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착각이 아이를 망친다 - 0세부터 대학생까지
한미애 지음 / 일상이상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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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는 아이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요.

아이가 행복하다면, 아이가 기쁘다면, 물불 안가리고 내 아이를 위해 발벗고 나서지요.

바로 부모니까요.

내가 원하는대로 아이가 따라주기만 하면 눈앞에 있는 모든 행복이 내 아이에게 갈 것 같거든요.

많은 부모들이 그런 착각 속에서 살아요.

하지만, 아이에게 가장 많이 상처를 주는 사람이 바로 부모라는거 알고 계시나요?

아이가 걱정되어서 푸념식으로 무심코 던진 말들이 아이에겐 큰 상처가 된다는 사실을요.

 

이 책을 쓴 저자는 과학 교사입니다. 그것도 아주 우수한 과학 교사예요.

학생들을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서 아이들을 이해해주고, 보듬어주고, 학교라는 울타리에서 아이들이 설 곳을 마련해 주신 분이니까요.

그 선생님이 처음부터 그런건 아니었어요.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을 키우면서 아들에게서 많은 걸 배웠다고 할 수 있지요.

학생들을 내 아이를 위한다는 생각으로 아이들을 지도하신거 같아요.

이 책을 읽으면서 대한민국에 아직도 이런 선생님이 계시구나...라는 생각을 가져보았답니다.

 

그 선생님에게는 아들이 하나 있는데 대학을 졸업에 앞두고 취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가정이 매일 부모를 보는 것과는 다르게 선생님의 아들은 어렸을 때부터 아빠와 떨어져서 살아야 했어요.

엄마가 여기 저기 발령을 받아서 이사를 자주 다녀야했거든요.

엄마와 떨어지거나, 아빠와 떨어져서 살아야 한다는게 어린 아이에게는 쉽지 않아요.

한참 사랑이 그리울 때니까요.

부득이하게 엄마와 살게 되었지만, 정들만 하면 떠나야 하는 생활에 아이도 적응을 해갔답니다.

엄마가 집에 올때까지 혼자 있는 집에서 아이는 책과 그림을 벗삼아 친구처럼 지내게 되었어요.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아서인지 낯을 가리고 친구들과 친하게 지내지는 않았지만, 아이는 엄마를 힘들게 하지 않았어요.

어렸지만, 엄마도 힘들고, 엄마를 배려해야 한다는 걸 알았거든요.

 

아이가 중학교에 입학하고 나서부터 엄마는 아이에게 공부를 가르치기 시작했어요.

매일 저녁에 아이와 함께 국어, 영어, 수학, 과학을 공부시켰어요.

아이는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내색하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만화를 그리면서 풀었어요.

엄마가 아무리 공부를 가르쳐도 아이의 성적은 오르지 않았고, 아이는 매일 그림만 그렸어요.

화가 난 엄마는 아이가 그린 그림을 찾아 아이 앞에서 몽땅 찢어버렸어요.

아이는 자신의 소중한 그림이 찢겨졌지만, 눈물만 흘릴뿐 내색하지 않았어요.

아이는 엄마에게 춘천농공고에 선생님으로 있으면 친구들에게 얘기하기가 창피하다면서 강원과학고로 갔으면 좋겠다고 했지요.

엄마는 아이를 위해 그쪽으로 갔어요.

사실 아이는 엄마가 바빠야 자신의 시간을 만들 수 있어서 그런 핑계를 댔었던거지요.

아이는 퇴근이 늦은 엄마를 피해 미술학원을 등록해서 다니기도 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더욱 파묻혔어요.

아이는 자신이 하고 싶은 그림을 그리기 취해 예술고에 들어가게 되고, 일본에 있는 애니메이션과에 들어갔어요.

취미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지만, 정식으로 미술을 배워본 적이 없기에 더 열심히 해야 했지요.

 

대학교 3학년을 마치고 군대에 갔다가 아이는 어깨에 부상을 입게 되지요.

국군병원에서 늘어난 인대에는 손도 못대고 간단하게 염증부분만 봉합했어요.

수술 후 어깨를 움직일 수 없게 되자, 밖에 나와서 수술을 하게 되고 어깨를 움직일 수 있었어요.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었어요.

언제부턴가 오른손이 수전증 환자처럼 떨리기 시작한거예요.

병원에 가니 겨드랑이 신경이 손상되어 회복 불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았어요.

시기적으로 너무 늦어 치료가 불가능하다는거지요.

아들은 지금 졸업을 앞두고 있지만, 열아홉번이나 면접에서 떨어졌답니다.

그래도 자신이 살아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엄마에게 위로를 해주고 있답니다. ㅠ.ㅠ~~

 

이 책을 보면서 그 선생님은 아이를 키우면서 정말 많이 울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렸을때부터 아이에게 상처만 주고 키웠는데...

이제서야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는데 가장 중요한 오른손을 사용할 수가 없으니까요.

정말 마음이 짠했습니다.

 

이 책에서는 대부분 아들의 이야기를 담아주고 있지만, 중고등학교 편에서는 자신이 근무했던 아이들의 학교 생활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요.

하위 5% 아이들이 가는 학교인 춘천농공고의 과학선생님으로 지내면서 출석률이 낮은 아이들을 학교로 돌아오게 하기 위해 아이스크림을 사주기도 하고, 술 마시고 학교에 온 아이를 몰래 양호실에서 재워주기도 하지요. 일부러 많은 대회를 열어 아이들에게 상을 주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 주기도 하고, 야영장으로 캠프를 갔을 때 조교관들에게 담배를 뺏기는 것보다 선생님한테 맡기는 편이 낫다면서 70갑이 넘는 담배를 자신의 숙소에 보관해 주시기도 하구요.

이 책에는 8년 동안 근무한 과학고 얘기보다 제게는 2년 6개월 근무한 춘천농공고의 이야기가 더 기억에 남더군요.

칭찬 한번 제대로 받아보지 못한 아이들에게 선생님은 필기를 잘한 노트에 A+표시를 해주고, 칭찬해 주고, 상을 주고... 그러다 보니 교무실에는 쉬는 시간마다 이것저것 자랑하러 오는 아이들로 북새통을 이뤘는데... 아이들에게 필요한게 뭔지 깨닫는 부분이었어요.

그리고, 아이들은 자신에게 잘해준 선생님에겐 대들지 않는다는 사실도요.

 

참 많은걸 배우게 된 책이었답니다. 

아이들을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서는 꿈을 갖게 해주고, 자신이 원하는 걸 해주는게 빠른 길이라는 것도요.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공부만을 강요하고 있지만, 문제집 한장 더 풀리는 것보다 내 아이를 자유롭게 해주는 것이 더 크다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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