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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블로와 두 할아버지 ㅣ 동화는 내 친구 70
해리 벤 지음, 이유림 옮김, 멜 실버먼 그림 / 논장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학교를 다니지 않는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있나요?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학교를 다니지 않는다는 건 상상할 수도 없지만, 실제로 아프리카에 살고 있는 가난한 나라의 아이들은 학교를 다니고 싶어도 다닐수가 없어요.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린데 어떻게 학교를 다니겠어요?
책에 나오는 주인공 소년 파블로도 학교를 다닐수가 없답니다.
가난하기도 하지만, 파블로는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산골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예요.
시골에서 옥수수 농사를 짓고 살고 있는 파블로네 엄마한테 어느 날 편지가 오게 되지요.
집에서 글을 읽을 줄 모르는 파블로네 식구들은 아무도 편지를 읽지 못하고, 만삭인 엄마는 파블로의 아빠 대신 파블로를 읍내로 보내게 된답니다.

편지를 가져온 실반 할아버지는 편지에 대단한 내용이 써있을거란 생각에 기대에 차 있고, 타고 온 당나귀 앙헬리토를 파블로에게 기꺼이 주게 되지요. 하지만, 그 당나귀는 다른 사람한테 빌려 온 당나귀였어요.
파블로는 난처한 실반 할아버지를 돕기 위해 당나귀는 물론 당나귀에 싣고 온 옥수수 한자루까지도 내어주어야 했지요.
모두가 학교를 간 시간이라 텅빈 읍내에서 혼자 앉아 있던 파블로는 자신이 일을 해 학교를 다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마침 길에서 무거운 짐을 들고 있던 이리스 아줌마를 만나게 되고, 아줌마네 집까지 짐을 들어다 주게 된답니다.
이리스 아줌마가 주신 편지를 들고 돈 프란시스코 할아버지를 찾아가지만, 할아버지는 파블로를 도와줄 수 없다고 하게 된답니다.
다시 길에서 만난 실반 할아버지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은 돈 프란시스코 할아버지가 바로 파블로의 친척이라는 사실이지요.
파블로는 일을 해서 학교에 다닌다는 생각을 잠시 접어둔 채 시골에 들어가서 아빠를 돕다가 내년 봄에 다시 읍내로 나오겠다는 생각에 다시 산골로 돌아가려 합니다. 가다가 밤이 되어 잠을 자게 되고, 다음 날 아침이 되자 생각이 바뀐 파블로는 다시 읍내로 내려오게 된답니다.
읍내에 왔다가 파블로는 자신을 찾고 있는 돈 프란시스코 할아버지를 만나게 되고, 앙헬레토를 선물로 받게 되지요.

파블로는 자신의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게으른 실반 할아버지가 싫기도 하지만, 그 마음 밑에 깔린 선의와 순박함을 사랑하지요.
늘 정원에 앉아 뭔가를 끄적거리고 있는 돈 프란시스코 할아버지를 통해 유일하게 아이들과 소통하는 외로움을 알아채고는 친구가 되고자 한답니다. 힘든 상황과 맞닥뜨릴 때마다 파블로는 지혜롭게 올바른 선택을 하게 된답니다.

늘 거짓말만 일삼고 게으른 실반 할아버지가 자신이 한 약속을 스스로가 지키는 모습은 대단한 반전이었답니다.
이리스 아줌마한테 한달 동안 선불로 받은 돈을 전부 다 써버리고 다시 빈털터리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과는 다르게 한달치 일할 몫을 여섯사람을 데리고 와 닷새동안 일할 생각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실반 할아버지를 다르게 보이기도 했답니다. 약속한 앙헬리토를 파블로에서 선물해주고, 파블로의 가족을 위해 신발과 리본까지 챙기는 실반 할아버지를 보니 나쁜 사람은 아니었네요. 파블로는 내년 봄에 다시 읍내로 나오겠지만 마음 가득 풍요로움을 담아 집으로 돌아갔어요. 아름다운 풍경과 파블로를 사랑해주는 주변 사람들 덕분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동화였어요.
동화를 통해서 파블로의 순수한 마음과 지혜를 엿볼 수 있었답니다.