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을 신청한다는 독특한 소재의 동화책이다.
'아이들이 재판을 신청할 일이 있을까?' 라는 의문으로 접하게 된 동화...
재판을 신청하기 위해 손을 번쩍 든 두 친구들 중 한 친구는 식판을 들고 있다.
식판을 들고 있는 아이의 식판 한 가운데가 비어 있는데, 보기에도 뚱뚱해보이는 그 친구는 밥 먹는 것과 관련된 것 때문에 재판을 신청하는 걸로 보여진다.
그동안 재판에 관해서는 텔레비전을 통해서 보아왔는데 이 책에서는 재판이 어떤식으로 진행되는지 궁금했다.
재판하면 삼엄한 분위기의 법정이 떠오르는데, 아이들 동화책에서 재판에 관한 이야기가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가 되는 도서였다.

현상이는 얼마 전에 전학 온 전학생이다.
전학온지 얼마 안되다보니 친구가 없는 건 당연하다.
현상이는 전학을 오고 싶지 않았지만 엄마가 일이 바빠져서 외할머니네 근처로 이사를 하게 된다.
현상이는 급식 반찬으로 나온 미트볼을 2개나 더 먹게 된다.
미트볼은 다름 아닌 현상이가 좋아하는 반찬...
미트볼을 보니 현상이는 예전에 다녔던 학교 생각이 난다.
학교 급식으로 좋아하는 자장면, 떡볶이, 돈가스, 스파게티, 미트볼이 나오면 한번씩 더 먹으면서 친구와 "야호!"를 외치기도 했었다.
학교라는 울타리 속에서 아이들에게 가장 큰 기쁨을 주는 건 바로 먹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어디에서 봤는지는 모르겠지만, 모카페에서 봤는데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가 학교 급식이 맛있어서 학교에 가는게 좋다고 한 글이 생각나기도 했다. 이 아이처럼 오늘의 급식은 무엇이 나올지 기대감으로 늘 점심시간을 기다리는 아이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이들에게 먹는 것은 커다란 행복 중에 하나이니까...^^

미트볼을 세개나 먹어 신이 난 현상이.
그러나 그 기쁨도 잠시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현상이가 더 먹은 미트볼 때문에 장진은 미트볼을 하나도 먹을 수가 없었다.
이에 화가 난 장진은 재판을 신청한다.
5학년 5반에는 특별한 규칙이 있는데 바로 '재판'이다.
누군가 잘못해서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거나 피해를 주면 다치거나 피해를 입은 사람이 언제든 재판을 신청할 수 있다.
현상이는 전학온지 얼마 안됐기 때문에 재판에 관심도 없었고, 자세한 규칙도 몰랐다.
그런데 현상이가 바로 재판을 받게 되었다.
자신에겐 해당사항이 없을거라는 생각으로 무심히 지나쳤던 재판을 본인이 받게 된 것이다.

재판을 하려면 재판을 신청한 사람은 판사, 검사, 배심원을 구해야 하고 피고는 변호사를 구해야 한다.
이 상황을 보니 재판을 신청하는 분위기가 제법 물씬 난다.
정말 법정을 보는 듯한 느낌...^^
아이들이 법정에 가보기는 쉽지 않으니 이런 기회를 통해 재판에 대해서 보여줄 수 있는 시간으로 담임 선생님의 생각이 참 괜찮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었다. 아이들은 경험을 통해서도 많은 걸 배우게 되니까 말이다.
장진은 혁이에게 판사를 부탁한다.
혁이로 말할 것 같으면 훤칠한 키에 잘생긴 외모까지... 그야말로 킹카이다.
5학년 5반에서 가장 크가 크고, 잘생기고 가장 인기가 많은 아이였다.
그래서 주변엔 친구들도 많고 모두들 혁이와 친구가 되고 싶어한다.
변호사를 구하지 못한 현상이는 회장 현정이가 변호를 해주지만 결국 미트볼을 2개 더 먹을걸로 인해 일주일 동안 장진의 도우미가 된다.
현상이는 장진을 때려 주고 싶었지만 그랬다가는 다시 재판을 받을지도 모르고 그러면 도우미 생활이 길어질 것 같아서 화가 나는 마음을 꾹 눌렀다. 지금 상황에서 현상이가 할 수 있는 일은 장진이의 도우미를 일주일만 하고 끝나는 것이다.

