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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책 고르는 엄마, 영어책 먹는 아이
눈사람 지음 / 옥당(북커스베르겐) / 2013년 3월
평점 :
품절
모든 교육의 가장 기본은 바로 책읽기이다.
책읽기의 중요성을 알고 있지만, 아이들이 학교에 들어가고, 학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책에서 조금씩 멀어지게 된다.
너도 나도 학원을 향하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서 책읽기에서 멀어지는 아이들을 보면 참 안타깝다.
학원을 다니지 않아도 책읽기를 통해서 교과목을 따라가는데에는 별로 지장이 없는데, 학원을 안보내면 내 아이만 뒤처진다는 불안감에 학원을 보내야 하는 부모의 입장에서 암담한 교육의 현실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특히 영어 교육은 다른 어떤 교육보다도 중요성이 대두대고 있는 만큼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어느 과목보다도 중요시되고 있다.
솔직히 알파벳을 통해서 영어를 익힌 부모들이 아이에게 영어를 가르친다는 것이 쉽지는 않다.
하지만, 그 대안책이 학원만이 능사는 아님을 부모들이 알았으면 한다.

아이들이 태어나서 말을 하게 되는 건 학원도 학습지도 아닌 아이들이 생활하면서 자연스럽게 배운 것이다.
부모를 통해 접하기도 하고, 동화책을 통해서 접하기도 한다.
부모가 책을 많이 읽어준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에 비해 말이 빠르기도 하고, 어휘력도 다르다는 걸 느끼게 된다.
엄밀히 따지면 이것이 바로 국어 교육인데, 아이들의 국어교육은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익히게 되는 것에 반해 영어 교육은 어렵다는 생각과 함께 집에서 부모들이 영어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언어를 익히기에는 불편한 상황임에는 틀림없다.
나는 영어를 아이들에게 공부로 접하게 해준 것이 아니라 언어적 관점을 가지고 접근시켰다.
나도 영어를 잘하기 못하기 때문에 책을 통해서 접할 수 있게 해주었고, 영어와 관련된 소리에 많이 노출시켜 주었다.
컵에 물이 넘치려면 물이 가득차야 넘치듯이 언어도 넘칠 만큼 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주어야 한다는 게 바로 내 생각이었다.

이 책에서는 영어 교육을 책읽기에 중점을 두고 있었다.
아이가 하루에 30쪽씩, 1주일에 1권씩 읽으면 1년에 50권을 읽게 되고, 비영어권인 우리나라에서 1년에 50권을 읽으면 비록 영어로 둘러싸인 환경이 아니어도 영어권 아이에 버금가는 읽기 능력을 갖출 수 있다고 한다.
한글책과 영어책은 언어만 다를 뿐이지 똑같은 이야기 책인데, 아이가 이야기로 말과 글을 깨쳤듯이 영어도 이야기로 깨치면 쉽다는 것이다. 영어로 쓰인 이야기책을 읽는 것이 영어를 배우는 가장 좋은 방법인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아이들이 영어 학원을 싫어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영어 단어를 외워야 한다는 점 때문인데, 영어 단어를 외우는 것이 잠깐 동안은 어휘력 향상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잊어버리게 된다. 철자와 뜻을 짝으로 암기한 단어는 단기간은 기억되지만 시간이 지나면 기억창고에서 모래알처럼 빠져나가 버린다.

영어는 학습되기 보다 물들게 해주어야 하는데 물이 들려면 많은 양이 꾸준히 스며 들어야 한다. 한 번 푹 적시더라도 지속되지 않으면 다시 말라 버린다. 우물은 고여있는 듯 보여도 늘 흐르는 맑은 물이다. 영어도 마찬가지인데 실력이 느는 정도의 기울기는 다르겠지만 꾸준히 입력하면 누구나 훌륭한 독자가 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초등 4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읽으면 좋은 영어 도서들의 목록과 책의 줄거리를 이야기해 주고 있다.
그동안 영어책을 접하면서 사실 난 아무 내용도 모르고, 유명하고 괜찮은 책이라고 알고 있었던 책들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곤 했었는데, 이 책에서 책의 내용을 접하니 더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

초등 4학년 이전에 볼만한 영어 도서인 Lizzie Zipmouth(리지 입은 지퍼입), Esio Trot(아북거, 아북거), Sleepovers(잠옷 파티), Gerorge's Marvelous Medicine(조지 마법의 약을 만들다)은 번역본으로 출간된 도서들이었다.
<The BFG>는 로알드 달의 최고 작품 중 하나이고, 작가 스스로 제일 아꼈던 소설이다.
일부러 파괴한 문법, 비틀어서 만들어낸 단어들 때문에 번역본으로는 제맛을 보기 어려우니 꼭 원서를 읽어보라고 하는데, 어떻게 쓰여졌는지 나도 궁금해졌다. 유명한 도서라서 제목만 알고 있던 <Holes>도 내용을 알고 보니 훨씬 더 구미가 당기는 책이었다.
초등 4학년부터 중학생들이 볼만한 책들을 학년별로 5권씩 내용을 보여주고 있는데, 내가 알고 있는 도서들이 제법 있었다.
물론 난 제목만 알뿐 내용은 전혀 모르고 있었던 책들이었다.
책 중간에 샬롯의 거미줄, 코랄린, 황금나침반, 마틸다, 해리포터, 트와일라잇 등 영화로 나와있는 책들의 목록을 보여주어 책을 보여주기 전에 영화로 먼저 접하게 해주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가져보았다.
책에서 더 많은 도서의 내용을 알려주었으면 하면 아쉬움도 살짝 들기도 했다.
이렇게 책의 내용을 알고 나니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도서를 선별해 주는 것이 더 쉽게 다가온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