 블랙탄은 사냥개인데요.

흰눈이는 사냥하기를 싫어하고, 주인의 명령을 잘 듣지 않아요. 그래서 매를 맞기도 하지요.

그런 생활이 싫어진 흰눈이는 멧돼지 사냥에 갔다가 새끼들과 함께 있는 멧돼지를 공격하지 못하고 마침내 탈출을 하게 되지요.

흰눈이는 편하게 밥을 먹다가 스스로가 먹이를 구하지 못하게 되고, 실수로 사람을 물게 된답니다.

집주인의 계략에 의해 결국은 흰눈이는 총을 맞고 쓰러지게 되는데...

이 부분을 읽으면서 기분이 안좋았어요.

흰눈이가 도망 간 이후로 주인은 개와 함께 사냥을 나가지 않았는데요.

흰눈이를 잡기 위해 일부러 블랙탄을 이용한 사람의 마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흰눈이가 사람을 문 것은 잘못했지만, 블랙탄을 이용해 흰눈이를 죽여야 했던 그 부분은 마음이 아프더군요.

 

 

 

 

 

 

<내 아들 큰이빨>은 사냥개에게 쫓기는 멧돼지 이야기입니다.

덫에 걸린 동생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송곳니를 과감히 희생시켜야 했던 형의 모습을 보면서

동물이지만 동생을 생각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멧돼지에게 송곳니는 험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었거든요.

결국 멧돼지들은 큰이빨만 빼고 사냥꾼의 총에 의해 죽게 되는데... 

 

 

 

 

 

 

생태계는 이렇게 서로 먹고 먹히는 관계에 있다는 걸 잘 보여주는 동화였답니다.

한편으론 너무 냉정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모든 것들이 자연의 법칙에 따라 조절되지 않으면 생태계는 파괴될 수도 있다고 합니다.

동화를 통해서 자연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볼 수 있었는데요.

안타까운 부분들도 있었지만, 그러한 것들이 자연의 흐름이라는 걸 알 수 있는 동화였답니다.

아이들이 이 동화를 읽으면서 양육강식이 들려주는 의미를 잘 생각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아이는 이 책을 보고 나서 동시를 지어 보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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