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이한 책장수 조신선 징검다리 역사책 2
정창권 지음, 김도연 그림 / 사계절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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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책을 사려면 인터넷 서점이나 서점을 이용하지만, 조선시대에는 책장수를 통해 책을 살 수 있었다.

자신이 사고 싶은 책을 얘기하면 책장수는 그 책을 구해서 가져다 주었다.

조선시대 유명한 책장수가 있었는데 그는 조생이라고 불린다.

그는 이름이 무엇인지, 어디에 사는지, 가족이 있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독특한 외모를 가지고 있었는데, 장대만한 체구에 뺨은 늘 불그스름했고, 푸른 눈동자는 번쩍번쩍 빛이 났다.

사람들은 그가 130~140살까지 살았다고 하는데, 나이를 물어보면 늘 서른다섯이라고 했고, 얼굴은 늙지 않은 상태로 마흔살 정도 되어 보여 사람들은 그를 조신선이라고 부르기도 했다고 한다.

그는 밥을 먹지 않았고, 책을 판 돈으로 늘 술을 사서 먹었다.

사람이 술만 마시고서 살 수 없겠지만 아무튼 그는 밥을 먹지 않았다고 하니 신기하기만 하다.

조생의 또다른 독특한 점은 다른 사람은 책을 지게나 보따리에 가지고 다니는데, 그는 옷 안에 책을 전부 가지고 다녔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그가 거구이기는 하지만, 옷 안에 100여권이나 되는 책을 넣어가지고 다닐 수 있다는 것도 재주 중에 재주였던 것 같다.

 

 

 

 

 

그는 책을 많이 팔기 위해서 늘 달려다니곤 했었는데 그날도 달려가다가 광통교 부근에서 한 소년과 부딪치게 된다.

조생은 단골인 부유한 평민의 집에 책을 팔러 갔다가 거기에서 낮에 부딪쳤던 아이인 추재를 만나게 된다.

총명하고 글재주가 있어 장차 유명한 문필가가 될 추재는 날마다 한양 거리를 돌아다니며 사람 사는 모습을 낱낱이 기록하고 있었다.

조생과 추재와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되고, 조생은 추재를 자주 데리고 다니며 자신의 일과 책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조생은 일반 사람들에게 책을 구해 팔기도 했지만, 대개는 서점이나 교서관에서 책을 사다가 팔았다.

손님이 부탁한 「주자대전」을 찾으러 갔다가 추재와 함께 국립 출판사인 교서관을 찾기도 한다.

 

 

 

 

냇가에서 실록을 만들 때 자료로 쓴 사초를 없애는 것을 보기도 하고, 「완월회맹연」을 구하러 세책가에 갔다가 책을 빌려보는 사람들을 보기도 한다. 세책가는 지금 말로하면 도서관인데, 그때 당시에도 이렇게 책을 빌려줄 수 있다는 곳이 있다는 것이 놀랍기만 했다.

흔히 책은 양반들이 읽는 것이고, 여자들이 책을 읽는다는 건 상상하기도 어려웠으니 말이다.

여자들은 한글 소설을 좋아해서 책을 빌리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렸는데, 책을 돌려받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비녀나 반지, 팔찌 따위를 맡아 두기도 했다. 예나 지금이나 읽기 싶고 재미있는 소설은 인기가 좋았던 것 같다.

 

 

 

 

조선시대에는 책장수들이 제법 있었는데 책장수 배경도는 남들이 취급하는 책이 아닌 중국책을 많이 취급했다.

「명기집략」이라든가 「강감회찬」「봉주강감」같은 책들을 팔았는데, 그 책은 조선 왕실의 계보를 심하게 왜곡시켜 나라에서 금서로 지정된 책이었다. 조생은 배경도에게 위험한 책들을 팔지 말라고 경고를 해주었으나 그는 조생의 말을 듣지 않았다.

탕평책에 불만을 품은 양반들은 조선 왕실의 역사를 왜곡한 주린의 책들을 보며 대리만족을 느끼고 있었는데, 불길함을 조생은 한양을 떠나서 살게 된다. 조생의 예언이 적중하고 한양의 책장수들은 모두 죽거나 흑산도의 노비가 된다.

 

 

 

 

이책은 조선시대의 문필가인 조수삼(추재)의 이야기 「육서 조생전」이라는 작품을 바탕으로 쓰여졌다.

예전에는 못배우던 시절이었지만, 교과서나 아이들이 공부할 책들을 주로 산걸로 보아 그 때 당시에도 교육열은 높았던 것 같다.

책장수 탄압 사건이 지난 몇년 후 조생은 다시 나타나서 책을 팔기 시작했는데, 그가 다시 나타났을 때에는 추재는 벌써 어엿한 청년이 되어 있었다. 책에 나오기를 조생은 추재의 할아버지와 같은 시대부터 살았다고 한다.

어느덧 추재가 중년이 넘어 다시 조생을 마났을 때도 그는 추재가 처음 만났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오래 사는 것은 약을 먹는다고 되는 일이 아니라네. 모름지기 욕심 내지 않고 마음의 덕을 쌓는 것이 중요하지."

 

"주어진 삶에 만족하며 하루하루 즐겁게 살라는 뜻이지. 부디 자네가 세상 사람들에게 이것을 깨우쳐 주어서, 나에게 더 이상 장수 비결을 묻지 않도록 해 주게나."  <본문 p.113 일부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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