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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스홉킨스 환자 안전 전문가가 알려주는 병원사용설명서 - 나와 가족의 생명을 지켜줄 네 개의 치즈 이야기
정헌재.윤혜연 지음 / 비타북스 / 2013년 4월
평점 :

'병원에 가는데도 설명서가 필요한 것일까?'라는 의문으로 접하게 된 책이었다.
아이들이 어릴때는 병원을 자주 갔었지만 이젠 아이들이 조금씩 크다보니 병원에 덜가게 되는데, 병원에 가기 전에 알고 가면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에 한번쯤 보고 싶은 책이었다.
솔직히 환자는 병원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병원에서 하라는 대로 하지만 그들이 하는 것들이 잘하는건지 못하는건지 알 수가 없다.
가끔 텔레비전을 통해서 보여지는 의료사고와 환자 입장에서 알아야 것들을 알아서 나쁠건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은 환자 입장에서 알아서 나쁠 것이 없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꼭 알아야 할 부분들을 콕콕 찝어주고 있었다.
이 책에는 나와 가족의 생명을 지켜줄 네 개의 치즈 이야기가 들어 있는데, 나와 가족의 생명을 위협하는 '병원의 틈'을 네 개의 치즈에 빗대어 이야기해 주고 있다.

병원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환자가 전부 알수는 없지만, 보호자 입장에서 알아야 할 부분들이 들어 있었는데 실제 환자로 입원했던 사람들의 사례를 통해 보여주어서 더 많은 공감을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차이점이 크다는 걸 다시금 느끼게 되었다.
눈부신 발전으로 이젠 치유 불가능한 병이 없을 정도로 대단한 빛을 발하고 있는 현대의 병원에 틈이 있다는 사실을 환자들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 틈을 채울 수 있는 것이 바로 환자인데, 환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었다.
병원에 가면 형식적으로 물어보는 질문들을 있는데, 나하고는 크게 상관 없는 부분이라 생각하여 무성의하게 대답했었다.
하지만,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던 부분이 환자에게는 굉장히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오직 환자만이 알 수 있는 자신이 몸에 나타난 증상, 과거력과 가족력, 최근 한 달간 복용한 약의 목록, 알레르기 목록이었는데 무성의하게 대답한 것들이 환자를 사망에까지 이르게 한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환자의 정보를 빠짐없이 의사에게 전달해 줌으로써 진단과 치료 방법을 결정할 때 잘 이용되게 하는 것이다.

병원에서 약을 받을 때나 진료를 받을 때 내 이름과 나이를 밝히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사람들은 택배를 받을 때는 본인을 확인하면서 약을 받을 때는 확인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간호사들은 약이 잘못 투여되면 환자에게 큰일이 생길 수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투약 때마다 긴장하지만, 환자들은 약 먹는 것을 때가 되면 밥이 나오는 것처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이 부분은 많은 환자들이 공감하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나 역시도 아이들이 외래 진료를 받을 때 받은 처방전을 확인도 하지 않고, 그냥 약국에서 약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처방전에 나온 이름이 내 아이 것이 맞는지조차 확인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약은 환자의 병을 치료하는데 도움이 되지만, 오히려 잘못 먹으면 독이 될 수 있다. 사례에서는 환자의 이름이 비슷하여 처방전을 잘못 가져간 사례들도 보여지는데, 환자가 처방전을 받아 약을 받았을 때 자신에게 맞는 약인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약을 먹었을 때 몸이 가렵거나 붓거나 숨이 차거나 가슴이 답답한 등의 증상은 먹는 약의 경우 한두 시간 후, 주사라면 주사를 맞은 후 몇 분 안에 나타난다. 그래서 어떤 병원에서는 주사를 맞은 후 30분이 넘어서 집에 가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30분이면 약물 부작용으로 사망에 이르는데 충분한 시간이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가끔 감기 증상 같은 비슷한 증상을 나타나면 약을 나눠먹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도 상당히 위험한 부분이었다. 증상이 비슷하기에 약을 나눠먹어도 될거라는 생각은 환자만의 생각이었다. 책에서 나온 사례에서는 약을 나눠먹어 목을 절개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는데 촉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그 사람이 병원을 조금만 늦게 찾았어도 사망에 이를 수도 있었다.
수술을 하는 경우 팔과 다리처럼 오른쪽과 왼쪽이 구분되어 있데, 그 부분을 서로 바꿔 수술한 경우도 있었다.
모든 걸 병원의 탓으로만 돌릴 게 아니고 환자의 입장에서 내가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이면 이런 상황을 방지할 수도 있었다.
실생활에서 접하는 부분이라 그런지 쭉쭉 쉽게 읽어져 내려갔고, 어떻게 병원을 사용하는 것이 좋은지 참 유익한 책이었다.
별 것 아니라고 생각했던 부분들이 중요하다는 걸 알게된 책으로 병원 이용자들이라면 꼭 읽어보라고 추천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