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노는 집 - 책으로 대화하고 소통하는 독서 가족 탐방기
김청연.최화진 지음 / 푸른지식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제목과 신선함이 느껴지는 표지에서 나의 시선을 확 끌어당긴다. 

책을 좋아하기에 쉽게 손이 가고 더 가까이 가고 싶은 책이었다.

책을 좋아하게 된 그들만의 사연들은 각자 다르겠지만 그들만의 풍경과 그들만의 삶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제목에서 느껴지듯이 이 책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시중에 교육도서로 나와 있는 독서가 중요한 이유나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나열해주는 책과는 다른 느낌...

그렇기에 더 끌리는 책이었다.

제목에서 끌리기도 했지만, 책장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아이의 미소 속에서 행복감이 저절로 느껴진다. 

책은 바로 이런 것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든지 내가 기댈 수 있고, 나의 마음을 보듬어 줄 수 있는 친구같은 존재...

함께 할 수 있으면서 나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존재...

아이들이 친구를 찾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책도 한편으론 친구같은 존재인데 말이다.

 

 

 

 

이 책에서는 책으로 대화하고 소통하는 9가족이 등장한다.

보편적으로 책을 좋아하는 집이라고 하면 가족들 모두가 책을 좋아할 것 같은데 의외로 가족 중 일부가 책을 좋아하는 집도 있었다.

독서 가족들의 공통점은 서로에게 책읽기를 강요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누가 책을 읽든지, 어떤 책을 읽든지, 얼마만큼 읽든지 확인하거나 강요하지 않앗다.

모두 스스로 원해서 하는 독서를 하고 있었고 자유롭게 독서의 세계에 빠져 있었다.

책이 좋아 책을 보게되면서 자연스럽게 친구가 되고, 책으로 인해 대화의 공간이 생기기도 했다.

그들은 단지 책이 좋아 책을 즐겼고, 책을 하나의 쉼터처럼 생각했다.

 

 

 

 

가정 환경 속에서 자연스럽게 접하게 된 경우도 있었고, 의외로 이웃집에 사는 언니를 통해 책을 접하게 된 경우도 있었다.

쌍둥이의 엄마가 된 조씨는 두 딸을 위해 그림책을 읽어주면서 책을 통해서 다시 자라고 있는 것을 느꼈다.

나도 아이들 그림책을 종종 보곤 한다.

내용이 좋아서 보는 것도 있지만, 그림이 예쁜 것은 일부러 찾아서 보기도 한다.

그림책은 아이들이 보는 책이라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그림책에서 많은 부분을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다. 

모든 것을 그림으로 표현해 주다보니 그림을 더 자세히 보기도 하는데, 아이와 함께 책을 보면 내가 보지 못한 부분을 아이들은 섬세하게 골라낸다. 그래서 나는 책을 다 읽고나서 일부러 그림 부분만 따로 보기도 한다. 그러면 책을 읽으면서 글에서 보여졌던 부분들을 그림에서 하나씩 찾아가면서 더 재미를 느끼기도 한다.

 

 

 

 

공동서가로 이어진 성미산 네 가족의 이야기는 보기 드문 모습이었다.

아무리 친하게 지내고 좋다한들 집까지 지어서 함께 산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데 그들은 이런 일을 감행했다.

4가족이 아이를 같은 어린이집에 함께 보내게 된 것이 계기가 되어 친하게 지내다 보니 그들은 함께 살고 싶은 욕망이 생겼던 것이다. 지하 1층을 포함하여 각 층마다 각자의 가족이 살고 있다. 지하에는 공동서가로 꾸며 집에서 보지 않는 책들을 가져다 놓고, 그곳에서 운동도 하고, 술자리도 함께하면서 그곳은 아이들과 부모들이 모두 쉴 수 있는 안식처가 되어갔다. 자연스럽게 책도 보게 되고 어울리면서 친목을 다지기도 했는데, 그 속에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책과 더 친하게 지내게 되었다.

 

 

 

 

아빠와 딸이 친구가 되는 집에 소개된 황수대씨의 가족 일화는 참 독특하다.

그는 아이들과 책이 보고 싶어 잘나가던 직장을 그만두고 어린이 도서관을 차리기도 했다.

딸이 초경을 시작했을 때 부모는 초경과 관련한 청소년 소설을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고, 청소년 소설을 읽으면서 그들만의 세계를 들여다 보기도 했다. 중학교에 가면서 고민이 많아진 딸은 학교를 자퇴하면서 책도 더 많이 읽고 공연 기획 관련된 일을 하기도 했다. 독특한 점은 아이가 학교를 자퇴한다고 했을 때 일반적인 부모라면 당연히 반대했을 부분은 황양의 부모는 살면서 시행착오가 필요하고 다양한 경험이 필요하다면서 딸 아이의 그런 부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딸은 그로 인해 더 활력이 넘치고 바쁜 생활을 하고 있지만, 과연 나라면 그런 부분을 쉽게 허락할 수 있었을지 의문이 생긴다.

 

태풍이 몰려온다고 했을 때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서 전해졌던 "태풍아, 너는 좋겠다. 진로라도 정해져 있잖아."라는 십대의 문구에서 진로를 정하지 못해 방황하고 있는 요즘 아이들의 모습을 엿볼 수가 있었다.

아~~ 정말 씁쓸하다.

나도 십대 아이들을 키우고 있지만, 나중에 진로를 정하지 못해 이렇게 태풍을 부러워하고 있지는 않을지 모르겠다.

 

 

 

 

모든 부모는 아이가 바르게 자라고 행복하기를 바란다. 그래서 아이에게 뭔가 하나라도 더 해주려고 한다. 하지만 부모의 바람이 지나치면 아이를 힘들게 할 수 있다. 아이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엄마의 기준에 맞추어 아이에게 하나라도 더 해주려고 하는 것은 부모의 '욕심'에 불과하다. 아이를 위한다며 엄마의 취향대로 고른 책을 쌓아두고 아이가 그 책을 읽기를 바란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독서는 성적이나 입시에 물들지 않은 청정 구역이었지만 이제는 독서도 점수가 된다. 이런 환경이다 보니 아이들은 독서 역시 수학이나 영어처럼 또 하나의 교과목으로 여긴다. 아이들에게 주어지는 책은 교과 관련 도서이며, 부모는 그것이라도 보라고 강요한다. 어른들도 내가 관심없는 것들은 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아이들은 오죽할까? 점수를 위해 읽어야 하는 독서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아이들에게 점수가 아닌 생활 속에서 느낄 수 있는 행복감으로 책을 만나볼 수 있게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