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전에는 시골에 사는 아이들이 많아 지나다니면서 벼를 볼 일이 많았는데 지금은 벼가 어떻게 생겼는지, 우리가 먹는 쌀이 어떻게 나오는지 모르는 아이들이 많다. 그래서 방학이면 아이들은 농촌으로 체험을 가기도 한다.
예전에는 일상이었던 부분들이 이젠 일부러 찾아가서 체험을 해야 한다니 시대가 많이 변하긴 했다.
'농촌 체험이 꼭 필요한가'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도시에 살고 있는 아이들은 우리가 먹는 쌀을 책에서 밖에 접하니 못하니 아쉽기만 하다. 시대가 변했어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그래도 아직까지 우리가 먹고 있는 주식은 쌀이라는거다.

<벼의 한살이로 들여다본 논 생태계 쌀>에서는 벼의 한살이를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농약과 비료를 치지 않음은 물론 땅도 갈지 않으면서 논에 직접 볍씨를 뿌려 미생물, 벌레 등 천적들의 왕성한 활동을 잘 활용해 농사지어 온 이영문 농부의 농사법을 바탕으로 하여 만들어졌다.

겨우내 창고에 있던 볍씨 친구들은 봄이 오면 논에 뿌려진다.
이 논은 지난 가을 뿌려진 밀알이 크게 자라 밀밭이 되었는데, 볍씨를 뿌리고 나서 밀을 수확한다.
볍씨들을 살포시 덮어 주는 밀짚 이불은 빛이 들어오는 것을 막아 다른 풀들이 자라지 못하게 하고, 볍씨의 양분이 된다.
땅으로 내려온 지 며칠이 지나면 뿌리가 나고 잎이 난다.
요즘은 볍씨를 논에 뿌리지 않고, 미리 볍씨를 키워놓았다가 심는 모내기라는 걸 하는데, 이 책에서는 볍씨를 그대로 땅에 뿌리고 있다.
벼가 싹이 나는 과정을 보여주며, 땅속에 살고 있는 미생물들을 그림으로 보여주고 있어 우리가 보지 못하는 땅속 세상까지 보여준다는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비가 내리고 나면 논에는 빗물로 차게 되는데, 빗물 속에서 살고 있는 다양한 생물들을 보여주고 있는데, 꼭 연못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벼들이 자라면 벼메뚜기, 끝동매미충, 벼멸구들이 벼들을 괴롭힌다.
이때 사마귀, 깡충거머, 청개구리가 나타나서 벼를 괴롭히는 벌레들을 잡아준다.
요즘은 벌레를 잡기 위해 농약을 사용하다 보니 벌레들도 이로운 동물들도 모두 죽는다.
그리고 농약으로 농사지어진 안좋은 쌀을 우리가 먹게 된다.
이렇게 천적을 이용한 친환경농법이 중요한데, 친환경농법으로 농사를 짓는 분이 자꾸만 줄어든다.

벼는 잎이 적으면 열매도 못 맺고 살기도 힘들지만, 콩은 잎이 적어도 열매를 잘 맺기 때문에 논두렁 옆에 콩을 심어 벼에까지 오지 못하게 하는 어른들의 지혜가 엿보인다.
책 앞쪽에 콩을 심는 모습이 보였었는데, 콩을 심는 이유가 콩 수확뿐만이 아니고 벼의 수확을 위해서 심은 것이라는걸 알게 되엇다.


벼의 한살이를 살펴보면서 외떡잎식물과 쌍떡잎 식물에 대해 비교해보고, 뿌리와 줄기와 잎이 무슨 일을 하는지까지 관찰해본다.
또한 곤충과 거미의 차이점을 알아보며 거미가 곤충이 아니라는 사실도 알려준다.
한편의 동화지만, 이 부분은 꼭 과학동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태풍이 와서 벼가 쓰러지기도 하지만, 힘을 내어 다시 일어서는 벼의 모습을 보여준다.
황금 들판이 되면 벼 친구들의 한살이가 마무리되고 이곳은 다시 밀밭으로 변하게 된다.

우리가 주식으로 먹고 있는 쌀이 어떻게 자라는지 보여지는 과정을 다룬 책으로 벼의 한살이뿐만이 아니고 많은 부분을 알 수 있는 책이었다.
그림이 예뻐서 마음에 들었지만, 보이지 않는 땅속 세계와 물속 세계까지 보여주어 이 책을 보는 묘미가 있다.
또한 아이들 과학 교과서나 자연관찰 도서에서나 볼 수 있는 부분들을 동화 속에 살짝 넣어줌으로써 동화를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벼를 수확하면 늦가을 논이 밀밭으로 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쌀을 이용해 떡을 만드는 과정도 보여지고 있다.
젤 뒷부분에는 다양한 곤충과 미생물들을 구분해 주어 곤충들을 관찰해 볼 수도 있다.
이 책은 벼의 한살이를 통해 많은 부분을 보여주는 책으로 아이들에게 적극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