도우미의 규칙이란 알림장 쓰기와 청소를 대신해 주기인데, 현상이가 모르는 사이 아이들 사이에서 선생님만 모르는 도우미 규칙이 다시 정해졌다고 한다. 도우미를 하고 있는 다른 친구의 말을 들어보니 도우미는 주인이 시키는 모든 일 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현정이는 그 규칙을 반대했지만, 다수결에 의해서 어쩔 수 없이 따라야 하는 입장이었다.
도우미를 하고 있는 아이가 주인의 말을 듣지 않으면 도우미 기간이 일주일에서 이주일로 연장이 된다.
도우미 기간을 일주일만 하려면 아무런 불평불만 없이 그냥 도우미를 해야 한다. ㅠ.ㅠ~~
반에서는 몇명의 도우미가 있었고, 어쩔 수 없이 그 상황을 받아들여야 하는 입장이었다.
거기다가 주인을 상대로 도우미가 재판을 신청할 수 없다는 규칙을 아이들이 새로 만들었다.
5학년 5반에는 혁이 패와 한별이 패가 있어 아이들이 그 중심에 몰려있는데, 반 대다수의 아이들은 혁이와 한별이와 함께 어울린다.
한별이가 도우미인 다인이한테 자신의 독서기록장을 써오라는 숙제를 대신해오게 하고, 다인이는 한별이와 자신의 독서기록장을 똑같이 써서 내게 되는데...
그걸 알게 되신 선생님은 어디서부터가 문제인지 원인을 찾기 시작한다.
한별이 문제로 다시 재판이 열리게 되고, 현상이는 다인이의 증인이 되어 변호하지만 그로 인해 더 큰 문제들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다인이의 증인까지 하게 된 현상이는 반에서 자꾸만 외톨이가 되어 가는데...
자꾸만 문제는 더 커져가게 되고 아이들간의 보이지 않는 싸움이 시작된다.
과연 재판을 시작하게 한 원인을 제공한 현상이는 이 일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이 책은 학교에서 평범하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을 소재로 한 동화인데, 단지 미트볼을 2개 더 먹었다는 이유로 벌어지게 된 재판으로 사건이 자꾸만 커지게 된다.
어쩔 수 없이 도우미 생활을 하는 현상이는 진정한 정의를 위해 나서기도 하지만 그것도 쉽지 않다.
아이들은 도우미를 마음대로 부려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대로 규칙을 바꿨지만, 그 누구도 자신이 다른 사람의 도우미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 채 편안한 생활을 위해 규칙을 바꾸었다. 뿐만 아니고 자기들끼리 똘똘 뭉쳐 도우미 아이들을 맘대로 부려먹고 점점 외톨이로 되어가게 한다. 아이들은 도우미 규칙을 정하게 되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잃지 말아야 할 소중한 것들을 잃어가게 된다.
누구나 도우미가 될 수 있지만 자신은 당연히 도우미가 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하고 그런 규칙을 정한 아이들의 행동을 선생님은 이해할 수 있었을까? 누구에게나 벌어질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을 했다면 다른 사람을 마음대로 부려먹을 수 있다는 그런 규칙을 정할 수 있었을까?


우리 아이는 이 책을 보고 나서 5학년 5반 아이들이 미웠다고 한다.
같은 반에서 생활하면서 특별한 잘못이 없는 아이들 왕따시키고, 자기들끼리만 뭉치는 나쁜 아이들과는 함께하고 싶지 않았다고 한다.
특히 잘난척하며 거만한 혁이가 제일 미웠고, 자신의 지휘를 이용해 도우미를 마음대로 부려먹는 아이들을 때려주고 싶다고 했다.
현정이는 회장으로써 옳은 소리를 하다 보니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기도 하지만, 바른 편에 서서 올바른 판단을 하고 있는 현정이가 멋있게 보였다고 한다. 진정한 재판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는 책으로 아이들은 자신들이 저지른 잘못이 무엇인지 조금씩 알아가게 되고, 소중한 것을 되찾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