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낼모레 서른, 드라마는 없다 - 방황하는 청춘을 위한 찌질하지만 효과적인 솔루션
이혜린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3년 1월
평점 :
젊은이들은 서른이 되려면 한참이나 멀었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대학생들은 서른은 까마득한 시간이라고 생각하며, 자신은 영원한 20대일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서른이라는 나이는 순식간에 다가오고, 서른이 되기 시작하면 시간은 총알을 달고 있는 듯 금방 지나가 버린다.
남자는 남자대로 직장 생활을 하느라 바쁘고, 여자는 결혼해서 아이까지 키우다 보면 언제 나이를 그만큼이나 먹었는지 실감이 나지 않는다.
서른을 훨씬 더 넘겨 이 책을 읽어 보았지만, 참 많은 부분을 공감할 수 있었다.
이 책은 직장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초보 직장인들에게 적극 추천해 주고 싶다.
그만큼 현실적으로 직장생활을 적나라하게 잘 보여주고 있는 책이다.
직장 생활에 대한 로망을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 직장 생활은 그들이 생각하는 것이 아닌 차라리 대학생 때가 훨씬 더 낫다는 걸 현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3파트 중에 반 정도가 직장 이야기인데, 나 역시도 직장생활할 때를 생각하게 되었고, 직장인이라면 많은 부분을 공감하게 된다.
아름다운 로맨스를 기다리는 사람들과 독립하여 화려한 싱글을 살고 싶은 이들에게도 삶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일상 생활 속에서 겪게 되는 일들과 톡톡 튀는 유머가 책을 읽으면서 책 속에 빠져들게 하는데, 직설적으로 표현한 글 속에서 '에세이를 이렇게 재미있게 쓸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 책이었다.
유쾌하고 통쾌한 글을 보면서 2월에 예정되어 있는 저자와의 만남에 나도 참여해 보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았지만, 지방이라는 이유와 저녁 시간이라는 점이 아쉽게도 내 발목을 붙잡았다.

대학을 졸업하고 쉬고 있는 청춘남녀들은 쉬고 있는 자신들의 무능함을 탓하며 취직을 하면 대단히 좋을거라는 착각을 하고 산다.
(취업은 그들의 소망이기도 하고, 직장인들이 부러운건 사실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뽀대나고, 뻔지르르하고, 정장까지 차려입고 출근하는 사람들을 보면 츄리닝을 입고 집에 콕 박혀있는 자신이 한없이 초라해 보인다.
하지만, 직장생활을 해 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직장생활이 생각보다 녹록치 않다는 사실을 말이다.
자신보다 어린 상사의 비유에 맞춰야 하고, 아무 이유없이 과장님의 괜한 히스테리도 받아줘야 한다.
보잘 것 없는 잡무만 처리하는 자신을 보며 그 일을 하려고 대학을 나왔는지 의문이 들기도 하고, 퇴근 시간만 되면 눈치를 봐야 하는 것도 여간 곤혹스러운 일이 아니다. 힘든 직장 생활에 수도 없이 사직서를 써보기도 하지만, 월세를 비롯하여 한달에 나가는 부대비용을 생각하면 과감히 때려치지도 못한다.

20대 동안 외모에 일 잘하고, 완벽한 애교 스킬에 화려한 경험까지 있어 롤 모델로 삼고 있는 직장 선배들이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멋진 남자 대신 배가 불뚝 튀어나오고 별볼일 없는 남자를 사이에 두고 사무실 분위기를 냉랭하게 만들 때 여자는 30대가 되면 주변에 괜찮은 남자는 다 죽는다걸 알게 된다. 사실 우리가 꿈꾸는 그런 남자를 만날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좋은 남자를 만날 기회는 줄어들게 되고, 남자는 잘생긴 순이 아니라 착한 순으로 '품절남'이 된다는 것도 알게 된다.
남자 친구에게 맨날 회사 얘기만 하다 보니 짜증을 내기도 하고, 그러다 보면 데이트가 무슨 회사욕 하는 시간이 되어 버리게 되고, 매일 듣는 지겨운 소리에 남자는 이별을 통보하기도 한다.

엄마의 잔소리가 싫어 독립하고 싶어 방을 알아보려고 부동산에 찾았다가 턱없이 높은 월세에 엄마의 잔소리쯤은 아무 것도 아닌 일이 되어 버린다. 독립이 좋아 혼자서 살게 되면 대단히 행복할 것 같다는 착각에 빠지기도 하지만, 힘든 직장생활과 스스로 해야 하는 집안일들을 보면서 엄마의 소중함을 느끼기도 한다. 밥 해먹기가 귀찮아서 인스턴트 식품으로 배를 채우고, 피자와 치킨을 배달시켜 먹기도 한다. 남은 음식물 처리를 위해 변기를 이용하기도 하지만, 뭐든지 받아들이던 변기는 버렸던 것들을 조금씩 밖으로 내놓기 시작하고, 니트를 세탁기에 넣고 돌렸다가 초등학생이 입을만큼 작아진 니트를 보고 깜짝 놀라기도 한다.
아무도 없는 집에 혼자 들어가는게 싫어서 애완용 강아지를 키우기도 하는데, 외롭다는 생각을 덜어줄 뿐 생각보다 힘들고 비용이 많이 들어 이도 쉽지만은 않다는 것도 알게 된다.

젊은 청춘남녀가 처음 직장생활을 하면서 그리고 홀로 살면서 겪어야 할 일들을 어쩜 이렇게 소상하게 담아냈는지 모르겟다.
아무래도 저자의 경험담이 아닐까 싶다. ㅎㅎㅎ~~
서른을 앞둔 젊은이에게 이책은 현실에 적응하는 방법을 보여주는 책이다.
이 책을 보면서 다른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 보는 것도 재미있고, 이 책과 함께 호탕하게 웃으면서 스트레스를 한방에 확~~ 날려 버렸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