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합격 데드라인 시공 청소년 문학 53
남상순 지음 / 시공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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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문학으로 나온 <인간 합격 데드라인>

독특한 제목이지만 제목만 보기에 확~~ 끌리지는 않는다.

제목에서 뭘 의미하는지 심도 있게 생각해 보지 않으면 쉽지 않은 제목이다.

그래서 생각하고 생각하고...

데드라인이야 그렇다치더라도 도대체 인간 합격은 무슨 소릴까?

책을 거의 다 읽을 때쯤에서야 제목의 의미가 와 닿는다.

너무 깊이 생각 안해도 되는 부분을 공연히 깊숙이 들어가 버렸다.

그냥 보여지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되는 것임을 혼자서 너무 어렵게 생각을 해 버렸다.

풀리지 않는 의문을 가진채 궁금함 속에서 책장을 한장 두장 넘겨 보았다.

바로 이 책의 매력이 그것이었다.

궁금함 속에서 책을 조금 더 빨리 보게 이끌어 주는 힘~~~~~~~

책장을 안넘겨보면 하루 종일 궁금증으로 제목이 의미하는 바를 생각해 보게 하는 일~~

나는 제목에서 낚싯줄에 그만 딱~~ 걸려 버렸다.

 

 

 

 

 

처음 책장을 넘겨보니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라는 소제목이 보인다.

책을 읽으면서 처음엔 상진이와 동윤이가 정말 왠수인줄 알았다.

동윤이는 출중한 외모에 성적도 우등생이다.

그뿐만이 아니고 학교에서 최고로 예쁜 여자를 여친으로 두고 있다.

이것만으로도 부러운데 엄마의 칭찬은 거기에 한몫을 더한다.

한번은 엄마가 슈퍼에 갔다가 동윤이가 허리를 굽혀하는 인사를 받고는 아들과 남편한테 받은 스트레스가 풀리고 마음까지 정화가 된다는 얘기를 한다. 허걱~~ 과연 인사 한번으로 그렇게까지 될 수 있는건지... 엄마는 오버 아닌 오버다.

이러니 상진이는 동윤이가 좋을리가 없다.

 

 

 

 

 

학교 가는 길에 동윤이가 보여 모르는 척 지나가려고 했더니 동윤이는 상진이를 아는체 한다.

옆에 여친이 있어서인지 거만하고 너스레를 떨면서 말이다.

그러다가 장난으로 한대 가슴팍을 쳤는데, 아뿔싸~~~

동윤이가 점퍼 속에서 꺼낸 것은 바로 액정 나간 전자사전이었다.

 

 

상진이가 저녁을 먹고 나서 방에 있는데 엄마랑 아빠가 말다툼하는 소리가 들린다.

 

"아니, 왜 애꿎은 자식을 감옥에다 처넣으려고 안달이셔?"

 

"공부 못하는 게 그렇게 문제야? 감옥에 보낼 정도로?"

 

"감옥은 무슨 감옥이야? 엄연히 기숙학원이라는 이름이 있는데."

 

 

 

 

 

아빠는 상진이의 점수를 올리기 위해 방학동안에 기숙학원에 보내려고 하고, 엄마는 성취동기도 없는 아들에게 궂이 기숙학원까지 보내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다. 엄마가 생각해 낸 묘책은 기숙학원을 피하면서 봉사 점수까지 받을 수 있는 할머니댁이었는데, 상진이는 양자택일을 해야하는 상황에서 그 어느 곳도 선택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상진이의 마음을 알아차린 엄마는 '기인도'를 비장의 무기로 꺼내든다.

효령 대군 25세손에다 정조 대왕께서 하사하신 기인도의 여덟 번째 주인인 상진이에게는 끌리는 먹잇감이었다.

정조에게 하사받았던 기인도가 지금은 부엌칼로 변신했다고 하지만, 조금씩 기인도에 대해서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그 찰나에 엄마는 할머니댁에 갔다가 아니다 싶으면 내일 당장 올라와도 된다는 말에 위안을 받아 상진이는 친할머니댁인 상주로 떠나게 된다.

 

 

 

 

 

상주에 도착하는 시간에 맞춰 마침 삼촌이 마중나와 주신다고 했다.

상주 버스 터미널에서 삼촌을 만난 상진이는 창문도 없고 지붕도 없는 골동품 자동차를 보고 놀라게 된다.

영하 15도의 엄동설한에 경운기를 타고 할머니 댁에 갈 줄은 생각도 못했다.

더 웃긴 건 삼촌이 미리 준비해 온 에스키모 털모자를 헬멧이라며 건네준 것이다. ㅎㅎㅎ~~~

그것도 상주 터미널에서 할머니집까지 가까운 거리도 아니고 한시간 삼십분이나 달려야 하는 거리를... 허걱~~~

달리 방법이 없어서 경운기를 타고 가기는 하지만, 춥기도 하고 그 길이 너무나 멀게만 느껴진다.

할머니는 상진이를 보고 나서 이젠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말씀까지 하신다.

할머니 댁에서 상진이는 정말 오랫만에 밥다운 밥을 먹어본다.

저녁을 먹고 컴퓨터가 있는 방으로 건너가려다가 상진이는 개집 밖으로 기어나온 강아지를 털신을 이용해 안으로 떠밀고 있는 할머니를 본다.

 

"이눔 시끼들이, 추운데 얼어 디질려고 환장했냐?"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게 욕을 하는 할머니를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오짐 누러 가냐?"

 

"똥 눌 때는 똥구멍이 얼어붙을지도 모르니까 반다시 불을 너라."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참 많이 웃었는데 할머니의 구수한 사투리와 친근한 말투에 빵빵 터져 버렸다.

어쩜 그렇게 현실적으로 잘 써내려갔는지 책을 보면서 혼자서 한참이나 웃었다.

표준어를 쓰는 요즘 직접 시골을 찾아가지 않으면 사투리를 접하기 어려운데 책을 통해 이렇게 재미있는 사투리를 볼 수 있어서 즐거웠다.

책을 읽다가 대화체로 된 부분에는 재미있는 부분들이 많이 보여 저자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 찾아보기도 했다.

역시 보기에도 딱 푸근하고 마음좋게 생겼다. ㅋㅋㅋ~~

 

할머니 집에서 하룻밤을 잔 상진이는 그 다음날부터 봉사 도우미로 활동하게 된다.

자고 있는 상진이를 깨우러 온 양분이는 지체아인데, 화장실에 가서 상진이에게 오줌 누는 시범까지 보여주어 상진이를 난처하게 한다.

화장실 문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문에 이마를 찧어도 아프다고 말하지 않는 순수한 아이이다.

상진이는 식당 도우미가 되어 밥을 나르고, 식당 바닥을 대걸레로 닦고, 주방아줌마들을 도와준다.

할머니가 사는 동네에는 삼십여 집 중에 한집을 빼고는 모조리 노인들만 살고 있다.

취사가 불편한 노인들을 위해 사회복지사의 제안으로 취사를 공동으로 해결하고 있었는데, 자원 봉사자들이 와서 어르신들의 식사를 챙겨준다.

자원 봉사를 하고 있던 중 느닷없이 동윤이가 그곳을 찾게 되는데...

설마라고 생각했던 일이 현실로 벌어진다.

 

 

 

 

 

식당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하면서 동윤이는 상진이에게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게 되고, 둘은 절친으로 거듭나게 된다.

양분이에게 친절하게 대해주어 양분이가 동윤이를 애인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멋진 동윤이 녀석...

윤리 선생님에 대한 대화도 나누면서 동윤이의 마음 속에 들어있는 말을 듣게 되고, 상진이는 양분이와 동윤이를 통해 조금씩 <인간 합격>이 무엇인지 정답을 찾아가기 시작한다.

입시 전쟁 속에서 아이들은 학원과 공부에만 매달리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는데 동윤이와 상진이도 예외는 아니었다.

공부가 인생의 전부는 아닌데 공부에 모든 걸 걸어야 하는 현실 앞에서 아이들은 살아가는 재미를 모른채 다람쥐 쳇바퀴 굴러가듯이 그렇게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다. 비록 며칠 안되는 시간이었지만, 상진이와 동윤이가 봉사활동을 통해 더 많은 걸 배우고 그 속에서 아름다움을 찾았으면 한다. 그리고, 인생의 참 의미가 무엇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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